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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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건설업계, 무리한 재건축 수주 '부작용' /중앙일보

건설업체들의 ‘침 발라놓기식 수주’가 재건축 허용연한 차등적용에 직격탄을 맞게 됐다. 시공권을 따놓은 재건축사업이 장기간 표류할 형편인 가운데 업체들이 수주할 때 제시한 용적률도 확보할 가능성이 작아 조합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재건축 연한 강화조치로 서울에 있는 아파트 중 85%가 지은지 30년 이상 지나야 재건축을 할 수 있다.

저밀도지구나 일부 저층아파트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재건축이 예정보다 미뤄지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과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강화를 피해 올 상반기 대규모의 재건축사업 수주가 이뤄졌다.

특히 지난달에는 건설업체들이 총력 수주전을 펼쳐 대형 건설업체들이 한달간 서울과 수도권에서 수주한 재건축 단지만 30여곳에 이른다.

하지만 이는 서울시의 재건축 규제강화와 주거지역종별 세분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일부 단지는 사업추진이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우선 서울시의 재건축 연한 차등적용은 일부 단지의 시공사 선정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달말 대림산업이 시공권을 따낸 서울 강남구 도곡동 럭키아파트는 1986년 완공했다. 차등적용 방침에 따르면 2020년에야 안전진단 신청이 가능해 실제 재건축하려면 20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

강남구 도곡동 개포한신은 85년 지어져 2017년 이후에나 안전진단을 신청할 수 있으며 포스코건설과 두산건설이 딴 고덕주공 6,7단지 등은 2014년에야 재건축이 가능하게 됐다.

시공사 선정 후 매매가가 수천만원씩 오른 아파트도 있어 가격거품부터 먼저 생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제시한 용적률 조건은 조합원과 마찰의 불씨마저 안고 있다. 서울에서 재건축 시공사로 선정된 건설업체들은 수주 조건으로 재건축후 지어지는 아파트의 용적률을 대부분 2백50%로 제시하고 있으며 심지어 2백70%까지 내세운 곳도 있다.

하지만 서울시가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주거지역 종별 세분화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과연 2백50%의 용적률이 허용되는 재건축아파트가 얼마나 될지는 미지수다.

서울시 도시계획과 김명용 팀장은 “지구단위계획 수립시 조정될 수 있으나 종세분화의 근본 목적은 친환경적인 도시 개발을 위해 개발밀도를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상당수 재건축 추진아파트의 용적률 하향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시행으로 인해 건설업체들이 지금껏 확보한 시공권이 아무런 법적 효력을 인정받지 못하면서 재건축조합원들의 시공사 교체가 얼마든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용적률이 떨어져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거나 사업추진이 늦어지는 단지의 조합원들이 반기를 들 경우 건설업체로서는 아무런 방어수단이 없는 셈이다.

건설업체의 한 재건축팀장은 “건설업체들은 현재 비상이 걸려있는 상황”이라며 “조합설립 인가를 받지 못한 단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시공권 보장 동의서를 받고 있지만 실질적인 해결책이 못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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