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1-12-17
첨부파일 조회수 15
제 목
시장살리기/박성희/한국경제신문

[천자칼럼] / 게재일:2001-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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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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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문열에 따르면 저자거리는 "엉머구리 끓듯 하는" 곳이다.

그러나 정신을 못차릴 만큼 소란스럽고 시끌벅적한 시장은 곧 치열한 생존경쟁의 현장이다.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골라 골라"를 외치고 한푼이라도 더 깎으려 애쓰는 사람들로 범벅이 된 시장의 모습은 겉만 번듯한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살아봐야겠다"는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러나 요즘 시장은 이같은 활기와 거리가 멀다.

지방은 물론 서울의 재래시장만 해도 3백90여곳에 이르지만 현저 대조 사당 봉천 시장 등 주거지 시장은 물론 남대문 시장과 광장 중부 경동 시장등 특화 시장까지 예전의 생기 넘치던 모습을 잃고 있다.

결국 정부가 내년 4월부터 주거지역 시장의 재개발 재건축 용적률 상한선을 현행 2백50%에서 4백~7백%로 늘리고,주상복합건물 건축및 용도 변경에 필요한 도시계획 결정기간을 2년에서 6개월로 줄여주는 등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을 내놨다.

용적율 7백%가 되면 현재 3층까지밖에 못짓는 건물을 9층까지 올릴 수 있게 된다.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에 틀림없다.

서울시의 안전점검 결과 재래시장의 상당수가 붕괴 화재 폭발 가능성이 있다고도 한다.

그러나 건물만 새로 짓는다고 재래시장이 되살아나는 건 아니다.

시장은 시장다워야 한다.

시장을 찾는 사람들은 내 외국인을 막론하고 백화점이나 양판점과는 다른,시장만의 독특한 정취를 원한다.

그러자면 시장 특유의 분위기를 살려 지역별로 명소화하고 경쟁력 있는 고유상품을 브랜드화하는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

또한가지 필수 요소는 친절과 깨끗함이다.

지금처럼 계단 곳곳에 놓인 쓰레기더미와 지저분한 음식그릇,행여 물건을 고르다 안사고 그냥 돌아서면 등 뒤에 따가운 눈총을 쏘아대는 물론 심지어 욕지거리를 내뱉는 불친절,아무리 바빠도 오전 중엔 물건을 교환하러 가기 어려운 풍토가 개선되지 않는 한 시장은 살아나기 어렵다.

시장은 우리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조직이다.

따라서 바꾸기보다는 있는 그대로 살려야 할 도시문화의 일부다.

겉만 화려하게 포장하는 것은 또다른 "포촘킨의 도시"(러시아 예카테리나 대제의 지방순시중 포촘킨공작이 환상적인 그림으로 눈가림을 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가짜도시를 뜻한다)를 만드는 것에 다름 아니다.

재개발 재건축을 쉽게 해줄 경우 마구잡이 개발때문에 교통난이 가중되는 건 물론 주상복합건물로 바뀌어도 기존의 영세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때문에 입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주목할 만하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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