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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혁경 등록일시 200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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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Metro] 지상엔 실개천…車는 지하로/조선일보

서울 도심에 실개천이 흐르고 대형 광장이 들어서는 새로운 개념의 아파트 단지가 등장한다. 이 단지의 주차장은 모두 지하로 돌려 지상은 생태연못과 숲이 어우러진 생태공원으로 꾸며진다.

강남구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도곡1차 재건축 아파트 단지(3002가구)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15일 밝혔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2006년 2월 완공 예정인 도곡 1차 단지에는 폭 1m, 길이 300m 실개천을 조성해 아파트 단지 한복판에 맑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

실개천 바닥에는 자갈을 깔아 평소에는 건천(乾川)으로 유지하다가 비가 올 때 단지 내에서 모인 빗물을 흘려 보내게 된다. 주변에는 분수를 뿜어내는 자연형 친수연못, 스크린 분수, 수로(水路), 한쪽 벽면을 물 스크린으로 만든 복도형 보행로(30m) 등도 설치된다.

기존의 주차장이 있던 공간은 주민 생활공간으로 탈바꿈한다. 4433대 규모의 주차장은 모두 지하에 설치하는 대신, 지상은 승용차 통행이 금지된 보행 전용공간이 된다. 여기에는 하늘광장(지름 80m)과 두레광장(지름 50m) 등 대형 광장이 들어서며, 두 광장 사이는 주민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조각정원으로 꾸며진다.

설계를 맡은 엄이건축측은 “기존의 다닥다닥 붙은 성냥곽같이 무미건조하게 배열되었던 5층 아파트 단지(48개 동)가 16~25층의 다양한 모양을 갖춘 고층 단지(34개 동)로 탈바꿈하게 된다”며 “아파트 동(棟) 간 거리가 기존의 10~15m에서 45~60m로 확대돼 대형 광장과 개천이 들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파트 모양도 일(一)자형 대신 고층 타워형이나 ‘ㅅ’자 형태를 골고루 배치, 단지 주변의 언주로와 도곡동길에서도 매봉산을 바라볼 수 있는 조망권을 확보했다. 아파트 둘 중 하나는 1~2층 공간(높이 6m)에 주택을 짓지 않고 기둥만 설치하는 필로티 공법을 도입해 개방감을 주도록 했다.
단지 내 보행로에는 철쭉·은행나무·감나무·살구나무·단풍나무·장미길 등 주제별 가로공원이 조성되며, 아파트 옥상도 정원으로 꾸며진다.

강남구 관계자는 “단지 인근 매봉산의 녹지대를 도곡 지역 아파트 단지에 연결시키는 ‘그린 네트워크’를 통해 그동안 단절됐던 매봉산과 선정릉을 녹지축으로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지에 조성키로 한 실개천은 여름천 우기(雨期) 등에는 많은 물을 흘려 보낼 수 있지만,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자갈길로만 사용돼, 실제로 하천변에 사는 동식물들이 서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구 관계자는 “아파트에서 한 번 사용한 물을 정화해 다시 개천에 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남구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는 개포, 압구정, 청담·도곡지구, 은마아파트 등 78개 단지의 3만8500여가구. 구는 이들 단지에도 강북 뉴타운 개발에 적용되는 지하 주차장, 지상 자연생태공원, 쓰레기 자동배출, 중수도시설 등을 도입해 친환경적인 공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재건축 아파트 단지뿐 아니라 32개 근린공원과, 폭 10m 이상 도로변에도 꽃과 나무를 심고, 실개천을 만들어 도심의 녹지축을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도로변 녹지조성의 첫 사업으로, 오는 11월까지 남부순환로 우성아파트 앞 도곡역~대치역 간 길이 350m 도로변에 녹지를 조성하고, 이 중 210m 구간에 실개천을 흘리기로 했다. 아파트 단지 옆을 지나는 실개천 변에는 소나무와 맥문동 등을 심어 작은 동물이 이동·서식할수 있는 공간이 조성된다.

구 관계자는 “인근 지하철역에서 나오는 지하수와 대치공원 인근의 지하수를 이용해 맑은 물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가로변을 걷거나 벤치에 앉아 풀숲 옆으로 흐르는 개천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문용(權文勇) 강남구청장은 “재건축 단지와 주요 도로를 녹색 공간으로 조성해 회색 도심에 섬처럼 떨어져 있는 공원과 녹지를 ‘녹색띠’처럼 연결시키겠다”며, “이 녹색띠는 대모산과 양재천, 매봉산, 선정릉, 청담공원 등 주요 녹지대를 연결해 한강까지 동식물이 서식·이동할 수 있는 생태녹지축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홍렬 기자 hrchoi@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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