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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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강남북 균형개발 유도 서울 `뉴타운` 지정 1년/문화일보

서울시가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해 강북지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하는 ‘뉴타운’사업. 이명박 서울 시장의 야심작이기도 한 뉴타운의 첫 사업지로 성북구 길음, 은평구 은평, 성동구 왕십리 등 3곳을 지정한지 오는 23일로 1년이 된다.

그러나 길음지역을 제외한 은평과 왕십리는 주민반발,사업방식 변경 등으로 구역지정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지지부진해 목표연도인 2008년까지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여기에 왕십리 뉴타운의 경우 공영개발방식으로 추진하려던 1지구가 민간주도의 재개발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뉴타운’ 사업취지가 퇴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왜 늦어지나〓뉴타운 사업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개발이익에 대한 분배를 요구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이다. 가장 반발이 심한 곳은 은평구 진관내·외동, 구파발동 일대 109만평에 만들어질 은평뉴타운 지역. 이 지역 주민들은 지역과 업종별로 5개의 조직을 만들어 서울시와의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8일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부근에는‘그린벨트 33년 햇빛드니 빈손이네’, ‘30년 화훼단지 뉴타운에 꽃이 진다’, ‘허울 좋은 공영개발 서울시장 각성하라’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나붙어 있었다. 오는 2006년까지 우선 개발되는 은평 뉴타운 1지구 진관내동 주민들은 지난 5월말부터 20여차례 시위를 벌이며 ▲현실성있는 보상안 마련 ▲개발계획 수립때 주민의견 반영 ▲군사시설 완전이전 등을 요구하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난달 6일에는 대책위 간부 11명이 삭발투쟁을 하기도 했다.

최경준(44)1지구 주민대책위위원장은 “주민들이 가장 불만스러워 하는 점은 서울시가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듣고 있지 않다는 것”이라며 “뉴타운 지정 발표한 지 1년이 됐는데도 아직껏 대화창구조차 마련돼 있지 않다”고 말했다.

주민요구의 핵심은 물론 보상문제. 이곳은 여타지역과 달리 지난 30여년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현재 공시지가가 평당 150만~200만원대로 턱없이 낮기 때문에 보상을 받아도 뉴타운에 지어지는 아파트에 다시 입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민 이창수(49·진관외동)씨는 “지역 대부분이 북한산 자락을 끼고 있어 주거환경이 좋은 곳인데 시가 균형개발을 구실로 생활터전을 빼앗으려 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재정착을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왕십리 뉴타운도 수용을 통한 공영개발로 추진키로 했던 1지구 개발계획이 주민들에 의한 자체 재개발로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사업추진이 본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개발이익을 주민들에게 돌려달라는 끈덕진 요구에 서울시가 결국 손을 든 것이다.

개발방식 변경으로 주민 스스로가 재개발 구역지정을 받고 조합을 설립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사업기간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민동의→재개발구역 입안→구역지정→조합설립→사업계획 승인 등의 절차를 거치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길음 뉴타운은 2곳의 뉴타운과는 달리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다. 1000여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뉴타운의 기반 시설 건설에 대한 협의도 활발하다. 성북구 문승국 부구청장은 “공공 기반시설로 수용되는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책은 없나〓시는 은평과 왕십리 뉴타운에서 나타난 문제점이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시행 착오일뿐 사업추진에 결정적 문제는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진희선 뉴타운 사업반장은 “2곳의 뉴타운에서 나타난 문제점은 도시개발 방식이라는 새로운 개발 방식을 적용하면서 빚어진 시행착오”라며 “계획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으나 사업 추진에 큰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은평 뉴타운 사업구역에서 제외해줄 것을 요구하는 한양주택과 기자촌의 경우 개발계획 수립을 2~3년 유예하면서 여론추이를 지켜보되 주민들이 끝내 반대할 경우 뉴타운지정구역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을 방침이다.

서울시는 그러나 이들 주민들도 결국은 개발에 동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구별 순차개발방식인 만큼 한양주택과 기자촌이 개발되려면 2∼3년의 시간이 있기때문에 1지구의 개발윤곽이 드러난 뒤에 개발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며 “주민들이 환경친화적으로 개발되는 1지구를 보고 자연스럽게 개발욕구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왕십리 뉴타운 1구역의 개발방식이 도시개발 방식에서 주민들이 주체가 되는 재개발 방식으로 바뀜에 따라 지원방안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민간에 의한 난개발을 방지하고 계획개발을 하겠다는 시의 ‘뉴타운’사업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들이 시의 뉴타운 개발구상을 그대로 이행하겠다고 약속하고 있어 공공성을 살리는 개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개발이익 확보를 위해 주거비율이 늘어나고 공공시설이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시도 이런 지적을 의식, 시가 제안한 적정용적률과 도시기반 시설 확보 등에 대해 반대할 경우 이곳에 대한 지원을 취소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신선종기자 hanuli@munhw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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