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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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사설] ‘주택 10만’에 대한 의문 /조선일보

서울 강남지역 아파트값 폭등세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긴급히 내놓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전형적인 ‘뒷북 행정 ’일 뿐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정부가 경기진작을 위한 건설 ·부동산 경기부양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 강력한 정책수단을 동원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들어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이상급등세를 나타내고 있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지난해 11월의 ‘수능 쇼크 ’이후 유명학원이 몰려있는 강남 ‘8학군 ’지역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높아진 것을 들 수 있다. 분당과 일산지역의 고교평준화 실시도 강남의 ‘교육 프리미엄 ’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대책에는 이 같은 ‘교육요인 ’에 대한 언급과 대책이 전혀 없어 무엇 때문에 대책을 내놓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에 10만가구 주택을 건설해 주택공급을 크게 늘린다고 하지만, 이는 중장기적으로 서민층 주거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뿐 주택시장 과열의 진원지인 강남지역 집값에 대한 대책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진념 부총리가 운을 뗐던 ‘지방 고교평준화 정책 재검토 ’가 더 실효성있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변죽만 울릴 것이 아니라 공고육 붕괴현상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교육현안에 대한 근본대책이 절실한 시점이다.

분양권 전매에 대한 세무조사 강화와 투기과열지역 지정 등의 대책은 정부가 과거에도 단골메뉴로 내놓은 엄포성 정책으로 역시 그 효과가 의문시된다. 정부가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느냐도 문제지만 기본적으로 저금리로 인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부동자금의 부동산시장 유입과 강남지역의 재건축 기대감에 따른 수요를 억제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택정책은 최소한 3~4년을 내다보는 중장기정책이 돼야 한다. 그동안 정부가 주택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경험했듯이 문제가 표면화된 뒤 응급처방식으로 내놓는 대책은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뿐 아니라 부작용만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계층별 수요에 맞는 중장기 주택공급 정책을 세워 이를 꾸준히 추진함으로써 장기적인 주택가격 안정을 꾀하는 한편,단기적으로는 최소한 이른바 ‘떴다방 ’이라도 확실하게 단속해 투기적 가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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