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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혁경 등록일시 2002-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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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충정로에서>`뛰는 집값` 사회충돌 부른다 /문화일보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이 쏟아지면서 한없이 치솟던 집 값 오름세가 최근 한풀 꺾였다.

지난해 연말이후 집값이 계속 급등하자 허둥지둥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으면서 안절부절못했던 주택정책 당국자들도 이제 한 숨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과연 현재 주택시장은 안정을 찾은 것일까.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불과 몇달새 한채당 1억∼2억원씩 오른 아파트가격이 500만∼1000만원 정도 내렸다고 해서 값이 안정됐다고 볼 수는 없다. 아직도 수많은 무주택 서민들은 ‘언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청약경쟁이 치열해 신규 아파트 분양을 받기도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워졌지만 분양가도 크게 올라 내 집마련을 아예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쯤 돼도 주택정책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는 집값 상승의 주범격인 분양가 인상 억제에 대해 여전히 소극적이다. 오히려 서울시가 분양가 인상 억제에 더 적극적인 편이다.

얼마전 외국 출장을 다녀 온 후배기자로부터 들은 얘기 한토막.

이 후배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다뉴브강 기슭에 위치한 호화저택의 값이 우리 돈으로 3억원정도 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아무리 헝가리의 낮은 국민소득 수준을 감안해도 강이 보이고 수영장까지 딸린 저택 값보다 서울 강남의 25평(분양면적 기준)짜리 아파트 신규 분양가가 더 비싸다는 사실은 현재 우리나라의 집값 거품의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얘기였다.

부동산 값이 급격히 상승하면 고소득층의 자산가치는 커지는 반면 노동자들의 근로의욕은 저하되게 마련이다.

얼마전 삼성경제연구소는 집값 거품현상이 극에 달하고 있는 올해 노사분규 발생건수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보고서는 부동산 값이 크게 오르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 노동자들이 이에 대한 보상으로 임금인상을 요구해 노사분규 발생건수가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부동산값이 매년 어느 정도 오름세를 유지해야 경제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학자들의 얘기도 일리 있는 말이다.

문제는 올해 서울 및 수도권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했다는 데 있다. 이는 자연적인 수요증가로 집값이 급등한 게 아니라 투기자금이 개입된 것을 의미한다. 시중의 자금이 기업의 운영자금으로 유입되지 않고 투기자금화하는 것은 망국의 지름길이다.

국세청의 세무조사나 기준시가 인상조치만으론 집값 거품을 빼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강남 일부 지역의 집값 폭등을 초래한 것은 신흥 명문학교와 학원들이 이 지역에 몰려있는 탓이 크다. 이처럼 교육문제가 집값 폭등의 발단이 됐다면 정부가 앞장서 새로 계획되는 신도시에 자립형 사립고나 각종 특수고교, 더 나아가 외국 사립교의 국내 분교 등을 유치해 보는 것은 어떨까. 교육여건에 대한 확신만 선다면 굳이 강남의 헌 아파트로 이사가기 위해 돈을 싸가지고 줄을 서는 일은 자연히 없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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