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3-1-27
첨부파일 조회수 43
제 목
[Metro] 잠실4단지 ‘재건축 분담금’ 갈등/조선일보

주민 "34평 받으려면 6500만원 내라니…" /조합 "강남 도곡 비해 사업성 낮아 적정"

26일 오전 송파구 잠실동 주공 4단지. 재건축을 위해 작년 6월 이주가 시작되면서 2130가구 중 대부분이 떠난 단지는 낡은 콘크리트 아파트만 휑하니 남아 있었다. 문이 열린 한 아파트엔 주인 잃은 구두며 빗자루가 나뒹굴었다.

4단지는 서울 최대 저층단지인 잠실지구(총 2만1250가구) 중 작년 3월 가장 먼저 사업승인을 받아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지역. 현재 컨테이너 박스에 들어선 재건축조합 사무실의 현황표엔 남아있는 9가구의 위치가 빨간 점으로 표시돼 있었다. 상가의 문구점·미용실·이발소 등엔 ‘이전’ 안내문이 내걸렸고, 관리사무소도 작년 말 문을 닫았다.

이런 사정을 대변하듯 송전초등학교 정문엔 ‘아름다운 추억 담은 송전! 우리 다시 만나자’는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었다. 이 학교는 다음달 13일 졸업식을 마지막으로 재건축이 끝나는 2007년까지 휴교에 들어간다. 한때 500여명에 달했던 4단지 학생들은 29명만 남았다. 이홍무(60) 교감은 “학급당 40∼41명이던 학생들이 6∼10명으로 줄었다”며 “3학년 이상 아이들은 다시 이 학교에 돌아오지 못한다”고 아쉬워 했다. 김경아(여·48) 교사는 “떠난 아이들이 ‘그립다’고 메일을 보내온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송파구(57.1%), 강남구(7.3%), 강동구(12.7%) 등 대부분 인근 지역으로 이주했지만 일부는 강북지역(9.9%), 분당(4.7%), 일산(3.8%) 등지로 흩어졌다. 주민 김모(52)씨는 “6000만원 정도에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1억3000만원선인 주변 연립주택 전세가를 감당하지 못해 변두리로 밀려 나갔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재건축분담금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져 골칫거리로 등장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조합측이 요구하는 재건축분담금이 다른 단지에 비해 많다”며 분담금 인하 촉구 서명을 받기도 했다. 이성태(51)씨는 “34평형을 받으려면 6500여만원을 더 내라고 한다”며 “도곡 재건축단지는 33평형에 2500여만원을 오히려 돌려 준다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합 이무인 사무장은 “강남 도곡 등에 비해 사업성이 낮아 조합원 분담금이 다소 많은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일반분양 이익도 적고, 마감재도 고급을 쓰는 등 사정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조합은 다음달 22일 조합원 총회에서 분담금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조합원 분담금문제가 불거지면서 거래는 뚝 끊어졌다. 현재 17평형의 경우 4억5000만원 정도인데 분담금 6500만원을 추가하면 재건축 후 34평형을 5억1500만원에 구입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성부동산 정유기(58) 대표는 “34평형의 주변 시세가 5억원선인 데다 재건축이 끝나는 2006년 말 가격 예측이 어려워 문의 전화만 하루 3∼4통 걸려올 뿐”이라고 말했다.

입주 초기부터 살아온 ‘토박이’라는 정씨는 “76년 처음 입주할 땐 아파트 가격이 217만원이었고, 연탄을 나르기 쉬웠던 3층까지는 권리금이 20만∼30만원 붙었다”고 회상했다. 도시가스가 들어오기 전까진 계단마다 쌓아놓은 연탄이 진풍경이었다고 한다.

정씨는 “재건축을 하면 하루아침에 부자가 되는 줄 알고 사업승인이 나자 춤을 추는 주민도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2001년 추석 때 2억5000만∼2억6000만원이던 아파트값이 작년 사업승인이 나자 4억1000만원까지 수직 상승했고, 최고 5억원까지 호가했다.

조합측은 이달 말 철거를 시작해 총회에서 조합안(案)이 통과되면 5월까진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최근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분담금문제까지 불거지자 뒤숭숭한 분위기다.

박선미(여·46)씨는 “17평 단일 평수에 비슷한 수준의 사람끼리 살아 이웃간 정이 돈독했다”며 “분담금을 감당하지 못하면 아파트를 새로 지어도 새 보금자리에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음글 : 수도권 자연보전지역 입주 대기업첨단공장, 50%까지 증설허용 /한국경제 (윤혁경)
이전글 : 아파트 층간소음 기준 법제화/경향신문 (윤혁경)

 
Copyright ⓒ 2000 by Youn hyuk kyung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