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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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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혁경 |
등록일시 |
200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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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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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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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tro] 한낮 무더위에 지친 심신 한강 밤풍경보며…/조선일보 |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면 도시의 열기는 저녁에도 좀처럼 식지 않는다. 한나절 쐰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이 싫다면 해질녘 밖으로 나가보자.
서울에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있다. 서울시 야간경관 기본계획에 참여한 부부 조명디자이너 정강화(鄭康和·39) 건국대 교수와 정미(鄭美·38) 이온에스엘디(주) 대표의 안내로 잘 알려지지 않은 ‘야경명소’를 둘러 보았다. 정 교수와 정 대표는 “요즘 도시 사람들은 밝은 곳에서 주로 지내다 보니 어둠에는 익숙하지가 않다”며 “어둠과 빛이 조화를 이루는 야경을 즐기다 보면 감성적인 부분이 더 풍부해 진다”고 말했다.
◆선유도 공원=양화대교를 건너다 보면 다리 아래로 예전엔 정수장이 있던 곳에 예쁜 공원이 들어선 모습을 만나게 된다. 지난 해 문을 연 선유도 공원은 물때가 군데군데 낀 정수장 구조물을 그대로 활용한 내부 조경도 좋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야경도 빼어나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한강 다리들에 불이 하나 둘씩 켜질 때 붉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성산대교의 모습은 장관입니다. 날이 흐리면 잿빛 하늘이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죠.” 정 교수는 해가 완전히 넘어간 이후보다는 하늘빛이 살아있는 저녁 무렵의 야경이 더 멋있다고 말했다.
“공원으로 들어올 때 선유교를 건너며 한강의 야경을 보면 훨씬 좋아요. 아치형의 다리를 건너는 동안 보는 이의 눈높이도 계속 변하기 때문에 야경도 그만큼 달라 보이거든요.” 정 대표는 폭이 4m 정도 밖에 안되는 좁은 선유교를 따라 걸으면 마치 저녁 산사(山寺)를 찾을 때의 분위기를 느낀다고 말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선유교 난간에 설치된 조명등이 너무 밝아 야경 감상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오후 8시30분쯤에는 선유교에도 불이 들어온다. 불 켜진 선유교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올림픽대로 쪽 한강 둔치로 내려가 아래쪽에서 다리를 보아야 한다. 보라색과 노란색 등이 어우러진 선유교의 불빛은 새삼 이 다리의 별명이 무지개다리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둔치에 앉아 한강 수면을 자신의 눈높이에 맞추었을 때 물위에서 찰랑거리는 선유교의 불빛은 혼자 보기에 아깝다.
◆응봉산 팔각정=성동구 응봉산 팔각정은 서울 사람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팔각정이 산 정상 돌출된 부분에 지어져 잠실종합운동장과 롯데월드, 청담대교, 성수대교, 무역센터 등 3면으로 탁 트인 강남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정 대표는 “응봉산 팔각정은 자연 속에 파묻혀 도심을 바라본다는 점에서 색다른 느낌”이라며 “주변이 어두운 덕에 야경을 감상하기에는 그만”이라고 말했다. 응봉산 팔각정까지 오르는 길은 개나리길로 유명한데, 그 시기가 지나 아쉽다. 정 교수는 “이곳은 사람들이 덜 붐비고 주변에 찻길이 없어 조용하다”며 “혼자서 생각을 가다듬기에 알맞은 장소”라고 말했다.
◆야경이 좋은 드라이브 코스=야경을 즐기며 드라이브하기에 좋은 곳으로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가 있다. 은은한 빛의 방화대교와 계절별로 불빛이 바뀌는 영종대교를 달리다 보면 차창 너머로 어느새 바다 내음이 밀려온다. 검은 하늘을 배경으로 공항의 관제탑이나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발하는 불빛도 아름답다. 조금 일찍 출발한다면 해거름의 섬 그림자도 볼 수 있어 왕복 1만2800원(소형차 기준)의 통행료가 아깝지 않다.
북악스카이웨이는 이미 잘 알려진 야경 드라이브코스지만, 외국인들에게 서울 도심의 야경을 보여주기에 알맞다. 또 남산길을 따라 서울타워까지 올라가는 코스도 드라이브를 즐기는 연인들에게는 여전히 인기다.
정 대표는 “도시의 야간 경관을 잘 꾸민다면 주점이나 카페 등으로만 향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돌려 저녁시간대에 맞는 여가문화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사회 분위기가 어려울수록 야경에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yigija@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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