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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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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혁경 |
등록일시 |
200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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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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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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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산책] 경기도 의왕시 '시몬느' 사옥 /중앙일보 |
공장하면 우중충한 건물을 연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경기도 의왕시 안양천변 공업지역에도 파란색 슬레이트 지붕과 회색 벽을 가진 공장들이 줄지어 서 있다. 그러나 이런 공장지대 한가운데 전혀 다른 외관을 가진 건물 하나가 시선을 붙잡는다. 핸드백 메이커인 시몬느 주식회사의 사옥이다.
대지면적 2800평, 연면적 2500평,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이 건물은 수출용 제품의 디자인 및 샘플 공장이다(생산공장은 중국과 인도네시아에 있다). 업무.연구.제조 기능을 겸한 셈인데 크게 튀지 않는 단정한 모습이나 여느 공장과는 다른 색다른 외양이다.
잔잔하게 물이 흐르도록 구성된 계단식 연못을 따라 진입하는 중앙 출입구, 주변에 심어진 대나무, 독특한 디자인의 조명장치 등은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이곳이 공장인지 의아한 마음을 갖게 만들 정도다. 건물의 외관은 장식적인 요소를 철저히 없앤 단순한 형태지만, 시멘트 패널과 코르텐, 목재 루버, 유리 및 철골 등 다양한 재료가 사용되면서 풍부한 표정을 지녀 지난해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기도 했다.
건물은 생산파트인 공장과 업무를 위한 사무공간, 고객들을 위한 회의 및 전시공간으로 나뉘어 배치됐다. 생산성이 중요한 건물인 만큼 각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동선체계 마련에 각별한 노력이 기울여졌다. 우선 내부 동선과 옥외공간의 동선 구성에서 고객과 직원의 동선이 분리되도록 했으며 각 기능이 브리지.아트리움.옥외 정원을 통해 분리와 연결이 적절히 이루어지도록 배려됐다.
수출 상담을 위해 마련된 고객 공간은 4층 높이의 천장으로 트인 유리 아트리움에 면하고, 아트리움으로 이어지는 옥외계단을 통해 이동하도록 만들어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전시 및 회의 공간인 이곳은 고객이 주로 외국인인 점을 감안해 뒤주.구식 경대.약장 등 전통가구들로 꾸몄다. 그랜드 피아노가 배치된 아트리움은 직원들의 모임 장소나 지역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건물 곳곳에는 자연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인 쉼터들이 숨어 있다. 이 쉼터들은, 잘 어울리지 않던 사무직과 생산직 근무자들이 함께 어울리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공장동과 사무동을 연결하는 통로도 겸한다. 또 의자와 탁자, 돌벤치등이 배치된 쉼터는 직원들의 커뮤니티 공간이나 애연가들을 위한 옥외 흡연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와 별도로 샘플공장의 외부에도 층마다 테라스를 마련해 작업 중 휴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시몬느 사옥의 또 하나 두드러진 특징은 건물 내.외부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드는 조경설계다.
건물 뒤쪽 안양천변에 면한 정원은 연못과 나무를 깐 산책로를 배치해 실제로는 단절된 안양천이 마치 이어진 공간처럼 느껴지도록 해 공장부지를 시각적으로 확장해 준다. 건물 앞뒤의 계단식 폭포와 연못 등 여러 군데 배치된 수(水)공간은 공장지대에 자연친화적인 느낌을 주고자 의도한 장치다. 또 건물과 정원이 이어지는 부분들은 지하로 연결되는 선큰가든을 배치해 옥외와 실내의 전이공간이 되도록 만들었다.
설계를 담당한 무영건축 안길원 회장은 "비슷한 모양의 공장과 아파트들만 늘어선 산만한 경관의 의왕시에서 랜드마크 역할을 할 수 있는 동시에 주변 경관과도 조화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회장은 또 "사옥은 회사의 얼굴인 만큼 인지도를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도 중요한 고려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시몬느 사옥은 짓기에 따라서는 공장도 얼마든지 쾌적한 근무환경을 갖출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우수한 공업 건축을 많아질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갖게 한다.
/ 신혜경 전문기자 hk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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