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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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전통과 현대美 조화 추구 /삼청각 리모델링/파이낸셜뉴스

[금요기획 리모델링] 전통과 현대美 조화 추구  

지난 72년에 준공된 삼청각은 7·4 남북공동성명 대표단의 만찬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세워진 이후 국빈의 접대와 정치적 회담을 위한 고급요정으로 사용됐다. 따라서 일반인에게는 배타적이고 부정적인 이미지로 남아 있었던 장소다. 그러나 서울시에서 삼청각을 인수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운영을 담당하면서 일반인이 방문할 수 있는 전통문화 공간으로의 변신을 모색하게 됐다. 세종문화회관 운영부측은 리모델링을통해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삼청각을 만들기로 결정하고 지난 5월 외관은 그대로 둔 채 내부공간을 혁신적으로 바꾸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턴키방식 입찰을 통해 지난 5월 LG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10월28일 ‘시민의 날’에 맞춰 삼청각을 시민의 품에 돌려준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 공사는 대지 5883평 연면적 1370평 규모로 리모델링 공사비 총액은 55억원에 달했다. 평당 공사비는 400만원선. 기존의 고풍스런 외관은 그대로 둔 채 내부 인테리어를 현대적인 분위기로 탈바꿈 시키는 과정이었다. 기존 ‘삼청각’의 고정관념을 깨고 시민들에게 전통문화를 즐기고 배울 수 있는 공간으로, 외국인에게는 한국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문화명소로 바꾼다는 취지에 맞게 설계, 시공됐다.

이번 공사는 삼청각의 한국적인 풍경과 전통적인 가치는 그대로 보존·유지하면서 문화적인 비전이 있는 국제적인 명소로 활용하겠다는 발주처의 기획의도에 따라 6개동이 부문별로 진행됐다.

■테마별 리모델링
◇일화당·유하정=지난 72년 7·4 남북적십자회담 후 만찬회장으로 사용됐던 일화당은 전통공연과 국제 담론의 장으로 만들어 전통공연과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수 있도록 꾸몄다. 지하 2층 지상 2층에 모두 1029평 규모로 지하 1·2층은 사무공간·기계실로 만들고 지상 1층은 146석 규모의 전통한식당과 공연 지원시설이 들어섰다. 지상 2층은 206석 규모의 공연장이 만들어져 세미나, 심포지움, 사업설명회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리모델링했다.

일반적인 한옥이 목구조인데 비해 일화당과 유화정은 철근콘크리트 구조여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물 보강공사가 필요했다.

일화당과 유화정은 외부의 고건물 이미지는 그대로 보존하고 내부는 현대적인 분위기 창출에 주력했다. 내부 컬러를 선택하기 위해 성당건축 전문가인 김영섭 씨의 자문을 들어 유럽의 성당 내부처럼 모던하게 꾸몄다. 일화당은 적색이 가미된 그린색을 사용해 왕가의 분위기를 살렸다.

일화당의 경우 기존에 돌로 만들어진 베란다를 넓히고 물에 가라앉는 나무로 유명한 호주산 짜라(ZZARA)목으로 덧입혔다. 외부로 노출된 베란다에는 바람과 물에 잘 견딜 수 있고 내구성을 갖춘 짜라목 자재를 선택됐다. 일화당 베란다는 낮과 밤의 서울 경치를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장소로 꾸며졌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206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납식 좌석이다. 무대공연일 때는 좌석이 무대 앞까지 설치되고 패션쇼 등 공간 전체를 사용할 때는 좌석을 뒤로 밀어 놓을 수 있도록 설치했다. 수납식 좌석은 기존 바닥에 슬래브를 덧붙여 펴고 접을 수 있도록 일체형으로 만들었다. 일화당 앞마당에 있는 천막 등을 철거하고 모두 잔디마당으로 조성해 다양한 야외행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유화정은 팔각정 형태로 52평 규모의 체험강의실로 다시 태어났다. 전통소리강좌 중심의 소규모 공연이 가능하도록 개·보수 했다. 유화정과 연결되는 바로 옆에는 강사대기실과 공연 준비실을 따로 만들었다. 또한 기존 통행도로에서 팔각정으로 이어지는 계단식 오솔길을 만들어 고풍스런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출입구 계단을 동쪽으로 이동시켜 전면으로의 접근성을 높였고 자연석 계단을 만들었다. 유화정의 창호는 분합문 구조를 적용, 완전개방이 수월하도록 설계해 내부와 외부의 경계를 없앴다.

◇천추당·청천당=청천당은 ‘봄의 물소리가 들리는 정자’를 주제로 건평 52평 규모다. 이곳은 시, 서예, 다례 등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다.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 연출을 위해 벽체에 중후한 컬러를 덧입히고 문화체험을 위한 시설들을 기능적으로 구성했다. 또한 덥거나 추운날씨에 대비해 단열재료를 기존 벽체에 넣어 단열 효과를 높이는데 주력했다. 이곳은 한옥 목구조로 외부는 한옥풍을 내부는 모던풍을, 느낄 수 있도록 중가의 마감재를 고급스럽게 처리했다.

건평 63평 규모의 천추당은 ‘영원하고 깊은 가을이 있는 곳’을 기본테마로 2개의 전통강좌실을 만들었다. 2개의 공간을 각각 쓰거나 하나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변형 벽채를 설치했다.장고, 대금, 예절 체험공간으로 꾸몄다. 일반인이 전통악기를 다뤄볼 수 있는 교육실을 만들고 교육강사가 대기하는 대기실과 각종 소도구의 보관을 위한 별도 공간을 유기적으로 구성했다.

◇취한당·동백헌=취한당은 대지 70평 규모로 안방, 사랑방, 거실로 이뤄진 한옥이다. 시중 호텔의 스위트룸과 비견될 만큼 고품격으로 내부 인테리어를 꾸몄다. 동백헌도 건평 42평에 2개의 독립된 방을 만들어 가족이나 두 그룹이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취한당과 동백헌은 한국식 호텔로 꾸며 외국인 방문객이 머물 수 있도록 유도했다. 옛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전통 체류공간으로 전통온돌과 툇마루, 뒤뜰까지 한옥의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실내는 고풍스런 외관과 달리 전용 통신선을 설치해 노트북 사용이 가능하고 케이블 TV를 통해 위성방송을 청취할 수 있도록 했다. 보안시스템을 설치,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대청마루와 방, 툇마루 등을 만들어 전통적인 양식을 추구하면서 가구와 침구, 생활비품 등을 현대식으로 구비해 실제 주거생활에도 불편함이 없도록 구성했다. 이와함께 내부 시설물에 한국전통 문양과 형태를 넣고 고전미도 살렸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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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기획 리모델링] 문제점과 성공요인  
  
리모델링의 성공은 발주처와 시공사간의 ‘잡음’없는 공사진행 여부인데 삼청각 리모델링은 이런 면에선 최상의 조건이었다. 짧은 공사 기간과 고 건물 전문가를 수배하기 힘들었던 이번 공사는 발주처와 시공업체간의 의사결정이 유기적으로 결합됐다.

◇시공 과정에서의 문제점=지난 5월 시공권을 따낸 LG건설의 고민은 수주가격이 너무 낮다는 것과 공사기간이 너무 짧게 잡혀 있다는 것이었다. 발주처는 10월28일 개관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공사를 끝내기 위해선 4개월 안에 모든 것이 마무리 돼야 하는 촉박한 일정이었다.

고건물의 리모델링 수주가 처음이라는 부담감도 작용했다. 게다가 건설 당시 3개월간의 짧은 기간에 건축돼 약해진 기초구조가 문제였다. 따라서 내부 인테리어를 바꾸기위해서는 구조보강에 특히 신경을 써야 했다. 외관은 그대로 둔채 내부 자재를 모두 뜯어내고 새로운 자재로 교체하는 작업이었다. 기존 골조와 버팀목에는 손상을 주지 않는 작업이어서 어려움이 따랐다. 내부 공간이 비좁아 설치물을 들이기도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방법은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 일정부분별로 공사해 나가는 방법밖에 없었다.

시공과정에서의 문제점은 고건물 리모델링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공정별로 전문가가 필요했지만 전문가를 수배하기도 힘들 뿐만아니라 인건비도 만만치 않았다. LG건설은 전문가를 찾기위해 전국을 누볐고 이들을초빙해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

◇성공요인=발주처와 시공사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첫번째 성공요인이었다. LG건설과 서울시 문화과, 세종문화회관 운영단이 삼위 일체가 됐다. 삼청각의 성공적인 리모델링을 위해 4개월간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의 공법을 찾아 공사를 진행했다. 공사를 하는 동안 서울시 문화과 직원들과 세종문화회관 운영단 관계자는 통행로의 적절한 통제와 함께 건물고증 전문가를 초청해 자문을 구해 주는 등 열성을 보였다.

두번째 성공요인은 기존 공사에만 의존하지 않고 서비스 공간을 창출하고 기본구조를 보강하는 시공외적인 일에도 신경을 썼다는 점이다. 옛 건물의 리모델링이라는 새로운 패턴을 만들기 위해 LG건설은 출혈이다 싶을 정도로 정성을 기울였다. 이것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간 삼청각 리모델링의 성공요인이었다.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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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기획 리모델링-인터뷰] 하태인 LG건설 삼청각 현장소장  

삼청각의 유래는 일본에서 나왔다. 삼청각은 신선이 사는 집을 의미하는 태청(太淸), 옥청(玉淸), 상청(上淸)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산과 물과 인심이 맑다는 의미의 삼청이 더 어울리는 북악산 자락의 삼청각. 이곳은 지난 72년 남북적십자회담 후 만찬을 베풀었던 역사의 현장으로도 유명하다.

이후 삼청각은 내로라는 고위직 사람들이 찾는 요정으로 자리잡아 일반인과 멀어졌다. 선망의 대상으로, 때론 부정부패를 잉태하는 산실로 인식됐던 곳. 그곳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삼청각이 일반인의 문화공연장으로 태어나기까지의 일등공신은 리모델링 발주처인 서울시와 시공을 담당했던 LG건설이다. 120일여일간 리모델링 시공을 진두지휘했던 LG건설 삼청각 현장소장을 만났다.

“전통한옥의 개념을 유지하면서 한국문화 체험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힘들었지만 고건물 리모델링이여서 색다른 기분이었다”

하태인 LG건설 삼청각 현장소장(47)은 짧았던 지난 여름을 회고했다.

“옛 건물의 내부를 새로 만들면서 기준이 될 만한 고건물의 평당 공사비가 없었다”며 공사기간중 어려웠던 점을 떠올렸다. 그는 옛 우리건물을 리모델링하면서 각 부문별 시공 전문가 수배가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소장은 시공권을 따낸 후 고풍스런 왕가(王家) 이미지로 바꾸기 위해 2개월간 준비했다고 한다. 실제 공사에 들어가기까지 2개월에 걸친 준비기간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내의 고궁은 물론 국내의 고건물을 찾아 현장을 답사하고 사진을 촬영해 컬러 컨셉을 잡는데까지 신경을 썼다.

모든 준비가 끝났을 때는 완공까지 남은 기간이 2개월에 불과했다. 공사가 진행되는 동안 낮과 밤이 따로 없었고 주말은 주말이 아니었다. LG건설이 고건물 리모델링에 손을 댄 첫 사업이란 점이 그의 어깨와 마음을 무겁게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현장을 지휘하는 수장으로서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밀고 나갔다. 결국 2개월간의 공사를 성공리에 끝낼 수 있었다.

하소장은 “힘든 일정이었지만 색다른 맛을 느꼈다”며 “그동안 맡았던 그 어떤 건물보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공사기간 내내 발주처의 전폭적인 지지와 관심이 큰 도움이 됐다며 리모델링 사업은 발주처와의 관계가 중요함을 새삼 인식시켜 줬다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 후 그때가 더 좋았다는 말이 나오면 힘들었던 과정이 퇴색된다”며 “성공적인 리모델링 건축물로 오랫동안 남아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승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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