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건설업계에 내년 일감이 크게 늘어난다. 국회가 막판 예산심의 과정에서 '경기 부양'을 앞세우며 도로.항만 등 투자사업을 늘렸기 때문이다.그러나 기대하는 만큼 효과가 있을까.혹시 선거를 앞두고 건설업에 기생(寄生) 하는 사람들에게 단꿀만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우선 현 입찰제도로는 그 사업이 제대로 된 기업의 몫이 되기 힘들다. 올해 경우를 보자. C건설은 남들은 한 건도 못딴 정부 발주 대규모 공사를 2건이나 수주했다. 몇달 후 그 회사는 부도를 냈다. 기술.자본.경영상태를 다각도로 검증한다는 정부 입찰제도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후 부채비율을 크게 줄이고 투명경영을 하는 등 '건강기업'이 된 D산업이 '예정가의 58%'에 일을 따자 회사 관계자조차 "분식결산, 하도급업체.인건비 착취 등 과거 망령이 되살아 날 것"이라며 앞으로 닥칠 파장을 우려할 정도다.
"손해를 볼 수는 없다"며 입찰조차 포기하는 건전기업도 상당수였다. 지금 업계는 "일을 딴 업체나 못 딴 업체 모두 함께 망할 판"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내년 입찰제도도 올해와 별반 다를게 없으니 늘어난 일이 누구 차지가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건설산업에 일을 더 주는 것도 좋지만 건전한 산업풍토를 조성하는 게 먼저다. 건강기업이 제값에 일을 딸 수 있는 입찰제도가 필요하다. 발주자가 제대로 감시한다면 기술.능력도 없는 회사가 일을 따 구전(口錢) 만 챙기는 경우가 가능할 리 없다. 젊은이가 없는 건설현장에 어떤 미래가 있는가.
협회.조합 등 건설 관련 단체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 세포분열하듯 수십개로 늘어난 그 단체들은 회원사 이기(利己) 를 정부.국회에서 성사시키는 로비로 건설업계를 갈수록 난마(亂麻) 처럼 얽히게, 안에서부터 곪게 만든다. 일감 나눠주기 보다 건설업을 바로 세우는 '종합대책'이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