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1-12-17
첨부파일 조회수 12
제 목
건설일감 '나눠먹기' 안된다 /음성직/중앙일보

[음성직 전문기자 칼럼] 건설일감 '나눠먹기' 안된다

"우리 돈은 못먹는 사람이 바보지요(D건설 대표) ."

"하도 뜯으러 오는 사람이 많아 현장에 사무실조차 못냅니다(공사현장 소장) ."

일당이 얼마냐고 물으면 '10만원'이라고 대답하래요(현장 근로자) ."

이런 건설업계에 내년 일감이 크게 늘어난다. 국회가 막판 예산심의 과정에서 '경기 부양'을 앞세우며 도로.항만 등 투자사업을 늘렸기 때문이다.그러나 기대하는 만큼 효과가 있을까.혹시 선거를 앞두고 건설업에 기생(寄生) 하는 사람들에게 단꿀만 제공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우선 현 입찰제도로는 그 사업이 제대로 된 기업의 몫이 되기 힘들다. 올해 경우를 보자. C건설은 남들은 한 건도 못딴 정부 발주 대규모 공사를 2건이나 수주했다. 몇달 후 그 회사는 부도를 냈다. 기술.자본.경영상태를 다각도로 검증한다는 정부 입찰제도의 허점이 그대로 드러난 사례다.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후 부채비율을 크게 줄이고 투명경영을 하는 등 '건강기업'이 된 D산업이 '예정가의 58%'에 일을 따자 회사 관계자조차 "분식결산, 하도급업체.인건비 착취 등 과거 망령이 되살아 날 것"이라며 앞으로 닥칠 파장을 우려할 정도다.

"손해를 볼 수는 없다"며 입찰조차 포기하는 건전기업도 상당수였다. 지금 업계는 "일을 딴 업체나 못 딴 업체 모두 함께 망할 판"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내년 입찰제도도 올해와 별반 다를게 없으니 늘어난 일이 누구 차지가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건설산업에 일을 더 주는 것도 좋지만 건전한 산업풍토를 조성하는 게 먼저다. 건강기업이 제값에 일을 딸 수 있는 입찰제도가 필요하다. 발주자가 제대로 감시한다면 기술.능력도 없는 회사가 일을 따 구전(口錢) 만 챙기는 경우가 가능할 리 없다. 젊은이가 없는 건설현장에 어떤 미래가 있는가.

협회.조합 등 건설 관련 단체를 정비할 필요도 있다. 세포분열하듯 수십개로 늘어난 그 단체들은 회원사 이기(利己) 를 정부.국회에서 성사시키는 로비로 건설업계를 갈수록 난마(亂麻) 처럼 얽히게, 안에서부터 곪게 만든다. 일감 나눠주기 보다 건설업을 바로 세우는 '종합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음성직 교통 전문위원 <eumsj@joongang.co.kr>





다음글 : 시장살리기/박성희/한국경제신문 (윤혁경)
이전글 : 달동네 정비사업 본 궤도 진입/건설교통부 (윤혁경)

 
Copyright ⓒ 2000 by Youn hyuk kyung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