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시 |
2001-12-22
|
| 첨부파일
|
|
조회수 |
9 |
|
제 목
|
‘뚝섬개발’ 亡市論 /조선일보 |
------------------------- [사설] ‘뚝섬개발’ 亡市論 ------------------------- 또 개발인가. 또 대규모 관광단지에 초고층 호텔, 초대형 쇼핑몰, 최첨단 놀이시설인가. 서울시가 도심 유휴지인 뚝섬 일대에 2011년까지 35만평 규모의 복합문화관광타운을 조성하겠다고 김대중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곳에 최고 50층짜리 호텔을 비롯한 관광숙박시설과 8~30층의 주상복합건물, 세계식당가와 관광명품점,대중공연장과 미디어월드, 세계 최고 140m 높이의 회전식 대관람차가 설치된 엔터테인먼트 존(zone), 차이나타운 등을 집어넣는다는 계획이다. 무엇이 서울의 도시환경과 시민을 위하는 것인지 깊은 고려 없이 오로지 대외 전시용 성과주의와 이벤트성으로 가득 채운 서울시의 발상에 혐오감만 생길 뿐이다.
서울은 세계적으로 인구밀도가 높고 교통체증과 대기오염이 심각하며 도시공원이 부족해 삶의 질이 떨어지는 곳으로 낙인찍힌 도시다. 주변과의 조화를 도외시한 조악한 고층건물들과 위로만 뻗어올라가는 아파트들, 열악한 편의시설, 숨막히는 공기로 만신창이가 돼있는 도시가 서울이다. 한옥보존지역에 다세대주택 허가를 내주고, 주차장 같은 복잡한 도로변에 80층짜리 초대형 아파트를 몇개씩 세우도록 허가하는 도시이며, 그 결과 어제의 요란한 신개발 지구가 오늘 슬럼화되고 그 자리에 또다시 내일의 슬럼을 예약하는 멋없는 콘크리트 빌딩들이 들어서는 곳이 서울이다.
뚝섬 개발의 첫째 명분은 관광객 유치다. 그러나 관광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서울시가 해야 할 더 시급한 과제는 아무렇게나 방치되고 있는 기왕의 전통명소들을 깔끔하게 단장하고, 큰길 작은길 골목길까지 포화상태에 이른 음식점들을 국제화시대에 걸맞게 정돈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관광대국들의 명성이 어디 놀이시설과 식당 따위들로 가득한 급조 단지들로 얻어진 것인가?
더 중요한 것은 도시의 기능에 대한 인식이다. 도시가 가져야 할 근본적인 기능은 시민 누구나 걷고 싶고,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고, 역사를 보존 재창조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생하는 것이다. 왜 우리는 뉴욕 센트럴파크, 런던 하이드파크처럼 도심 안에 시민이 마음놓고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가질 수 없는가? 왜 유럽의 도시처럼 녹지가 풍부하고 건물은 적절한 높이로 조화를 이루는 쾌적한 도시가 될 수 없는가?
도시는 긴 호흡으로 가꿔가야 한다. 서울시가 해온 일 가운데 그나마 시민들로부터 점수를 받는 것은 한강변 정비, 양재천 정화, 여의도공원 조성처럼 이른바 ‘개발 ’과는 정반대 개념의 것들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서울시민이 바라는 서울은 단순히 ‘관광하기 좋은 도시 ’가 아니라 ‘살고 싶은 도시 ’다. 뚝섬 관광단지 조성계획은 재고해야 한다.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