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1-12-22
첨부파일 조회수 15
제 목
집만 지으면 신도시인가/한국일보

----------------------------------    
[사설] 집만 지으면 신도시인가
----------------------------------

판교지구 등 수도권 4곳과 대전 서남부 등 5개 지역 555만평이 택지개발 예정지구로 새로 지정됐다. 계획대로 사업이 추진되면 2010년 안에 수도권과 대전권에 10만 7,000세대에 34만명 가까운 인구가 새 둥지를 틀게 된다.
사업규모로는 일산 분당 같은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 이후 처음이라니, 주택난 해소 측면에서는 반가운 일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수도권 인구유입 억제정책과 난개발로 인한 도시문제 측면에서는 걱정되는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러다가 경기도 전체가 거대한 특별 행정구역이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지금까지 정부가 주택난 해소 명분으로 경기도 일원에 추진중인 택지 개발사업은 무려 130건이 넘는다.

이 가운데 입주가 끝난 사업만 79곳 248만명이고, 나머지 사업이 모두 끝나면 인구가 400만명 이상 늘어난다.

이미 서울인구를 추월한 경기도가 어떤 공룡도시로 변할지 상상만해도 두렵다. 특히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수십 건의 사업이 집중돼 고속도로가 시가지 도로처럼 바뀔 날도 멀지 않았다.

도로, 상하수도, 교육시설등 도시 기본 시설에 대한 광역 종합계획이 없어 개발후의 도시기능에도 여러 가지 의문이 제기된다.

20일 발표된 개발계획에도 이 부분은 빠져있다.

건설교통부는 구체적으로 사업계획을 결정하는 단계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수지 용인지구등 근래에 개발된 아파트 지구의 경우 교통불편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이 크다.

용인 지역 주민들의 통행으로 도로가 복잡해졌다고 성남시가 길을 막아버리자, 용인 쪽 주민들이 성남시장을 교통방해 혐의로 고소한 최근의 사례가 말해주듯, 도로망 미비로 인한 교통문제가 대표적인 난개발 부작용이다.

화성시교외에 추진중인 신도시 개발사업이 끝나면 40만 인구가 입주하게 되는데, 교통계획은 국도 1호선 접속도로 개설사업 말고는 뚜렷한 것이 없다고 한다.

철도나 전철망 같은 대량수송 계획은 머리 속에도 없다.

학교가 부족해 많은 어린이들이 컨테이너 교실에서 공부해야 하고, 쓰레기 소각이나 하수처리 시설이 없어 골머리를 앓는 자치단체도 많다.

되도록 쾌적하고 기능이 뛰어난 도시를 만들겠다는 행정철학에 바탕한 그랜드 디자인 없이, 세수증가와 수익성에 눈이 어두운 자치단체와 사업 시행자의 욕심이 결탁된 결과다.

이번 사업만은 제발 교통에서 환경문제에 이르기까지 완전한 계획도시를 만들어 개발사업의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


다음글 : "인사동, 고급 수제품만 팝시다" /중앙일보 (윤혁경)
이전글 : ‘뚝섬개발’ 亡市論 /조선일보 (윤혁경)

 
Copyright ⓒ 2000 by Youn hyuk kyung All rights Reserved Powered 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