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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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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혁경 |
등록일시 |
2002-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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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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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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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로] 43번 바뀐 DJ 부동산 대책 ...... 李濬 /조선일보 |
‘냉온탕을 오가는 목욕탕 바보’ ‘불난 호떡집’ ‘양치기 소년’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조령모개(朝令暮改)’….
지난달 24일 국회 건교위 국정감사장에서 갈팡질팡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쏟아진 질타와 비판의 소리들이다. 오죽하면 야당뿐 아니라 여당 의원들까지 한 목소리로 정부를 깎아세웠을까.
김대중(DJ)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한마디로 ‘누더기’다. 98년 이후 모두 43차례의 부동산주택 대책이 발표됐다. 역대 어느 정권도 이처럼 자주 정책을 바꾼 적이 없었다. 더욱이 6개월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억제와 부양’ ‘폐지와 부활’이라는 대증요법을 반복하는 바람에 그때마다 부동산 시장은 이러저리 춤을 추었고, 정부 발표만 믿고 내집 마련 계획을 세웠던 서민들은 배신감과 허탈감을 씹어야 했다.
정부는 올들어서도 5차례나 부동산 투기억제 대책을 내놓았다. 그 내용을 뜯어보면 정확히 98~99년에 발표했던 대책들을 거꾸로 뒤집어놓은 것이다. 예를 들면, 청약통장 가입 자격 완화(재당첨 금지기간 폐지)가 강화로, 분양권 전매 제한 폐지가 분양권 거래 억제를 위한 세무조사로, 양도소득세 감면 확대에서 양도세 중과세(重課稅)로 바뀐 것이다.
정부 당국자들은 “시장 환경이 변하는 만큼 정책도 바뀌어야 한다”고 설명하지만 국민들에겐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요즘 문제가 되는 서울 강남의 집값 급등도 정부의 일관성 없는 부동산 정책과 투기세력의 합작품이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한다며 대책 없이 돈을 풀어 부동산 시장에 과잉 유동성(자금)을 밀어넣은 결과였다.
실거래가 6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중과세해 집값을 잡겠다는 ‘10·11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정부가 강남의 표를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반발과 함께, 실제 시행시기가 내년이라는데 정권이 바뀐 다음에 과연 실시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강남 주민들 대부분이 “어차피 내년이 되면 정책이 또 바뀔텐데 기다려보자”는 식이다.
특히 이번 대책이 반발을 사는 이유는 ‘1가구1주택’까지 투기꾼으로 몰아세웠다는 점이다. ‘1가구1주택’은 집값이 아무리 오른다 해도 당장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실수요자이지 투기꾼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주택을 판 돈으로 다시 주택을 살 경우 양도소득세를 물리지 않고 마지막에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실현할 때까지 과세를 미루는 ‘이연(移延)과세’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고가주택의 기준이 자의적이고, 그나마 수시로 이랬다 저랬다 바뀌는 점도 반발을 사고 있다. 예컨대 ‘6억원 이하는 되고 6억원 이상은 안된다’는 기준이 어떻게 나온 것인지 정책 당국자들조차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국민의 재산권 행사를 광범위하게 제한하면서 ‘언제’ ‘어떤 지역’을 대상으로 ‘얼마나’ 세금을 올릴지의 핵심적인 내용을 명확히 하지 않고 시행령에 위임한 것은 조세법률주의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강남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저금리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강남 프리미엄’ 때문이다. 이를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두 가지, 즉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주거 프리미엄이다. 주거 프리미엄이란 우수한 교육여건과 문화시설, 녹지공간, 편리한 교통 등을 의미한다. 그것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라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으로 투자한 결과물이다.
따라서 정부가 조세 정책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단기간 억누른다 해도 삶의 환경 차이에서 오는 ‘주거 프리미엄’까지 없앨 수는 없다. 결국 강남 진입 수요가 계속 줄어들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정부가 이같은 집값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미봉책에만 매달린다면 ‘표’도 잃고 정책의 실효성도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
(이준/산업부장 junlee@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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