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3-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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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최저주거제 도입하자"/문화일보

최소한의 인간적 삶을 누릴 수 있는 주거공간과 질(質)을 보장하는 ‘최저주거제’의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가 주택공급정책에 힘입어 지난해말 주택보급률 100%를 달성했으나 양적팽창에 따른 사회적 소외감 확산 등의 병폐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주택·도시개발분야의 전문가와 시민단체들 사이에서 “이제는 도시서민, 영세민 등을 위한 최저주거제를 실시하는 정책의 질적 전환을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저주거제는 최저임금제와 유사한 개념으로 최소한의 주거면적, 시설, 환경 등을 정부와 자치단체가 뒷받침하는 정책을 기획, 시행, 재반영하는 것이다.

21일 서울시, 주택공사와 한국도시연구소 등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총 1431만여가구 중 침실 수나 화장실, 부엌 등이 정부가 정한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가구가 전체의 23.1%인 330만여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만여가구는 3인이상 가족이 단칸방에 거주하고 있었으며 화장실이나 부엌조차 없는 경우가 74만가구에 이른다. 이들은 이동식 공동화장실, 햇볕이 들지않는 습기찬 방, 비만 오면 넘치는 하수구때문에 불안한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도시연구소 홍인옥 박사는 “이들 가구중에는 계단 틈이나 지상에 4~6개 가구가 공동으로 쓰는 화장실을 만든 곳도 적지 않으며 지하에 화장실이 있는 경우 여름에 하수가 역류하는 등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특히 분진과 라돈, 석면 등으로 오염된 실내공기는 어린이들에게 두통과 설사, 호흡기질환을 유발하고 높은 거주자 밀도는 청소년들의 가출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경실련은 이와관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이라는 우리나라에서 아직도 많은 국민이 주택문제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주택보급률이 100% 달성된 만큼 이제는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보장하는 최저주거기준을 법제화하고 기준미달 가구를 줄이는 것을 정책과제로 삼는 등 주택정책 방향을 바꿀 시기가 됐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2001년 기존의 주택건설촉진법을 주택법으로 개정하는 과정에서 최저주거기준 조항을 법안에 포함시켰으나 재정부담을 우려하는 경제부처의 반대에 밀려 입법화하지 못했다.
차봉현기자 bh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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