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MF와 재건축, 그리고 안전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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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1-11-21
| 조회수 :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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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택경기와 규제완화?
IMF한파가 매서웁다. 주택경기를 꽁꽁 얼어 붙게 만들었다. 건축관련 규제를 완화하여 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모든 규제를 철폐하고 시장경제에 맞겨야 한다고도 한다. 주택경기는 고용창출이 큰 분야이므로 실업자 문제 해소차원에서도 지속 성장이 필요한 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관련산업의 경제활동을 선도하기 때문에 그 영향은 지대하다.
최근 설계사무소나 시공회사가 부도가 나서 주저 앉거나 아예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기도 한다. 필자와 잘알고 있는 모 건축사는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개설하였다. 이런 상황이 몇 달만 계속되면 폐업이 속출할 것이라고들 한다. 그나마 현상을 유지하는 경우도 감원과 연봉의 삭감을 감내하면서 버티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건축관련 규제, 특히 아파트에 관한 각종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절차적인 규제는 무슨 수를 써더라도 풀어야 한다. 사업승인 과정을 대폭 완화하고 불필요한 서류를 감축하여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주택사업자에게는 저렴한 택지를 공급하고, 장기저리의 금융지원이 필요하다. 세제혜택을 주며, 사업계획승인시 과도한 조건을 금하는 등 경제적 이익이 보장되어야 한다. 실수요자의 구매력을 높이기 위한 주택금융 지원을 확대 알선하고, 채권 입찰한도 비율을 완화하거나 전면 보류하는 등의 지원정책이 뒷받침 될때 주택경기는 되살아 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을 도외시하고 건축물의 용적을 완화하거나 세대수의 증가만을 고려한 관계규정의 해제만을 고려한다면 대단히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는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 아무 생각없이 도시를 관리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도시는 당대에 완성해야할 대상이 아니다. 후손들을 위하여 개발의 여지를 남겨두어야 한다. 개발 일변도의 정책이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일으켰는지 우리 세대가 경험하지 않았던가? 급할수록 천천히 진행해야 한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 장래의 모든 걸 포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자칫잘못 판단하면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遇)를 범하기 쉽다.
한번 잘못 들어선 건축물이 다시 건축되어지기까지 몇 십년이 걸리기 때문에 그 건축물이 존재하는한 문제 또한 상존할 수밖에 없다. 그 피해는 그 건축과 전혀 상관 없는 제3자가 감내해야 한다는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건축규제를 푼다면 어떤 부분을 어떻게 풀어야 하는가? 주거환경이 열악해지더라도 용적을 확대하는 것이 옳은가? 자연경관이 훼손되더라도 고층· 고밀의 개발이 바람직한 것인가? 멀쩡한 아파트를 헐고 재건축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경제활동을 창출하는 것인가?
이를 결정해야할 정책입안자들의 심정은 마치 우산장사와 얼음장사를 둔 부모의 심정과 같을 것이다. 비가 오면 우산장사야 좋겠지만 얼음장사는 공칠 수밖에 없지 않은가.
□ 재건축과 도시문제
재건축은 경제적 이익이 있을 경우에 추진되는 사업이다. 적은 부담으로 넓고 양호한 아파트로 입주가 약속된다면 재건축을 마다할 수 없는 일이다. 기존의 공동주택 대부분이 200%미만의 용적으로 건립되어 있어 300%이상 용적으로 재건축할 경우 1.5배 내지 2배이상의 바닥면적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재건축의 메리트다. 증가되는 바닥면적중 일부 세대의 분양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고도 이익이 있다는 것이다. 강남의 모 아파트의 경우 이사비만 무이자로 1억5천만원을 제공한 시공자도 있었다. 그만큼의 이익이 있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다양한 조건을 걸고 경쟁적으로 재건축을 부추겼다. 최근에는 재건축·재개발 모두 주춤한 상태다. IMF가 모든 것을 얼어붙게 하였다.
그 동안의 재건축이 주택 보급율에 기여한바가 적지 않았다. 서울시의 경우 1985년도 50.6%의 주택보급율이 1997년도말 70.1%의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반면에 부작용도 적지 않았다. 부족한 도시기반시설에의 과부하, 교통·문화·청소 등 주거환경의 악화, 도시경관의 훼손 등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게 된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자원의 낭비와 환경공해를 유발하는 차원에서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건축물의 수명은 보통 50여년이 되는데 경제논리에 의해 20년마다 이루어지는 재건축으로 30년의 가용기간을 낭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기존 건물의 철거와 새로운 건축행위로 발생되는 폐자재가 1호당 약 50톤(철거시 40톤, 신축시 10톤)정도가 되는데 이는 한 가정에서 30년 동안 발생한 양과 버금가는 양이 발생되어 환경문제를 발생한다. 개인적인 손실은 물론 엄청난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주택 200만호 건립정책의 일환으로 '90년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이 300%에서 400%로 완화되고 기타 기준도 완화되었다. '92년부터 '96년도까지 서울시안에 사업승인된 300세대이상인 단지 100개소에 대한 개발밀도를 살펴보면 300%미만이 46개단지, 300%에서 330%가 19개 단지, 330% 초과가 35개단지에 이르고 있다. 서울시 총 면적 605.58㎢중 시가화 가능면적 382.51㎢의 75.5%인 288.84㎢가 일반주거지역인('98. 4현재)점을 감안한다면 구릉지나 한강변, 저층주택지 등 가릴 것 없이 서울시 전지역이 법정 최대한도의 개발을 요구하는 민원에 시달릴 것은 뻔하다. 건축심의나 사전결정을 통해서 어느 정도의 조정은 할 수 있으리라 보지만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 없이 행정지도만으로 제어한다는 것은 불만과 불신이라는 또 다른 행정 역기능을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밀도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일반주거지역과 준공업지역에 건축하는 공동주택에 대한 용적률을 300% 이하로 제한하는 서울시 건축조례가 '98. 4. 30자로 개정 공포되었다. 이와 관계없이 1종·2종·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이 세분되면 더 낮은 밀도를 적용받아야 한다. 그러나 일반주거지역의 용도지역의 세분은 더딜 수밖에 없다. 일반 건축물의 용적률도 1종·2종·3종으로 구분하기 전까지 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인 400%가 적용되지만 2001년부터는 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적률인 300%를 적용하는 쪽으로 개정되므로 한가지 문제는 잠재울 수 있으리라 본다.
□ 안전진단절차 규정의 변경?
'97년도 초반 저밀도 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사회적인 여론이 비등해지면서 재건축 전반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과다한 용적률과 무계획적인 개발 등 많은 문제점이 제기 되었는데 그 중 재건축의 허용기간과 안전진단에 대한 문제도 집중적으로 거론되었다. 서울시의 경우 '96년말 현재 20년 미만의 재건축이 64.4%나 차지하고 있으며 15년 미만의 경우도 24.8%인 115건에 이르고 있다. 설령 20년이 넘는 경우라도 재건축이 필요한가 의문스러운 건축물도 없지 않았다.
20년 미만인 건축물은 안전진단 결과에 의해 재건축여부를 결정 짓는다. 문제는 사업자가 선정한 진단전문기관이 비용을 부담하는 사업자의 의사에 반한 안전진단결과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형식적인 안전진단 결과가 무분별한 재건축을 부추겼다.
'97. 12. 13일 주택건설촉진법이 개정되면서 안전진단의 절차규정이 바뀌게 되었다. '98. 4. 30자 동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그 절차가 확정되고 효력이 발생하게 되었다.
종전과 달라진 규정을 살펴보면 재건축하고자 하는 건축물이 안전진단 대상이 되는가를 사업승인권자에게 먼저 확인시켜야 된다는 것이다. 주택의 구조상 명백히 사용금지 대상이거나 천재·지변 등 주택이 붕괴되는 등 재건축의 필요성이 확인된 경우는 안전진단 절차 없이 사업승인이 가능하게 하면서 재건축이 명백히 필요없는 경우는 안전진단절차를 거치지 않게하고 사업 추진을 중지시킨다는 것이다. 만약 사업승인권자가 재건축 여부의 판단이 어려울 경우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의한 안전진단전문기관 또는 시설안전기술공단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중 사업승인권자가 지정하는 기관으로 하여금 안전진단을 실시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제도의 변경은 무분별한 재건축의 추진을 줄어들게 할 것이다. 재건축을 억제하겠다는 정책이 아니다. 반드시 필요한 곳에서만 재건축이 이루어지도록 유도하자는 것이다. 혹이나 멀쩡한 건축물을 재건축하기 위해 유지관리를 소홀히 하여 노후화를 가속시킬지도 모른다. 아무리 훌륭한 제도일지라도 경제논리 앞에서는 무력화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PLUS 9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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