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의 안면방해 - 손해배상 청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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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1-12-12
| 조회수 : 9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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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오늘날의 우리나라 사람들을 표현할 때 모래알 같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비교적 공동생활에 익숙하지가 않은 편이다. 개인주의 이기주의가 팽배한 것도 그 원인의 하나일 것이다. 옛날은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부락 단위나 씨족 단위의 공동체 속에서 개인은 공동체의 목적달성을 위한 하나의 도구로만 쓰여질 뿐 이였다. 두레, 품앗이, 계(契) 등 상호부조가 최선의 미덕인 사회가 우리들의 조상들이 살았던 사회였던 것이다. 우리나라의 최초 공동주택은 1960년대 초에 건립된 마포 아파트이다. 그 후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50%를 상회하고 있으며, 연립 주택, 다세대 주택, 다가구 주택, 오피스텔 까지 공동생활 형태의 주거가 전체 주거의 80 - 90%를 넘을 정도로 변했다. 그럼에도 공동생활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들의 생활 습관 때문에 안면방해 등 사생활 침해의 불편을 겪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이다. 마을의 지도자인 향장(鄕長)이나 촌장(村長)들이 있어 질서 유지를 할 수도 없고, 결국에는 스스로 제정한 규범을 준수하는데 있다.
올바른 공동생활은 교육에서부터 출발한다. 교육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어릴 적부터 몸에 배여야 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요즘 MBC의 '이경규가 간다'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방영 중인 공중 도덕심에 관한 실험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교통 질서 지키기와 공원 등 공공시설에서 우산 등을 빌려주고 얼마만큼 회수되는가를 한.일간의 비교를 통해 보여주고 있는데 얼굴이 화끈거려 볼 수가 없었다. 창피하였다. 아마 그 방송을 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생각할 때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었을 것이다. 그 방송 덕분에 건널목 우선 멈춤은 철두철미하게 지킨다는 사람들이 많이 늘었다니 다행이다.
고려대 총장이신 홍일식 교수님의 강연에서 들은 이야기다. 홍제동 등산길을 하산하다가 어머니를 따르던 어린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껍질을 무의식적으로 버리는 것을 발견하고 뒤따르던 교수께서 직접 껍질을 주워 아이에게 주면서 함부로 버리지 말라고 타일렀더니 아이의 젊은 어머니가 웬 참견이냐는 식으로 아니꼬운 눈초리로 쳐다 보더라는 것이다. 한번은 공중 목욕탕에서 씨끄럽게 장난치는 아이들을 나무랐더니 그 아이의 아버지되는 젊은 사람이 '애야, 할아버지 근처에서 놀지 말고 이 쪽에서 놀아라'라고 하는 것이다. 한편 일본의 신간센 열차 속에서 후지산을 지나칠 때 어린 아이 하나가 갑자기 후지산이 보인다고 소리를 치는 바람에 조용하던 열차 내부의 분위기를 깨어졌다. 아이의 어머니는 아이를 데리고 열차 밖으로 나가더니 눈물이 나도록 혼을 낸 뒤 아이를 데리고 좌석마다 찾아 잘못했다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았다. 그냥 아이들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데 일일이 잘못을 비는 그녀는 아이에게 그 사실을 영원히 기억하게 하기 위한 교육적인 의도가 따로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위의 두가지 사례의 아이들이 자라서 각기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더불어 함께 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동주택의 생활에서 웃지 못할 일들이 많이 일어 날 것이다. 한밤중에 벌어진 부부싸움, 고성방가,피아노 소리, 벽에 못박는 소리, 강아지 소리, 고장난 세탁기 소리 등 이웃을 괴롭히는 이러한 소음들에 대한 진정이 끊이질 않는다. 거실에서 꼬마들이 축구라도 하는 날이면 신경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불고기 파티를 하면서 숯불을 피우는가 하면 청소를 하지 않아 썩는 냄새가 진동하는 경우도 있다. 처음엔 젊잔케 이야기가 되겠지만 한두 번 말로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싸움으로 번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모든 것들을 '생활 방해' '안온 방해'라고 부르는데 민법 제217조 규정에선 이에 대하여 보호를 받을 수 있는 강제 규정을 두고 있다. 토지나 건물의 소유자는 매연, 열 기체(熱氣體), 액체, 음향, 진동 기타 이와 유사한 것으로부터 이웃 토지나 건물의 사용을 방해하거나 생활에 고통을 주지 않도록 적당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 계속적으로 이웃에게 방해를 줄 경우 인접 피해자는 방해 배제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또 이로 인해 입은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청구 행위도 일상의 공동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사항인 경우는 불가하다. 사소한 일까지 소송을 통해 해결하려는 그 자체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방해 배제 청구권이라 함은 참고 견딜만한 정도를 벗어나지 않도록 적당한 조치를 취할 것을 강제하는 것이며, 그 자체로 해결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아예 생활 방해 자체의 제거를 청구할 수도 있다.
공동 주택 단지에는 관리 규약을 정하여 이를 적절히 통제한다. 공동주택관리령 제9조에 의하면 입주자의 1/10이상이 제안하여 입주자의 1/2이상이 찬성하면 관리 규약의 작성과 개정이 가능하다. 규약의 내용은 입주자의 권리와 의무,관리비 등을 다루고 있으며, 공동생활의 질서를 문란하게 한 자에 대한 조치 방법을 정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사는 어떤 의원 부인이 이웃집에서 키우고 있는 개 때문에 도저히 살 수가 없으니 개 사육을 금지 시키고 그 동안의 손해를 배상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다.(중앙일보 1997.7.9) 지난해 5월 그 부인의 이웃집에 도사견과 독일 산 셰퍼드 등 7마리의 개를 데리고 이사를 오면서 사건이 시작되었다. 개를 가둔 축사가 안방과 불과 8m 거리밖에 되지 않는데 밤마다 7마리가 짖어대는 바람에 대입시를 준비 중인 자녀와 고혈압을 앓고있는 노모가 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는 등 생활 방해를 참다못해 소송을 제기 하였다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과 함께 수 차례에 걸쳐 축사를 옮겨달라고 요구를 하였으나 개 주인이 들은 척도 않았다는 것이다. 이를 참다못해 개 사육 금지와 지난 470일 동안 매일 5만원씩 계산하여 2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1차 심판에서는 청구가 기각되었다고 했다.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기다려 볼 뿐이다.
규정이나 법규가 전부는 아니다. 사람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도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그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제력은 결코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엄격한 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부모가 앞장서지 않는 교육은 아무 효력이 없다. 어미 게가 옆으로 가면서 아기 게 더러 옆으로 긴다고 나무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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