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개발은 무조건 싫다?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1-12-12 | 조회수 : 970


이 사회는 결코 혼자만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서로 어울려 더불어 살아가게끔 되어 있는 게 세상이다. 혼자 사는 것 보다 부부가 함께 사는 게 좋고, 백짓장도 맞들면 낳다. 아무리 어려운 일도 여럿이 머리를 맞대면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줄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울려 살기를 주저하고 있다. 모래알은 그 하나하나가 아름답고 단단하지만 뭉쳐지지 않으면 그저 모래로 남을 뿐이다. 함께 산다는 것은 교육이나 훈련을 통해서 익숙해지게 된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을 거쳐 사회에 나오기까지 공동생활 틀에서 지냈음에도 공동생활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제대로 받은 기억이 없다.
음식점에서 마구 떠드는 아이를 보고 대견스러워 하는 부모가 있는 한 어쩔 수 없다. 목욕탕에서 수영을 하는 아이를 나무라는 사람이 없다면 희망이 없다. 독불장군으로 키우기 원한다면 그가 성장하더라도 결코 더불어 살 수 없다. 그런 교육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들이 협동이나 타협, 양보 등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도심에는 조그만 짜투리 땅들이 많다. 각각의 필지에 건축물을 건축하는 것 보다도 짜투리 땅을 합하여 하나의 건축물로 건축하면 그 활용도를 훨씬 높일 수가 있다. 계단이나 화장실 보일라실 주차장 등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으며, 전용공간도 각각 건축할 때보다 훨씬 넓게 사용할 수가 있다.
건축법 제50조 규정에 의하면 인접 대지와의 사이에 최소 50cm이상의 공지를 확보하도록 되어 있는데 두 건물 사이는 최소 1m이상을 띄워야 한다. 공동개발을 하거나 합벽 건축(대지 경계선에 양쪽 건축물의 외벽을 붙여 건축하되 건축물의 소유는 각각 소유함)할 때는 1m의 공간을 띄우지 않아도 된다.
파리나 베를린 등 유럽 도시의 건축물은 거의가 합벽 건축으로 되어 있다. 물론 합벽 건축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나 대지의 여건상 합벽 건축이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당사자간의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언제든지 합벽 건축이 가능하다.

도시설계지구는 일정 구역을 정하여 건축설계 하듯이 미리 도시의 공간과 규모 등을 계획하여 그 계획에 맞추어 건축을 하도록 정해진 지구를 말한다.
도시설계 기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이 들어서도록 구획된 지역은 소규모 필지일 경우는 2필지 이상을 서로 합쳐서 하나의 건축물로 건축하게 하거나 합벽 건축을 유도 하고 있다.
이 때 공동개발이나 합벽 개발에 해당되는 한 사람이라도 동의 하지 않을 때 건축이 불가능하다. 각자의 사업계획과 경제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협의 과정이 쉽지는 않다. 또한 개발 방법이나 사후 개발 면적의 사용에 대한 협의 등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쉽게 타협이 안된다. 그러나 건축을 하겠다는 공통된 인식만 있다면 어떤 방법으로든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문제는 한쪽에서 협의 자체를 거부하는데 있다.
이 경우 대안이 없다.
토嗤?매각할 의사도, 건축할 의사도 없는 경우 행정기관이 이를 강제할 방법이 전혀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해당사자간의 협의를 중재하기도 하지만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그 때는 도시설계 내용을 조정하여 당초 의도와 달리 소규모 개발을 허용할 수 밖에 없는 고민이 따른다.

문제는 남의 어려운 여건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구하겠다는 것이다. 시세의 3배 또는 5배 이상을 요구하며 매각할 목적으로 협의를 거부하는 사례가 많다.
반대로 본인의 의사와 전혀 관계 없이 대기업이 주위의 토지를 매수하면서 헐값에 팔기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 현재의 형편상 이사를 떠나거나 다른 사업을 구상할 여건이 아님에도 인접지의 개발계획에 무조건 희생을 강요 당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러한 모든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서로 한발씩 물러서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어느날 한 통의 진정서를 받았다.
강남구 S동의 도시설계지구내에 4필지 공동개발로 묶인 한 필지 소유자가 제출한 진정서였다. 나머지 3필지는 한 사람이 소유하고 있는데 자신의 필지를 제하고 3필지만 공동개발 하려하니 진정인의 필지를 포함해서 공동개발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 이였다. 현시세 이하로 토지를 매수하려다가 협의가 결렬되자 자신의 필지를 공동개발에서 제외하려 한다는 것 이였다. 한편 3필지 소유자가 신청한 공동개발 조정 신청 사유를 보니 공동개발을 하자 해도 반대를 하고, 토지를 매입하려 해도 현 시세의 3배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도저히 공동개발이 불가하므로 자신의 3필지만 개발하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몇 개 월 이내에 건축허가를 받지 못할 경우 토지초과이득세를 물어야 하므로 어쩔 수 없다는 내용 이였다.
참으로 답답한 상황 이였다.
공동개발 조정 신청자에게 한번 더 협상을 하도록 요구하였다. 한편 진정인에게는 토지 매각은 당사자간에 해결해야 할 민사적인 문제로 행정기관이 관여 하지 않음을 알려 주고, 공동개발의 조정은 도시 설계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조정이 가능함을 통보하였다. 그 후 시간이 지난 후 양자간에 적당한 선에서 합의가 되어 공동개발 하는 것으로 해결되었지만 왠지 씁쓸한 기분 이였다.

세상에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럿 있지만 남의 약점을 이용하여 치사하게 번 돈은 결코 삶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 부당한 재물은 인생을 살찌우기 보다 망치는데 사용되어진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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