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사감리제도 - 어떻게 되어야 하는가? |
|
|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2-5-15
| 조회수 : 463
|
|
|
|
[문] 공사감리제도의 도입배경과 그 기능은?
● 공사감리제도의 변천과정 우리나라 건축법에서 공사감리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72년이다. 초기에는 상징적인 의미만 갖고 있었을 뿐 특별한 역할을 담당하지 못했다. 1986년 독립기념관 화재사건은 공사감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다음해 '건설기술관리법(이하 '건기법')'이 제정되었다. 건축사의 공사감리에서 전문감리회사 제도가 도입되면서부터 일정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품질과 성능을 확보하는데 일조를 했다. 1994년에는 공동주택에 대한 공사감리제도를 강화하였다. 300세대 미만은 건축사가, 그 이상은 건기법에 의한 감리전문회사가 하도록 하면서부터 공사감리의 공공성을 확보하는데 일조를 했었던 것이다.
문제는 중소형 건축물이다. 말이 공사감리이지 품질이나 성능확보보다는 위법을 방지하는 역할이 감리의 전부가 될 지경이었다. 그러니 공사감리자를 바라보는 눈이 고울 리가 없었다. 공무원도 마찬가지였다. 위법과 비리는 결코 떼어놓을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공무원의 역할을 줄이고 공사감리자에게 경찰권을 부여하였다.
공사감리자는 설계도서대로 시공되는지 여부를 지도·감독하는 자이기 때문에 위법에 대한 조치는 당연히 공사감리자의 몫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그러하지 못했다. 건축사를 꽉 잡고 있는 소위 집장사들은 공무원의 현장확인 제도가 없어짐을 기화로 위법을 자행하고, 이를 따지는 건축사는 아예 설계를 맡기지 않았다. 그러니 위법이 늘어났으면 났지 줄어들 리가 없었다. 1977년에 주택의 준공은 설계자가 아닌 제3의 건축사 3인이 연대서명('연서'라는 말이 이 때 생김) 하여 하도록 했다. 나중에는 서로 눈감아 주는 조건으로 연서함으로 위법은 줄어들 줄을 몰랐고 연좌제라는 이유로 1980년 폐지되고 만다. 그후 1983년 필자가 강동구에 있을 때 설계·감리를 시범적으로 구분하였다. 설계자와 감리자 각각 감리와 설계를 할 수 없도록 함으로 집장사로부터 자유로운 감리가 가능했고, 위법을 감소시키는데 성공적이었다. 그해 서울시와 전국으로 제도를 확대 실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얼마가지 못해 공사감리자들이 집장사들의 유혹에 빠져 몰래 설계를 하면서 변질되기 시작했다. 결국 1994년 행정쇄신위원회의 결정에 의해 이 제도마저 강제적으로 폐지하고 말았다. 그 일로 공사감리비를 따로 받을 수가 없게 되었고, 도장만 찍는 공사감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위법이 줄지 않음은 당연한 결과였다. 서울시는 1999년 특단의 조치를 하였다. 사용승인을 받기 전에 특별검사원으로 하여금 현장을 확인하고 사용승인을 신청하게 한 것이었다. 위법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너무 꼼꼼하게 점검을 한다해서 일부 설계자들의 불만이 없지 않았다. 시민의 세금으로 개인 건축물의 위법을 감시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할 일이지만 위법을 감소시켰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 공사감리중간보고서와 감리자의 역할 중간검사 제도는 건축물의 시공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함보다는 건폐율·대지 안의 공지·높이 등 건축기준의 적합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1972년 처음 도입된 제도이다. 초기에는 위법을 줄이는데 어느 정도 기여를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간검사를 위한 공무원의 현장확인과정에서 금품수수등 부조리가 생기고, 그 자체가 형식적인 절차로 전락하게 되었다. 그래서 1995년 이 를 폐지하고 공사감리자가 작성한 감리보고서를 허가기관에 보고하게 하였다. 그것도 역시 형식적일 수밖에 없었다. 결국 1999년 사용승인신청시 일괄해서 보고하도록 했다. 소규모 건축물은 공사감리비도 제대로 받지도 못할뿐아니라, 설계자가 공사감리업무까지 수행해야 하는 현실에서 정작 공사감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순기능이 없지는 않았다. 단열재에 대한 중간검사제도가 1986년 도입되어 1994년 폐지될 때까지 과정을 보자. 처음 도입당시에는 10mm 발포포장재에 비닐 한겹을 걸치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나중에는 공무원이 간섭하지 않더라도 50mm 단열재를 제대로 설치했던 것이다.
● 공동주택 공사감리 대상의 축소 1999년 건교부는 공동주택의 타일·돌, 도장 및 도배, 유리·가구·주방용구·위생기구등 13개 마감공정을 공사감리대상에서 제외시켜버렸다. 문제는 그 공종 대부분이 주요 하자대상이라는 점이다. 실무자는 구조부문 등 중요한 부분의 감리를 강화시키고, 제외된 공정에 대하여는 입주자로 하여금 사용검사전 사전점검제를 통해 확인케 함으로 오히려 시공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는 것이었다. 이제 그 대상 아파트가 사용승인 단계에 있다. 정말 건교부의 말처럼 그렇게 될 것인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2∼3년 동안 발생하는 하자를 조사해보면 금방 들통 날 일이기 때문이다.
● 공사감리 제도의 미래 건축물의 품질보증 장치가 마련된다면 공사감리 제도는 폐지되어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 그런 날이 올 것이다. 그 날이 오기까지는 공사감리제도가 존속되는 것이 옳다. 그러나 지금처럼 위법방지를 위한 공사감리는 재고되어야 한다. 법과 제도를 탓하고, 공무원·집장사·건축주만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공사감리자가 자신의 고유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에 의해 새로운 제도가 나올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건축인의 자리를 더 이상 지키기가 어렵다. (poar 2002.05)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