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새로 시작하는 삶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2-2-2 | 조회수 : 1090


만약에 말입니다. 가는 세월만 붙잡을 수만 있다면, 아마 떼돈을 벌게 될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난 시간에 대한 미련과 후회를 갖고 있습니다. "그 때 조금 더 잘할 걸, 실수하지 말 걸" 반성을 하면서 지난 세월을 아쉬워합니다.  

나 또한 그런 부류의 한 사람입니다. 지난 50년 동안 무엇을 하면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먹고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변명으로 합리화 해 보지만, 되돌아보면 앞 뒤 가리지 못하고 살아온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구세군의 자선냄비 앞에서 만원을 내어야 하나 천원을 내어야 하나를 고민하고, 지하철에서 노약자가 오르면 누가 내대신 먼저 일어서 주지 않는가를 기다리는 비겁한 자가 되고 말았습니다. 친구들의 모임에는 시간 없다면서 상급자의 호출에는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가고, 힘없는 자에게는 엄격하고, 권력자에게는 관대해 하는 해바라기 같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예의염치를 잃어버린 한없이 이기적인 모습의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제 인생의 반 백년을 지난 지금, 그런 과거의 추한 모습에서 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영영 구제받지 못할 속물이 될 것 같은 두려움에 새로운 각오를 다져 봅니다. 작심삼일이라고 얼마를 갈지 모르지만, 그래도 시작하지 않은 것보다는 훨씬 나은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 몇 가지를 실천하고자 합니다.
먼저 하루의 시작은 새벽 기도로 열고자 합니다. 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구원과 평안을 기도하렵니다. 그리고 일기를 쓰고 싶습니다. 매일의 반성을 통해서 자신을 다잡을 수 있을테니까요.
그리고 정말 하고 싶은 것은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하는 일입니다. 초등학교의 친구들에게, 옛날 함께 하였던 동료들에게, 먼 친척에게 편지를 쓸 수 없다면 전화라도 한번씩 걸어 보는 일입니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설레입니다. 가슴이 콩닥콩닥, 두근두근, 흥분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일이 처음에는 어색할지도 모르겠지요.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온갖 유혹과 방해가 따르겠지요. 그렇지만 시작해 보렵니다. 지금!(Essay 2002.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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