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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박 철 등록일 : 2002-8-16 조회수 : 6844
   
  학교 : 중앙대학교대학원   학과: 건축공학과
  과정 : 석사

제목 : 건축사 용역의 범위와 대가 기준에 대한 소고




1. 들어가는 말

  1999년 건축 문화의 행사를 마치고 밀레니엄을 맞이한다고 열광하던 2000년이 시작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02년도 중반으로 들어서고 있다.
  실무에서 IMF를 겪으며 건축 경기는 어둠 속을 헤매고 있는 것처럼 보였고 정작 건축을 위해 봉사하고 사회에 공헌을 해야 할 전문 기술 인력들은 건축을 떠나고 있다. 더구나 지금 건축 현실은 조건의 악화로 인해 남은 사람들마저 상실감, 허탈감, 허무감 등에 사로잡혀 그 좋아하던 건축에 회의를 느끼니 '건축 문화의 해'의 표어인 "건축은 삶의 터전, 문화의 바탕" 이라는 말은 얼마나 공허한 것이었던가? 이렇듯 우리는 국제화, 개방화, 정보화 시대에 오히려 건축가들은 최악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생존을 위해 발버둥쳐야 하니 모두들 살아남기 위해서는 의식을 전환해야하고 체질을 개선해야하고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외쳐대지만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해야 근본적인 처방이 되고 자질 향상이 되고 문제해결이 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결국 기업이나 직장은 서비스에 대한 대가 혹은 물품 판매에 대한 이윤의 정도에 따라서 경제적인 삶의 정도가 해결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남은 건축 인들의 경제적 환경과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건축사 용역의 범위와 대가 기준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2. 건축의 현실

  건축은 창작이고 예술이고 삶의 터전이고, 문화의 바탕이다. 건축가는 그 주역으로 누가 뭐라 해도 건축을 작곡하고 지휘하는 전문가이고 엘리트이다. 그런데도 왜 건축은 잡탕이 되어가고 건축가는 자꾸 초라해지는가..작가 정신이 부족해서도 아니고 실력이 없어서도 아니다. 얘기하기는 싫지만 건축의 시작이 수주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것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권력과 자본의 시녀가 될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작가정신이 좀 있다는 사람은 오불관언하며 냉수를 마시고 있고, 상술이 뛰어난 사람은 거상으로 크고 있으며, 보통 사람들은 공무원을 대행하는 조사검사라도 하여 생존하려니 전문가가 아니라 공무원의 방패로 전락되고 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설계경기라는 이름 하에 고귀한 전문능력과 피나는 노동력을 착취하고 있으며,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명목으로 온갖 아이디어를 사전에 받아보려고 하고 경쟁을 통해 최소의 대가를 주며 적당히 건축을 끝내고자 한다. 권력과 자본의 행태가 어제 오늘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점점 더 그 구조적인 힘은 제도적으로 구색을 갖추어가고 있고, 건축사에게 돌아오는 현실적인 폐해는 더하면 더해가지 나아질 기미가 없다.
  얼마나 많은 우수한 인력들이 한번의 기회를 얻기 위해 현상설계에 목숨을 걸며 밤을 새고 피를 말리고 있는가. 이안 저안 만들어 집행관의 자본의 비위를 맞추면서 언제까지 작품을 만들기 위한 필요 과정이라고 대범하게 웃을 수 있겠는가. 건축을 만들 기회를 얻는 과정은 정말 말로 옮기기가 싫을 정도이다. 기회를 얻고 난 다음의 설계나 감리과정에서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건축사. 주는 대로 받을 수밖에 없는 대가. 그러면서도 일이 잘못되면 건축을 망치는 주역으로 걸핏하면 뉴스에 오른다.
  아픈 곳을 찔러 안됐지만 나는 유명하니까 그렇게까지는 안 해도 일이 많이 들어온다며 헛기침을 하거나 현상 당선 율이 높아 비굴하지 않아도 잘 나간다는 사무실이 몇이나 될까.
  그리고 설계 사무소에서 건축에 대한 창작과 실무를 담당하는 건축인들 역시 누가 보드래도 대학을 졸업한 고급 두뇌들이며 건축을 사랑하는 진정한 직업인들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과 설계 사무소 수입의 근원인 설계비 책정 문제는 항상 이들을 경제적으로 열악하게 만들고 가정의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무능한 가장의 길로 몰아가고 있다. 한 분야에서 꾸준하고 부단한 노력으로 시행착오의 반복을 경험한 높은 수준의 경력 건축 인들이 건축에서 등을 돌리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은 년차가 낮은 경험 부족의, 아직 미완성 단계의 건축 인들로 하여금 경제적이고 높은 수준의 미적, 공간적 기능을 끌어낼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다. 더 나아가 건축 환경의 공해로 이어져 한국의 높은 문화와 정신을 창달하는데 역할수행을 할 수없게 만들뿐만 아니라, 한국 것이 아닌 외국의 사례나 경험을 모방하고 베끼는 수준의 문화 후진국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게 하는 것이다.

3. 현행 법규의 문제점(건축사 용역의 범위와 대가 기준)

  건설교통부 공고로 건축사법 19조의 3규정에 의해 건축사 용역의 범위와 대가 기준이 6월 5일 법제화되었다. 그 동안 설계비용을 건축주의 의도와 의사에 따라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서비스 요금을 받아가며 회사를 유지해야 했던 것에 비하면 조금 더 나아진 방법이다. 그리고 비교적 상세하고 절차에 따른 건축설계 및 감리비용 산정 방식이었다.
  하지만 실무를 하는 입장에서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이 있다. 그것은 건축사를 배출하는 현행 시험제도의 문제점(2달 정도 학원을 다녀서 건축사를 취득)으로 인한 건축에 대한 정확한 사고와 직업관을 가지지 못하는 불량 건축가의 대량 설계 사무소 개업이다.
  이것은 건축을 사랑하고 진정으로 건축을 위해 삶을 살아가는 건축 인들의 단합을 해칠뿐더러 불량 주택 건축업자의 이해와 맞물려 불량건축에 한몫을 하는 것이다. 이들은 설계에 대한 기술적인 지식도 부족할뿐더러 여전히 소위 '업자'라는 사람과의 공생관계로 덤핑의 소지가 있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되면 비전문가인 건축주는 혼란스럽게 되고 저질의 건축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이다. 이에 필자는 건축사 용역의 범위와 대가 기준을 법적인 강제성 있는 제도로 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강제규정에 의해 소득 및 세금신고를 해야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현재 건축 인들의 생계를 보장하고 세제의 투명성, 건축주로 하여금 양질의 서비스를 받게 할 수 있는 기초인 때문이다.

4. 설계 계약의 분리

  사업주들은 사업성을 검토해야만 자금을 투자하고 일의 진행을 시킬 수 있다. 현재 건축사 사무소 주변으로는 건설회사 및 시행자의 난립으로 인해 건축사들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하면서 내부 인원들의 경제력을 착취해가며 많은 계획안들을 전문성을 살리고 위상을 높이는 입장에서 설계 계약을 계획 설계와 실시설계로 분리해서 해야한다는 것이다. 의사는 진찰비부터 시작하여 병이 낫건 안 낫건 보수를 받고 변호사는 소송비용을 선불로 받아야 일에 착수하고 소송에 이기면 성과급을 받는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건축사들의 사업성 검토는 분명 서비스 행위이며 수입 없는 계획안의 무한검토는 유능한 회사의 몰락과 직원들이 실직 사태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적 낭비다. 그리고 부동산 브로커들의 막대한 이윤에 대한 세금 확보의 차원에서라도 건축사 협회뿐만 아니라 건설 교통부에서도 서둘러야 한다. 법을 만드는 공무원이나 건축에 종사하는 공무원 역시 진정으로 건축을 사랑하고 문화 발전에 창달하려는 사람들을 도와야 하며 실력 없는 건축가들이 도태되고 사라지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축은 불행해질 수밖에 없고 문화는 후진성을 면할 수 없으며 공무원 역시 거기에 한 몫을 한 부류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5. 법규의 문제점에 대한 제의

  이 시대의 구조적 불합리는 구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국민의 지적재산도 보호받아야 할 귀중한 자원이다. 누구에게도 헛되게 착취당할 수는 없다. 이제라도 늦지 않다. 어떤 명목으로도 계획 설계를 대가 없이 해주지 않기 운동만이라도 협회에서 구체적으로 벌이자. 건축사의 노래를 제정하고 건축사 대회에 모여 아무리 목청을 높여 불러도 소용없다. 아무리 무한경쟁시대라 하더라도 일을 수주하기 위해 무한착취당하는 것은 스스로 막을 수 있어야 한다. 그 노력을 정말 건축을 잘 만들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쪽에 기울여야 한다.
  이것만은 꼭 지켜나가도록 해보자. 협회에서 구체적으로 실천방법을 연구해서 하나씩이라도 시행될 수 있게 캠페인을 벌여 나가자.
  ⊙ 합당한 계획 설계비가 없으면 아무리 하고 싶어도 설계경기에 불참한다.
     - 공개경쟁, 지명경쟁에 따른 기준 설정, 계획 설계비 보수 기준 결정
  ⊙ 계약 전 계획 설계 서비스 어떠한 경우에도 거부한다.
     - 설계도가 아닌 규모검토 및 타당성조사 단계 보수 기준 결정,
     - 계획 설계 단계 보수 기준 시행
  ⊙ 설계자가 아니면 감리는 할 생각도 하지 말자.
     - 설계자의 감리책임 규정강화 시행
  나만이 살고자 하면 결국 모두가 죽는다. 같이 살아야 나도 산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건축설계나 감리를 공정하게 거래하자는 얘기다. 설계시장 개방으로 큰일은 외국건축사에게 빼앗기고 작은 일은 이래저래 당하고 있기만 할 것인가. 이것만 지켜진다면 당장은 어렵겠지만 곧 현상에 쏟았던 쓸데없는 노력을 실질적인 일에 쏟을 것이요, 계획 설계 서비스로 도용당했던 아이디어를 제값 받고 제공할 수 있을 것이며, 건축주가 무책임하게 시행했던 각종 설계경기가 줄어들 것이며, 있어도 충분한 참가비를 줄 것이고 자연스럽게 점차 실적과 평판 위주로 건축사를 고르게 될 테니 건축사는 그 실적 평가를 좋게 받으려고 새 일 쫓아다니는 헛고생 대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려는 풍토가 조성될 것이다. 그리하여 건축주는 가장 적합한 작가를 선정하여 제값 주고 정당한 건축서비스를 요구하게 될 것이며, 건축사는 책임 있게 건축을 완성하여 후손에게 넘겨주는 진정한 건축문화의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다.

6. 결어

  대학교육을 마친 엘리트 집단의 경제적 조건이 다른 분야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낮게 책정되어 있고 건축 실무를 맡은 고급인력들이 떠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는 우리에게 많은 유산을 남겼으며 그것은 결국 현재를 사는 우리로 하여금 한국인이라는 자부심과 후손들에게 교육의 장이, 또한 관광수입을 주는 기반을 만들어 주었다. 2002년 그러나 현재를 살아가는 건축 인들에겐 생계유지를 위한 수단일 뿐 후손에게 무엇을 물려줘야 할지 어떤 문화를 남겨야 할지 하는 여유 있는 생각은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건축가, 건축사협회, 법을 만드는 공무원 이 모두가 한 통속이 되어 역사를 단절시키고 후손에게 물려줄 것이 아무것도 없는 불량 장인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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