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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80년대 90년대의 ‘개발제일주의’ 시대를 잊지 못하는 것 같다. 나라 경제가 1997년 IMF 때보다 더 어렵다고 한다.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건축경기를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없지 않다. 최근 정부가 추진중인 각종 규제장치(특히 개발의욕을 저하시키는 용적률 규제)를 풀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그런데 필자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용인 난개발, 과도한 재개발.재건축을 경험하면서 더 이상 도시가 망가져서는 안된다는 사회적인 합의를 얻게 된다. 그 결과 정부가 「선계획-후개발」정책을 선언하게 된다. 그렇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 국토.도시;주택법령의 통합 개편 정부는 최근 국토.도시.주택 관련법령의 통.폐합을 거쳐, 「선계획-후개발」정책을 보다 구체화 시키고 있다. “국토기본법”,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주택법”등 법명조차 생소하다. 이들 법령은 서로가 연관성을 갖고 있는데, 잘 꿰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건축법과 도시계획법 체제의 전면 개편 지난 2000년 7월, 건축법에 있던 용적률.건폐율.용도제한 규정을 ‘도시계획법’으로 이관한 것은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지속 가능한 개발」, 「환경 친화적인 개발」, 그리고 「선계획-후개발」을 도시관리정책으로 선언했다.
일반주거지역의 종세분화 추진, 용적률의 하향조정, 지구단위계획 수립대상의 확대, 모든 도시계획에 대한 환경성 검토 등 새로 도입된 제도로 말미암아 건축업계는 이미 상당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국토기본법 ‘국토건설종합계획법’으로는 21세기에 요구되는 국토관리의 기본방향과 지침제시 기능이 미흡하여 개발과 환경이 조화된 「지속 가능한 국토발전」을 기본이념으로 한 “국토기본법”을 제정, 2003년 1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경쟁력 있는 국토여건을 조성하고, 「선계획-후개발」 원칙을 도입한 환경친화적인 국토관리를 통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2003년 1월 시행하는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은 종전 ‘도시계획법’과 ‘국토이용관리법’을 통합한 법이다. 이 법은 난개발의 주범이었던 준도시지역과 준농림지역을 통합하여 관리지역(전국토의 27%)으로 이름을 바꾸고, 그중 계획관리지역에만 공동주택을 건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선계획-후개발」의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그리고 기반시설의 용량에 따라 개발의 규모를 조정하는 소위 기반시설연동제를 도입하고, 경관계획 수립을 강조하는 등 개발에 대한 규제의 정도가 더욱 가중되었다.
♤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재개발.재건축사업 및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하나의 법령체계로 통합한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 2003년 7월부터 시행되는데, 이것도 철저히 「선계획-후개발」의 원칙으로 개편되었다. 이법의 특징은 재건축사업도 철저하게 도시계획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구 50만 이상의 도시는 「도시.주거환경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그 계획의 범위안에서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구역을 지정해야 한다. 이로 인한 재건축은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다.
♤주택법 2003년 11월 30일 시행되는 “주택법”에서도 난개발 방지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공동주택의 리모델링 활성화를 유도, 철거재건축을 지양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공동주택관리령’ 및 ‘공동주택관리규칙’을 폐지하고 “주택법시행령”과 “동시행규칙”에 통합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 「선계획-후개발」 정책에 대한 정부의 의지 2002년말 주택보급율이 100%를 넘었다. 물론 서울과 수도권 일대에는 그에 미치지 못하지만 종전처럼 공격적인 공급정책을 펴지 않아도 될 여유가 생긴 것은 분명하다. 세계적인 압력도 만만찮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Agenda 21」, 서울을 비롯한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도 이에 가입하고 「의제 21」을 선언하고 있다. 서울의 경우 개발용량을 감안해서 적정인구를 유지시키고, 주변환경과 자연경관을 고려하여 과도한 재개발.재건축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실천의지를 밝히고 있다. 「환경친화적인 개발」을 내건 「세계기후 협약」도 우리에게 멀리 안가서 개발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선계획-후개발」이 없었다는 말인가? 물론 계획은 없지 않았다. 용도지역.지구를 나누고, 세분하는 계획, 도로.공원.시장.학교 등의 도시기반시설을 설치하는 계획의 바탕 속에 개발을 허용하였던 점에서는 계획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구체적이지 않는 포괄적인(macro) 계획만으로 도시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건축법’이나 ‘주택건설촉진법’은 해당 필지에 대한 상세한(micro) 컨트롤은 가능하게 할지 모르지만 일정한 지역적인 문제나 국지적인 문제는 해결할 수가 없다. 그 중간단계(meso)의 새로운 계획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최근 개정된 관련법령에서 도입한 제1종 및 제2종 지구단위계획, 경관계획, 환경성 평가, 기반시설연동제,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 정비계획 등이 그것이다.
♤지구단위계획의 확대 지구단위계획구역의 면적은 따로 정한 바는 없지만 대개 1만㎡이상, 몇십만㎡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기존의 용도지역보다는 그 규모가 작다. 종전 준농림지역과 준도시지역을 통합한 관리지역안에 수립하는 제2종지구단위계획제도가 신설되었고, 제1종지구단위계획 지정 대상구역도 확대했다.
관리지역의 세분은 토지적성평가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도로.공원.학교 등 필요한 도시기반시설을 사업자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제2종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최소 개발단위를 30만㎡로 정함으로 과거 난개발 양태는 상당히 줄어 들 전망이다. 하지만 그만큼 개발은 어려워 질 전망이다.
♤ 기반시설연동제 개발규모를 제한하던가 아니면 필요한 기반시설을 사업자가 확보하는 제도를 기반시설연동제라 하는데, 기존 시가지 안에서 도저히 기반시설(도로, 상.하수도, 학교 등)을 추가 확보할 수 없을 경우 개발용적률을 1/2 범위 안에서 규제할 수 있고(개발밀도관리구역), 녹지지역.관리지역안에서는 개발은 허용하되, 그 개발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개발사업자가 부담해야 하는 제도(기반시설부담구역)이다. 어느 쪽이 되든지 개발비용을 증가시키는 원인이 된다는 점이다.
♤ 환경성 검토 도시관리계획이 지역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당해 도시계획의 결정ㆍ시행으로 인한 환경부하요인(환경오염, 기후변화, 생태계 및 주민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예측ㆍ분석하고 해소하거나 최소화함으로써 개발과 환경을 조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환경성 검토제도가 2000.7.1시행되는 도시계획법에 처음 도입되었다. 이 환경성검토를 하다보면 개발규모에 어떤 식으로든지 영향을 미칠 것이다.
♤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의 수립 인구 50만 이상의 시는 해당 도시안의 개발사업을 보다 체계적으로 컨트롤하기 위해 반드시 기본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재정비사업의 개략적 범위.단계별 추진계획.토지이용계획.용적률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다. 개별 사업은 기본계획의 범위 안에서 구체적인 정비계획을 수립하고 정비구역을 지정한다. 그리고 실시계획인가를 받아야만 사업을 수행할 수 있다. 3번의 계획과정에서 재건축사업은 상당부분 제약을 받으리라 본다.
▷ 변화에 대한 전문가의 역할 지금은 급변하는 시대다. 변해도 너무 변해서 탈이다. 한 두 개의 법률만 이해하면 되는 시대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법률체계를 이해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로 변해버렸다. 시스템의 변화, 새로운 규제, 이 변화에 순응하던가 아니면 도태되던가는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이러한 때 전문가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이다. (2003.09 건축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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