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가로 파고 드는 단란주점? |
|
|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1-12-12
| 조회수 : 1182
|
|
|
|
서울의 차량이 200만대를 넘었다. 질병으로 사망하는 숫자보다도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숫자가 더 많다고 한다. 교통사고 중 음주 운전으로 발생한 사고가 적지 않다. 용감무쌍한 사람들이 많다. 과음한 상태에서 교통경찰에 적발되지 않고 곡예 운전한 사실을 자랑스레 이야기하는 게 오늘날의 세태이다. 심지어는 음주 단속을 예고 하였음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강심장을 어떻게 해야 할까? 무면허에 음주운전에 뺑소니를 친 신 모 텔랜트 이야기가 언젠가 장안의 화재로 떠올랐다.농구 선수 허 모씨와 호랑나비의 가수 김 모씨까지 경쟁적으로 음주운전을 하여 눈총을 받았다. 요즘의 셀러리맨들은 집 가까이에 주차를 하고 간단히 한 잔 마시는 풍조가 유행하기 시작하였다. 2차는 가까운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을 찾는 실속파들도 많다. 춤과 노래를 일상생활의 하나로 여겨 온 우리 민족에게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은 가히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닐 수 없다.
후한서(後漢書) 동이전(東夷傳)에 우리 조상들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저녁이나 밤에 무리로 모여서 며칠씩 마시고 춤추고 노래한다'거나 '가무 음주를 낮과 밤을 쉬지 않는다'고 기록되어 있음을 볼 때 우리 민족은 원래부터 음악을 좋아하는 민족임이 분명하다. 김덕수씨의 사물놀이 패가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는 소식에 우리 민족의 음악성에 대해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타악기만으로 그토록 다양한 선율을 표현할 수 있는 민족은 아마 우리나라 사람 뿐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 민족은 일을 하면서도 장례를 치르면서도 노래를 빼놓지 않는다. 삶 그 자체가 노래로 승화된 민족이 바로 우리나라 사람인 것이다. 일본에서 발명한 노래방 기기가 우리나라에서 히트를 친 것도 가무음율(歌舞音律)을 즐기는 우리 민족성에 딱히 들어 맞은 셈이다. 중국의 북경시 곤륜반점(호텔) 건너편에 한국인들을 위한 노래방이 있었다. 우리나라 말 가사가 나오고 조선 족 처녀들도 곧잘 따라 부르는 것을 보고 참으로 노래 좋아하는 민족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문제는 노래방이나 단란주점이 평온한 주거지역을 야금야금 잠식하면서 사회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술 취한 사람들의 고성방가나 노상방뇨 등의 추태가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의 마음에는 달갑지가 않다. 더구나 변태 또는 불법영업을 하면서 접대부를 고용하는가 하면 노래 소음이 밤 늦도록 길거리 까지 들려 안면방해를 하는 것이다.
노래방이 처음 들어설 때는 경찰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었으나 술을 팔지 않는 조건으로 일반주거지역에 설치할 수 있게 하였다. 일부에서는 맥주 등을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비교적 잘 지키는 편이였다. 그러다 어느 땐가 약간의 술을 팔면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단란주점이 필요하다 하여 영업장의 면적을 제한하면서 일반주거지역에 설치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 하였다. 150㎡ 미만은 근린생활시설의 범주에 포함 시켜 일반주거지역에 가능토록 하였고, 150㎡ 이상은 위락시설로 분류하여 상업지역에만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면적이 150㎡가 넘고 안넘는 것이 무슨 차별이 있는지 모르지만 일반주거지역에 단란주점을 허용한 것은 결코 잘된 일이라 할 수 없다. 물론 일반주거지역 중 상업화 된 일정 지역을 지정 공고한 곳에 한하여 단란주점을 허용하고 있긴 하지만 인근 지역으로 점차 분위기를 훼손하기 시작하였다. 도미노 이론처럼 한번 훼손되기 시작하면 그 주위도 급속히 훼손된다.
현행의 법과 규정을 쉽게 바꿀 수는 없다. 경제가 말이 아닌데 그런 것 까지 막는다고 야단들이다. 물론 일반주거지역일지라도 주거기능이 약화되고 상업화된 지역에서까지 제한 하자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지역을 지키고 보호해야 하는 주민들이 앞장선다면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니라 생각한다. 변태 영업이나 불법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감시를 하고, 한편으로는 방음 시설의 설치를 요구할 수 있다. 어려운 일이지만 이를 이용하지 않는 적극적인 방법을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불매운동을 벌리는 것이다. 영업이 안되는데 계속할 사람은 없다. 이것은 지역 이기주의나 님비 현상과는 전혀 다른 문제이다. 내 지역을 내가 지키겠다는 지역민들의 확고한 의지의 발로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지역민의 단결된 의사 표시 방법은 정당한 절차에 의할 때에야 명분을 찾을 수 있다.
아무리 목적이 옳다 해도 그 방법이 나쁘면 정당성을 인정 받을 수 없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