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행 티켓을 준비하는 사람들?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1-12-12 | 조회수 : 3946


아주 지능적인 진정인이 있었다.
건축 공사가 완공 단계에 이르기 까지 전혀 모른체 하고 있다가 건축주가 어쩔 수 없는 단계에서 진정을 하기 시작하였다.
5층 건축물의 북측 발코니가 허가보다 다소 크게 시공하여 건축면적이 증가되어 건폐율을 초과하게 된 것이다. 건축허가 시 건폐율의 여유가 전혀 없게끔 설계되었기 때문에 조금만 변경해도 위법 사항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위법의 시정이란 칼로 무를 베듯이 완벽하게 시정되는 것이 아니다.
일선 행정기관에서도 90%이상 시정이 되었다고 판단하면 인정해 주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 경우도 상대편에서 물고 늘어질 때는 그러할 수가 없다. 1cm가 틀려도 틀린 것이라 주장한다면 할말이 없기 때문이다.
쥐를 쫓을 때도 도망갈 구멍을 보고 쫓으라 했는데 공무원들이 법을 집행한다면서 칼같이 시정을 시킨다면 자신이 잘못한 것은 생각지도 않고 아마 죽이고 싶을지도 모른다. 그게 사람의 마음인걸 어쩌겠나. 위법을 하였다 하더라도 막상 철거할 때는 약간의 동정심도 없는 건 아니다.

이 진정인도 그런 약점을 알고 철저히 건축주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철거를 한다고 했지만 진정인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건축주는 홧김에 아예 발코니 전부를 철거해 버렸다. 그렇다고 진정인이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끝까지 못살게 괴롭히는 것이었다. 결국 건축주는 거액의 돈으로 진정인의 입을 막아야만 했었다. 피눈물 나는 돈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돈을 목표로 하는 진정인에게 돈 아닌 무엇으로도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일선 공무원들의 애로사항인 것이다.

건축법이 문제인 것이다. 왜 그렇게 어렵게 만들어 가지고 백성들을 괴롭히는지 모른다는 불만이 한둘이 아니다. 법은 간단해야 하고 국민 누구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법이어야 한다. 특히 건축법은 더욱 그러하다.
판자 집에서부터 대형 호텔에 이르기 까지 건축법을 위반하지 않는 건축물은 하나도 없다고 들 한다. 틀면 먼지안나는 사람 없다고 건축 공사장에서 위법을 적발하기란 누워서 식은 죽 먹기란다. 사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모든 건축물이 건축법을 위반하고 있다면 이것은 건축법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공사장에서 금품을 갈취하는 공갈 배들이 아직도 줄어들지 않는 이유가 바로 복잡한 건축 법규에 있는 것이다. 사이비 언론인들이 잡지를 강매하고, 이름도 없는 지방지에 폭로 기사를 쓴다고 협박하고, 담당 공무원이라 사칭하는가 하면 알게 모르게 빼앗기는 돈이 한두 번이 아니다.

까다로운 건축 법규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 1992년 6월부터 허용오차 제도를 도입했다.
대부분 수치로 표현되는 기준이기 때문에 허용치를 두지 않을 경우 1cm를 위반해도 건축 법규를 위반하는 꼴이 되어서 위반자에 처벌을 할 때에도 지나치다는 비판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위의 진정 사건 당시에는 허용오차 제도가 없어서 결국엔 발코니 모두를 철거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진정인은 건축주로부터 받은 돈으로 그 당시 유행하는 자가용을 한대 구입하였다. 기분 내느라 여행을 떠났는데 고속도로에서 사고를 일으켜 영원히 돌아오지 않는 여행을 떠나고 말았다. 아마 천국행(?) 티켓을 발부 받았는지 모르겠다.

우리 속담에 '남의 눈에 눈물나게 하면 자신의 눈에는 피눈물 흘린다'는 말이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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