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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혁경 등록일시 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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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Metro] 단지안에 自然… ‘그린 아파트’ 뜬다/조선일보

전국 아파트 4곳 능률協·주공서 인증 /올 16곳 추진… 주상복합건물도 적용

지난해 10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서울 도봉구 방학동 삼성 래미안아파트. 22층의 고층 아파트에다 겉보기엔 주변 다른 아파트와 다른 점이 없어 보인다. 단지 안쪽 관리사무소 앞에 붙여진 ‘그린빌딩(Green Building·친환경건축물)’이라는 명패가 궁금증을 자아냈다.

산책을 나왔던 주민 정국희(鄭菊喜·여·52)씨는 “단지 안에 자연이 들어와 있는 느낌이어서 이사왔을 때 감격했다”며 “목동·도곡동·방학동 등지에서 아파트 생활을 해봤지만 이런 곳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정씨의 말처럼 단지에 나무들이 유난히 많아 보였고 승용차는 모두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 지상에선 빼곡하게 주차된 차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게다가 콘크리트 담 대신 사철나무를 심고 나무 보호를 위해 낮은 펜스를 둘렀다.

“핵심적인 자리에 150∼200년 된 느티나무, 100∼150년 된 향나무 두 그루를 심고, 지름 25∼30㎝ 소나무를 15∼20그루씩 묶어 심은 것은 친환경 건물을 만들기 위한 일종의 실험이었다.” 공사를 맡았던 삼성물산 현장사무소 전용호(全庸鎬) 차장의 말이다.

전 차장은 “거실 바닥엔 맥반석, 발코니엔 천연페인트, 벽 초배지론 콘크리트의 유해성분을 막는 참숯이 들어간 제품을 썼다”며 “층간 소음을 줄이는 거실 바닥의 충격 방음재는 다른 현장에선 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연과 가깝게 짓는 걸 표방하는 ‘그린빌딩’이 늘어나고 있다. ‘그린빌딩’은 1992년 6월 리우 환경정상회의에서 제기된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개발(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Development)’이라는 개념이 건축 분야에 적용되면서 확산된 친환경건물을 일컫는 것. 난방·조명 등에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건물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기술이 총동원된다.

국내에선 2001년 세워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그린빌딩 연구동이 최초다. 지상 3층 330평 규모의 건물엔 전 세계에서 개발된 150여가지의 절약요소기술 가운데 74가지가 채택돼 일반건물에 비해 40% 에너지 절감효과가 있다고 한다. 에너지기술연구원 박상동(朴相東) 책임연구원은 “그린빌딩의 핵심은 에너지 절약기술, 공해 저감기술, 쾌적환경기술을 총동원해 건물 이용자들이 쾌적하게 생활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개발과 동시에 환경을 보존한다는 ‘지속가능성’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 아파트 단지 안에 수령 100년이 넘은 느티나무와 향나무 등을 심어 정원으로 꾸민 방학동 삼성래미안 아파트.  
  
아파트에 대한 ‘그린빌딩’ 인증은 작년부터 시작됐다. 현재 인증업체인 한국능률협회인증원·주택공사 등에서 인증받은 아파트는 전국적으로 방학동 삼성래미안 등 4곳. 예비인증이나 시범인증을 받은 곳도 16곳이어서 앞으로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는 업무용 빌딩, 주상복합건물, 리모델링 건물 등에 대한 ‘그린빌딩’ 인증도 시작됐다.

‘그린빌딩’ 확산에는 걸림돌도 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건물의 건설비가 평당 500만∼600만원 정도로 보통 건축물보다 10% 이상 더 들어간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에선 재활용 자재 개발이 더디고, 인체에 무해한 내장용 도료가 개발돼 있지 않아 외국산을 사용해야 하는 것도 문제다.

법적 기반도 취약하다. 그린빌딩 인증을 받더라도 법적 혜택은 없으며, 브랜드 이미지 상승을 노린 대형 건설업체들만 자율적으로 인증을 받고 있다.

그린빌딩의 확산에 대한 반론도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임상훈(林常薰) 박사는 “아파트 등 건설회사들이 궁극적으로는 상업적 목적으로 지은 대형 건물에 대해 ‘그린빌딩’ 인증을 하는 것은 ‘생태 건축’ 확산이라는 의미에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순수한 ‘그린빌딩’은 재활용 자재 활용 등으로 건축비를 줄이고 자연과 어울리게 지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方顯哲기자 banghc@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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