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윤혁경 등록일시 200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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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Metro] 긴급진단/ 강북 미니 신도시


“신도시 지을 땅없어…기존 재개발 市지원할듯”

서울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이 쉬지 않고 오르자 주택정책 당국이 잇따라 부동산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건설교통부의 수도권 신도시 2~3개 개발에 이어 서울시에서 나온 강북 ‘미니 타운식 재개발’ 구상이 그것이다.

강북 발전론은 “특별법을 만들어 강북을 획기적으로 개발하면 강남 수요를 분산시킬 수 있다”(박승·朴昇 한국은행 총재)는 주장에 서울시가 관련 특별 조례를 만들겠다고 가세하면서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문제는 구체적인 내용이 10월 중순에야 확정됨에도 불구, 일각에서 거론되는 ‘강북 미니 신도시’ 같은 아이디어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는 데 있다. 시 관계자들은 “누구도 미니 신도시 같은 용어를 입에 담은 적이 없다”며 “강북에 신도시 부지가 있느냐”고 되묻고 있다.

◆ 허황된 강북 신도시론 =강북 미니 신도시 구상은 부처 간 파워게임의 산물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최소 1만 가구 이상의 신도시를 지을 부지가 없기 때문이다. 재개발 예정지를 한데 묶어도 대부분 떨어져 있어 신도시로 묶일 가능성이 없다고 관계자들은 말한다.

주택정책과 관련된 시 도시계획국, 주택국, 지역균형발전추진단 사이의 혼선은 이런 신기루가 어디서 나왔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니 신도시론의 발상지인 도시계획국은 “개발 차원에서 낸 아이디어며 곧 구체화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주택국은 “강북 재개발은 기존 시가지와 연계해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일 뿐 종전 재개발 틀은 유지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강북 개발의 청사진을 그려내게 될 지역균형발전추진단마저 “신도시 부지가 있으면 가르쳐 달라”며 냉소적인 반응이다.

◆강북 개발의 실체는 공영재개발 =시가 구상 중인 진짜 강북 발전의 밑그림은 기존에 조합(민간 주체)별로 추진되던 재개발 사업에 시가 일정 부분 개입(민관 합동 주체)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옳다. 이런 공영재개발의 첫 시범지는 청량리, 신촌 등 서울시의 부도심(副都心) 지역이 될 공산이 크다.

균형발전추진단 송경섭(宋慶燮) 반장은 “도로 등 재개발조합이 관여하기 힘든 분야에 시가 도움을 주겠다는 게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이라며 “재개발 구역뿐 아니라 주변 기성 시가지까지 묶는 생활권 개념으로 필요한 기반시설을 파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신도시는커녕 민관 합동으로 제대로 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것 역시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있다. 352개 구역 중 가장 많은 62개가 몰린 성북구 문승국(文承國) 부구청장은 “노후주택이 밀집한 재개발 구역이 아닌 기성 시가지의 멀쩡한 주택이나 연립주택을 허물고 아파트를 짓는다면 또 다른 난개발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단지 내 도로 및 외곽도로, 공원 설치비용을 시가 공영개발 방식으로 지원하기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재원도 문제다. 진철훈(秦哲薰) 도시계획국장은 “과거 도시구획정리사업 중 집행잔액이 도시개발특별회계에 3000억원이나 남아있다”며 재원 조달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재개발조합 관계자는 “현행 제도 아래서도 도로 건설비 등을 정부에서 지원하게 돼 있지만, 사업승인 과정에선 조합이 기부채납하도록 조건을 내걸고 있어 사업성에 부담이 되고 있다”며 현실성 없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재개발 사업 묶을 곳 어디에 있나 =민관 합동 재개발의 찬반은 둘째 치고 현재 재개발 구역이 지정된 64곳의 실상을 살펴보면 조합 간 이해관계와 추진속도가 달라 구역 통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은평구 불광동 불광1·2구역의 경우 도로를 사이에 두고 붙어 있지만, 1구역은 이미 터파기 공사 중인 데 반해, 2구역은 최근 조합을 설립했다. 단지 사업 추진 주체가 다르다는 이유로 갈라서서 따로 추진하고 있는 것.

성북구 길음권도 재개발 구역이 8개 잇따라 있지만 추진 속도는 제각각이다. 1구역은 입주를 앞두고 있고, 3구역은 입주했으며, 2·4구역은 토목공사 중이다. 5구역은 철거 중이고, 6구역은 사업승인 신청 중이다. 길음6구역 이창화(李昌和) 재개발조합장은 “구역마다 추진하는 사람, 여건 등이 다른 데 이제 와서 묶겠다면 또 몇 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냐”고 말했다.

(方顯哲기자 banghc@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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