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분양가-규제냐? 원가내역서의 공개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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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2-4-8
| 조회수 :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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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개혁과 자율의 대가 아파트 값이 천장부지로 오른다. 이대로 두다가는 어디까지 갈지 모른다. 서민들은 정부를 원망하기 시작했고, 정부는 급기야 초강력 칼을 빼 들었다. 서울시에서도 2002.4.1 과도한 분양가에 대해서는 국세청에 통보하겠다고 할 정도이다. 물론 건교부에서는 분양가자율화 정책에 정면으로 뒤업는 처사라고 반대를 하고 있지만, 정말 반대만 하고 있을 일인가? 갈팡질팡하는 주택행정, 한치 앞도 예측 못하는 행정이라고 여기저기서 손가락질하는데,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모르겠다. 사실 오늘의 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 규제철폐를 통한 건설시장이 건전하게 형성될 것이라고 기대를 했다면 그는 순진한 사람이었거나 아니면 위험한 인물이 아닐 수 없다. 주택건설업계는 시장경쟁을 통해서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규제철폐를 계속적으로 요구했고, 결국 1997년의 IMF 사태를 기화로 정부가 한발 뒤로 물러서게 된다. 그 때 분양가격 통제를 해제하고, 평형별 건립규모 제한 규정도 풀었다.
현 정부는 규제완화를 통해서 건설시장을 활성화시키고, 건전한 시장경쟁을 유도하여 주택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책방향을 수립했다. 당시 건축법·주택건설촉진법·건설산업기본법 등과 각종 지침 등을 완화하거나 해제하는 조치를 취했다. 전두환·노태우·김영삼 정부에서도 매번 규제완화·철폐를 추진했지만 결과가 그리 좋지 못했다는 강박관념에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현 정부에서는 해당 분야별 할당량을 주어 무조건 완화를 하도록 했다. 그러다 보니 그 업무를 담당한 당시의 공무원은 어쩔 수가 없었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기에 동조함으로 인해 진급도하고 좋은 보직도 차지했다면 당연히 그 책임도 져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그러나 그들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된다. 만약 그 일을 반대했다면 그 공무원은 자리에 쫓겨나거나 다른 불이익을 받았을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일을 추진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전에 방배동에서 산다는 어떤 부인의 전화를 받았다. 평당 1천5백만원짜리 아파트를 분양하는이러한 주택정책을 도대체 누가 추진하고 있는지 공무원을 만나면 욕이라도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내용인즉 평당 800만원짜리 대지에 300%용적률로 건축한다해도 평당 분양가에 대지비는 3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고, 최고급 마감재를 사용한다하더라도 건축비가 500만원을 넘기 어려울 것인데 평당 700만원의 이익을 남기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다. 대단히 흥분한 모습이었다. 물론 그 사업자의 입장에선 나름대로 할말은 있을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제세공과금과 이자, 분양비용, 로비 비용 등)과 이윤을 합한다면 그 정도는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 하지만 솔직하게 이야기 해보자. 평당 1천만원 이상을 넘는 분양가가 가당키나 하다는 말인가? 물론 이는 주상복합 등 주택건설촉진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건축물에 국한된 것이긴 하지만 그 숫자도 적지 않기 때문에 사회적인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현 정부가 들어서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분양가규제를 풀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거나 자유시장 경쟁 운운으로 설명할 일이 못되었다. 공무원으로서 정말 부끄럽고 화가 나는 일이다.
● 아파트에 대한 수요와 공급 수요가 넘치고 공급이 달리면 당연히 공급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 시장경제다. 현재의 턱없는 공급으로서는 달아 오른 아파트시장을 잠재우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무제한적인 공급뿐이다. 우리는 여기서 수요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실수요인가 가수요인가하는 것이다.(여기서 실수요라 함은 정작 자신이 입주를 해야 하는 자를 말하고, 가수요라 함은 부동산투기를 통한 경제활동을 하려는 자로 표현하고자 함) 2002년 정부는 주택보급율을 100% 달성하려 한다. 그러나 서울을 비롯하여 대도시는 그렇게 되기위해서는 10년, 20년을 더 기다려야 할지도 모른다. 서울은 75%정도이기 때문에 턱없이 부족하다. 실수요자가 그만큼 많이 있다는 말이다. 설령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하더라도 보다 나은 곳으로 이주를 희망하는 세대가 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이던지 새로운 주택의 공급은 필요하다. 문제는 서울에서의 주택공급은 여의치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가수요현상은 더욱 문제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작금의 가수요가 과연 실수요자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이유라도 잇는 것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중 가장 큰 이유는 저금리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은행과 증권에 있어야 할 자금이 부동산시장을 넘보고 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이 활황을 띄거나 금리가 올라가지 않는 한 당분간은 어쩔 수가 없을 것이다.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분양권 양도소득세 부과·1가구 2주택 양도소득세 감면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고 기준시가를 시세에 맞춰 수시로 가격조정하는 등 규제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썩 효험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그 다음 원인으로 소형주택의 재고가 엄청나게 줄었다는 점이다. 재건축의 대부분이 재개발과 마찬가지로 소형평형을 철거하고, 중대형 평형만 건립한다. 더구나 1998년 소형평형 건립의무제를 폐지함으로 소형평형의 공급마저 줄어듦으로 소형평형 수요를 충족시킬 수가 없었다. 소형평형의 선호 세대인 신혼부부의 증가도 일시적인 가수요를 유발했다. IMF 여파로 결혼이 주춤했다가 1999년 1.8배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2001년 대학입시문제가 어렵게 출제됨으로 소위 8학군중에서도 강남구의 대치동 일대 유명학원이 밀집한 곳을 중심으로 상상을 불허하는 주택가격이 급등했다. 이를 기화로 강북등 전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동반 상승시키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재건축 예정지를 대상으로 평당 2천만원에서 4천만원을 넘게 형성되기도 한다. 반포잠실등 소위 5개 저밀도 아파트지구에 대한 재건축기본계획이 2001년 확정되면서 투기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전세난을 고려하여 한꺼번에 사업승인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먼저 사업승인을 받는 단지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이다. 가장 먼저 사업승인을 받은 도곡아파트 10평형이 4억원에 거래될 정도이니 말이 안나온다. 앞으로 잠실을 비롯하여 반포등 아파트지구의 재건축에 대한 사업승인이 나면서 이러한 현상은 계속되리라 본다. 한가지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재건축으로 인한 소형평형의 철거와 앞으로 재건축이 되기까지 거주해야 할 소형 건축물에 대한 물량 부족으로 소형평형 아파트에 대한 일시적인 가수요가 예상된다.
그 외에도 아파트 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은 적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어떤 바람이 어떻게 불지 예측을 불허한다.
이를 예측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책임이 정부에게 있다. 그러나 정부의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나머지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주택공급업계에서 해야 할 일은 없는가 생각해 볼 일이다.
● 분양주택가격의 거품 제하기 최근 공급되는 민간 아파트의 공급가격은 정상이 아니다. 지역과 브랜드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평당 천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하니 어찌 정상이라 할 수 있겠는가? 최근 J건설이 삼성동에 건립하는 'J하이츠파크'의 25평형의 분양가는 3억2,630만원으로 평당1,305만원에 달한다. 방배동에서 L건설은 1,467만원에, D건설은 대치동에서 1,627만원을 책정했다.
정부가 실수요자들에 대한 저렴한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 1977년 처음 분양가를 규제했다. 그후 건설원가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업계의 의견을 받아 들여 1989년부터는 원가연동제로 전환했으며, 그 후 10년이 지난 1998년 분양가를 완전 자율화했다.
분양가 자율화 이후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분양가의 상승이 있었다. 외국산 고급 마감재와 빌트인(built-in) 가전제품 설치를 분양가를 올리는 수법을 활용했으며, 고의로 고가의 분양가를 책정함으로 다른 아파트와의 차별성을 부각시켜 소비자를 현혹하기도 했다. 이는 상술이라기 보다는 속임수다. 공급자의 횡포다. 이러한 현상이 결국 부동산 가격 상승을 선도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 자율화 당시와 현재를 비교해 보면 대략 50%정도가 상향되었다.(당시 평당 평균 분양가가 5백12만원이었으나 올해 서울 1·2차 동시분양시에는 7백77만원으로 52% 올랐음/2002.3.12/경향신문) 이는 그 동안의 물가상승률을 휠씬 뛰어 넘는 것으로 상식을 초월한다.
최근 대신경제연구소가 전국 아파트가격을 분석한 결과 올 1월 현재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당 이론가격은 590만8000원으로 실제 가격 797만4000원과 비교할 때 평당 206만6000원이 '거품'이라고 보고하고 있는 점을 관과해서는 안된다. (2002.3.13, 문화일보) 또한 부동산 정보제공업체인 닥터아파트가 3.21일 회원 647명을 대상으로 '아파트값 거품'에 대한 인터넷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7%(433명)는 '아파트값 거품이 심각하다'고 대답했으며 '거품이 아니다’는 의견은 14.7%에 불과했다.(2002.3.21, 문화일보)
결국 이 거품을 제거하는 것은 주택건설업계의 몫이다. 스스로 자제하지 않으면 외부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물론이고 소비자인 시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검토할 수 있는 대안 분양권 전매제한,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의 선착순 분양제 폐지, 임대주택의 15만호 공급 단기적인 대안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을 할 수 없다. 오죽했으면 경제장관이 업계 스스로 분양가를 조정해 달라고 하기까지 할까. 여러 가지 대안이 있을 수 있겠지만 확실한 두 가지를 든다면 원가내역서를 공개하는 일과 사후분양제로 전환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둘 다 만만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언젠가 그렇게 되어져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1. 원가내역서의 공개 일부에서는 분양가를 규제해야 한다고 한다. 당장 효과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결코 바람직하지는 않다. 고교평준화를 통해서 얻은 것이 무엇인가? 그 평준화 뒷편에서 고액과외, 비밀과외가 공공연히 이루어졌고, 경제적인 능력에 따라 차별화가 이루어졌다는 사실, 아파트의 경우에서도 예외가 아니었다. 입주후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을 들여 실내 인테리어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다이아몬드를 살 사람이 있는가하면 금반지로 만족하는 사람도 있는 것처럼 아파트도 소비계층에 따른 공급이 필요하다. 그러나 현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서 수준에 미달하는 아파트를 고가로 속여서 파는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엄밀히 따진다면 입주자는 그 아파트에 투입된 비용의 실상을 알아야 하는 권리가 있다. 토지매입비와 건축비용, 제세공과금과 잡비, 그리고 이윤에 대해 알아야 된다. 왜냐하면 완공된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자가 부담하는 계약금 중도금으로 건축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내용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는 것이다. 기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몇 해전 부산 도시개발공사에서 건축한 임대아파트의 임대료가 적정하게 책정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민단체가 공사비내역서의 공개를 요구한 사건이 있었다. 소송을 통해서 공개된 적이 있다. 만약 공사비내역서등 원가내역서가 공개될 수만 있다면 지금처럼 거품 분양가가 책정되는 일은 없을 것이고, 또 필요 이상의 이윤을 책정한 경우라면 그만큼 세금을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물론 주택업계에서는 펄쩍 뛸 일이다. 자동차나 냉장고의 원가내역서를 공개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산품은 리콜이나 제조물책임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그와 비교할 일은 못된다. 아파트도 공산품처럼 리콜이나 제조물책임법을 적용받는다면 공개를 강요할 생각은 없다.
공사내역서의 공개는 나중에 하자나 부실시공에 대한 다툼이 될 때 증거자료가 될 수 있어서 좋다. 현재는 시공자가 어떤 제품을 어떻게 시공했는지를 알 방법이 없어서 다툼에서 입주자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하자보수를 경험하지 않은 입주자가 드물다.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까봐서 하자가 생겨도 쉬쉬하는 입주자들의 순진함(?)을 악용하는 시공자의 무례함에 철퇴를 가하는 일은 공사내역서의 공개가 가장 강력한 방법이라 본다. 결국 성실시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잇점도 있다.
2. 사후분양제도의 도입 자동차나 냉장고를 사더라도 어떤 모델, 어떤 기능이 있는지를 눈으로 보고 확인하는데, 억대가 넘는 아파트를 그림이나 모델만 보고 구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모델하우스의 실내장식과 비품은 사실상 분양하는 아파트와는 관계없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분위기에 빠져 환상을 갖기 마련이다. 건립되어지는 위치에 따라, 방향에 따라, 층수에 따라, 외부공간의 환경에 따라 전혀 다른 가치가 형성된다. 그러나 소비자는 그것을 잘 모른다. 왜냐하면 모델하우스만으로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 사후분양제도의 도입을 신중히 고려해 봐야 할 때라고 본다. 물론 막대한 건축자금을 사업자가 일시에 부담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계속적으로 사후분양을 고집하기에는 명분이 없다. 국민주택기금을 지원받거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기금이나 리츠기금을 이용하는 방법이 없지 않기 때문에(이는 사업주체의 신용을 바탕으로 이루어 질 것이기 때문에 건축물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요인이 될 것임) 전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소비자가 왕인 시대가 언제 오려는가? (이슈투데이 20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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