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해결되어지는 진정?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1-12-12 | 조회수 : 34


돈이 전부인 세상은 살 맛이 나겠는가?
건축 진정에도 금전 만능 풍조가 만연되고 있다. 돈이 모든 가치를 결정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지만 현실적으론 비일비재하게 볼 수 있다.

필자가 서울시 공무원을 상대로 건축진정에 관한 설문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설문에 답한 180명중 돈으로 해결한 경험이 없는 공무원은 겨우 12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들 12명의 공무원들도 어느 정도 경력이 쌓이게 되면 돈으로 해결하는 진정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건축진정중 80%이상이 돈으로 해결 된다고 답한 사람이 42명이며, 40%이상을 돈으로 해결된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77.7%인 140명 이였다.
진정 해결을 위한 금액도 점차 고액화 하는 추세이다. 1억원 이상으로 진정 해결을 경험했다는 공무원도 27명이나 되었다. 3천만원 이상을 주고 해결했다는 공무원이 무려 60.2%인 95명이나 되었다.
1993년도의 설문이긴 하지만 오늘날은 이 정도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몇 년 전에 진정을 당하여 200만원을 주고 무마한 R씨가 있었다.
별것 아닌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진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요구하는 돈을 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10년을 넘게 앞뒷집에 사이 좋게 지냈건만 담장이 조금 균열되었다고 진정을 하는 바람에 새로이 축조하고 별도로 200만원의 피해보상금을 주어서 해결하였다.
그 이후 그들은 한번도 인사를 나누거나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그 진정인이 새로이 건축을 하게 되었다. 어떻게 원수(?)를 갚을까 궁리하던 R씨는 중대한 하자를 발견하고 쾌재를 불렀다.
대지 경계선에서 떨어져야 할 거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음을 발견하고 골조가 완공 단계에 이를 때까지 그냥 두었다. 도저히 시정이 불가능한 시점에 진정을 하기로 한 것이다. 건축주는 곤욕을 치루었다. 어느 정도는 시정하였지만 완벽한 시정이 불가능하므로 이를 그냥 처리하기가 곤란했다. 진정인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질 때는 속수무책이기 때문이다. 결국 R씨는 피해 보상 조건으로 1천만원을 받고 진정을 취하해 주었다.
200만원이 몇 년이 지난 사이에 1천만으로 불어난 것이다.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식이었다. R씨도 나쁘지만 먼저 진정을 제기한 건축주도 결코 좋은 사람은 아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불쌍한 사람들이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얼굴을 피하고 다닌다는 게 얼마나 괴로운지 모르는 일이다. 그들은 스스로의 불행을 초래한 사람들 이였다. 작은 것을 얻기 위하여 보다 큰 것을 버린 사람들이다.
돈이 모든걸 해결해주지 않는 것들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는 이미 늦었다.



  



다음글 : 돈이 전부인 세상은 살 맛이 나겠는가? (윤혁경)
이전글 : 창문의 폐쇄를 요구할 수 있는가? (윤혁경)

Copyright ⓒ 2000 by Youn hyuk kyun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