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생태도시? 삶의 방식에 달렸다 / 박인석(명지대 건축학부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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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윤혁경 | 등록일 : 2001-12-12
| 조회수 : 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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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외국의 환경도시와 생태마을에 관한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여기에는 으례 환경기술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가 포함되기 마련이다. 자연에너지를 이용한다는 둥 재활용시스템이 어떻다는 둥. 그러나 정작 내 관심을 끄는 대목은 그런 '불편하고 비싼' 기술들과의 삶을 참아내는 주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독일의 생태도시 프라이부르그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기차역에서 내려 자전거로 갈아타야 한단다. 도심의 상점들조차 자동차 사용을 못한다니 물건을 싣고 내리는 데 얼마나 불편할까? 커피 자판기에서는 종이컵이 안나오고 동네 슈퍼마켓에서는 물건을 봉지에 담아주지 않는다. 일본 나라시의 '환경공생 실험주택'에서는 아예 주민들의 라이프스타일의 문제를 환경공생주택의 실현을 위한 요건으로 공식화하고 있다. 젖은 쓰레기의 가정내 처리, 물의 재활용 등 주민들의 생활이 따라주지 않고서는 어떤 환경기술도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불편하고 비싼 삶의 방식을 권장하는 정부시책도 주목을 요하는 부분이다.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는 자가용 승용차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의 이용을 늘리기 위해 요금을 내리거나 값싼 정기권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 건설성은 백년을 가는 주택건축기술과 에너지절약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을 사용하는 업체에게는 특별 융자로 지원해 주고 있다. 수입 감소를 걱정하며 지하철 정기승차권 도입에 반대하고, 새는 수도관 교체보다는 댐 건설을 우선하면서 환경보전 광고 따위로 소임을 다하려는 우리 정책 당국과는 사뭇 비교되는 태도다.
환경기술의 성패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나 폐기물의 많고 적음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다. 남들과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 다소는 불편하고 다소는 비싼 그런 삶의 방식을 북돋우고 지원하는 일에 달려 있다. 외국의 환경도시와 생태마을에서 보아야 할 것은 환경기술이 아니라 그것을 꾸려가는 주민들의 삶의 방식이다. 부러워해야 할 것은 그네들의 기술력과 경제적 여유가 아니라 새로운 삶의 규약을 이끌어내는 사회적 힘이다.
환경, 생태와 인간의 화해를 바라는 새천년.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건축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천착하는 건축에서 내일의 희망이 읽히는 이치이다.
============================================================= 이 글은 1999년 4월 2일자 문화일보 <'99 건축문화의 해' 기념 연중 시리즈, 새천년을 여는 건축 프론트라인>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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