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14. 금가고 물새는 집 – 누가 고치나요?
     
   


보통사람들의 입장에선 새집을 장만하는 것은 평생에 한 두 번 있을까 말 까하는 일이다.

필자는 마음 맞는 친구들과 어울려 조그만 다세대주택을 건축하였는데 호 주머니 사정상 반 지하층에 입주하게 되었다. 집을 장만하기까지의 고생담을 책으로도 쓴다면 아마 몇 권으로도 모자랄 지경이다. 먹고 싶은 것, 입고 싶 은 것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는데, 남들처럼 변변한 과외 한번 시키지 못한 것을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뿐이다.

그렇게 힘들게 장만한 집에서 생활한지 1년이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 안방의 장판이 시커멓게 물들고 곰팡이가 피기 시작한 것이었다. 장판을 걷 어내고, 방구들을 완전히 파헤쳤지만 원인을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 들어 난 일이지만 하수관을 매설하면서 파손된 부분을 그대로 두어 1년 동안 하 수가 괴었으니 방에 물이 차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 당시 필자는 S구청 건축과장으로 재직할 때였는데 아내는 「건축과장이 건축한 건물이 이 지경이니 누구를 지도하겠는가」라고 놀려댔지만 할 말이 없었다.

건축물에 하자가 발생하면 우선 시공자와 지루한 싸움을 벌릴 각오를 해야 한다. 시공자가 순순히 고쳐 주기를 않기 때문이다. 시공자는 시공상의 하자 가 아니면 보수해 주지 않는다. 그런데 입주자가 이를 증명하기란 현실적으 로 불가능하다. 시공자가 사용상의 잘못이라 주장할 때 입주자가 아니라는 증명 또한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입싸움으로부터 시작하여 설령 시공상의 결함이 드러나 하자보수를 한다하더라도 마음 상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제때에 보수해주지도 않 으며, 보수를 한답시고 벌려놓고 지지부진하기가 예사이고, 보수의 수준도 처삼촌 벌초하듯이 건성으로 하여 두 세번의 재시공을 하는 경우도 적지가 않기 때문이다.

하자가 발생하면 행정기관에 진정을 제기하는데 행정기관도 썩 마음에 들 게 일 처리를 해주지도 않는다.

이래저래 마음 상하는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렇다고 입주자 부담으로 보수를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더구나 공동주택의 경우는 윗집과 아랫집 을 동시에 수리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잇기 때문에 더욱 어렵다.

아파트나 연립 등의 공동주택과 일반건축물의 하자처리방법은 관련법규에 따라 다소 다르다..

공동주택은 「공동주택관리령」의 기준을 적용 받는다. 건축물이 완공되어 입주후 일정기간 동안에 발생한 하자에 대해서는 사업주체(시공자)가 보증을 하도록 법에서 정하고 있다. 부실시공에 대한 민원이 끊이질 않아 3년이던 보증기간을 10년으로 대폭 늘었다.

건축물의 구조상 매우 중요한 기둥이나 내력벽은 10년이지만 보나 바닥· 지붕은 5년이다. 방수·미장·보일러·창호·설비분야 등은 1년에서 3년의 범위 안에서 보증을 한다.

하자보증을 위해 사용승인(준공)신청 시 공사비의 3%를 현금이나 유가증권 으로 금융기관에 예치해 두어야 한다. 위의 하자보증기간 동안 예치해 두고 사업주체가 즉시에 하자 보수를 하지 않는 경우 예치된 보증금을 인출하여 보수케하기 위하여 예치케하는 것이다.

하자는 보증기간내 발생한 경우에만 사업주체가 책임을 진다. 하자가 발생 할 경우 입주자 대표회의가 서면으로 사업주체에게 하자보수를 요구하고 사 업주체는 3일 이내에 보수계획을 통보하여야 한다. 보수에 불응할 때에는 사 용검사권자(시장·군수·구청장)에게 그 사실을 알려 조사하게 하고 사업주 체로 하여금 하자보수를 명령한다. 계속 불응시에는 예치된 하자보증금을 인 출하여 입주자 대표회의가 직접 또는 제3자로 하여금 보수케 한다.

하자보증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하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예치된 하자보 증금을 반환하는데 이 때 입주자 대표회의가 하자가 없음에 동의해야 한다.

공동주택을 제외한 일반건축물의 경우도 위의 절차와 거의 비슷하지만 하 자보증금을 법적으로 예치케 하지는 않는다. 필요한 경우 당사자간의 협약이 나 계약에 의해 예치케 하거나 공사비의 잔금 일부를 일정기간 유예하기도 한다.

일반건축물에 대한 하자처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여 운용된다. 하자보증기간을 대형건축물과 일반건축물을 나누어 정하고 있는데 종합병 원·관광숙박시설·관람집회시설·대규모 소매점과 16층 이상의 건축물의 기둥과 내력벽은 10년, 기타 건축물의 기둥과 내력벽은 5년, 기타의 설비나 조적,방수 공사 등은 1년에서 3년의 범위안에서 보증을 한다.

면허를 받은 건설업자가 시공한 경우는 건설산업기본법에 의하여 하자보수 를 강제할 수 있지만 건설업면허가 없는 자가 면허를 빌려 시공한 경우나 소위 집장사들이 건축한 건축물의 경우는 하자에 대한 약정이 없는 한 하자 에 대한 보상을 받을 방법이 없다.

200평 이하의 주택이나 150평 이하의 기타 건축물의 경우는 면허여부와 관 계없이 공사를 할 수 있지만 별도 계약을 하지 않은 경우 향후 하자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없다.

만사불여 튼튼이라 하였다. 하자가 생기지 않도록 공사를 하는 것도 중요하 지만 사전에 치밀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권리는 스스로 찾고자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