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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지역 이기주의와 님비 현상
     
   


1996년은 영광 군수가 기 허가한 원자력발전소의 건축허가를 취소하여 감사원에서 개입하고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 떠들썩 했었던 한 해 였다.
기존의 원자력 발전소에 추가 원자로를 설치하는 것으로 지역 주민과 환경 단체 등의 격렬한 반대에 부닥치자 취소라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 건축주인 한국전력은 감사원에 심사 청구를 제기하였다. 이를 조사한 감사원은 영광 군수의 허가 취소 행위가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이를 취소하도록 지시를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건축허가 취소 행위를 취소하여 허가권을 회복하였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케 하는 사건 이였다.

Not in my back yard.
혐오 시설의 설치 필요성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자기 거주 지역에는 이러한 혐오 시설이 들어서는 데는 강력히 반대하는 현대인의 자기중심적 공공성 결핍증상을 말하는데 앞 글자를 따서 님비(NIMBY) 신드럼이라 부른다.
우리 주위에서 이런 모습은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 중앙정부나 지방 관청에 가보면 쉽게 그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피켓을 들고 붉은 머리띠를 두르고 확성기로 구호를 외치는 대부분이 지역 이기주의 집단 이기주의자들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들이다.

원자력발전소는 없어서는 안될 국가 기간산업이다. 지역 이기주의로 건설되지 못한다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 모두에게 나누어 돌아올 것이다.
물론 해당 지역 주민들의 사정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안전하다고 하나 러시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의 악몽이 두렵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폐수의 방류로 부근 바다의 온도가 높아져 어패류가 사라진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반대를 하는 이들을 외면해서는 안된다.

우여곡절 끝에 허가의 취소 사건으로 영광군에 다소의 보상 대책이 수립되었다니 군수로서는 지역민에 대해 최선을 다했으리라 믿을 것이다.
그러나 영광군이나 건축주인 한국전력이 사전에 그러한 협상을 할 수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역민의 이해를 구하기 위한 충분한 설명과 실제적으로 안전과 피해의 예방이 입증되도록 했어야 함은 물론이고 그들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입을 손실에 대하여는 부족함 없는 보상 대책을 제시 하였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쓰레기 소각장이나 폐기물 처리시설 등 환경 관련 시설물이 입지할 곳은 대다수가 집단 민원이 예상되어 사업을 추진할 수가 없다. 열 병합 발전소나 석유 비축장 등이 들어 설 곳도 마찬가지다.

한때 안면도를 핵폐기물 처리장으로 선정하려 하다가 집단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일이 있다. 김포 매립장의 건설로 홍역을 치룬 경험도 있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처음 우려 했던 것들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행정기관의 약속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당초 약속한 대로 운영되지 않으므로 이를 어긴 특정지역의 쓰레기 반입을 물리적으로 저지하는 지역민들의 고충도 이해는 간다. 더구나 침출수가 유출되어 악취는 물론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농작물에 피해를 준다면 그들이 행정기관의 약속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
최근 쓰레기 소각장 부근에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되었다고 야단들이다. 0.06ng/㎥이 나온 곳이 있는가 하면 23.12ng/㎥가 나온 곳이 있다고 야단들이다. 1990년대 들어서 지은 소각장 가운데도 선진국 기준치의 1백배가 넘는 곳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소각 정책이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한겨레 97.6.2 사회면) 처음 대 시민 약속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앞으로 이와 유사한 시설들이 입지할 지역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서울의 마포,중랑,송파,강남 및 구로구와 부산 북구, 안양, 과천 등 전국 31개소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서고, 춘천과 동두천,정읍과 태백,서귀포 등 전국 27개소에 쓰레기 매립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를 반대한다고 단순 님비현상이라고 몰아 부칠 수가 있겠는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설명과 실현가능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계획대로 추진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서울 S구의 구청장은 쓰레기 소각장 옆에 관사를 지어 이사를 오겠다며 지역민을 설득 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정도의 각오가 필요한 것이다. 행정기관이 솔직한 자세로 지역민을 이해 시켜야 한다. 충분한 대책의 수립과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받는 불이익에 대한 충분한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 주민들도 무조건적인 반대만은 안된다.
반드시 필요한 시설물이라면 어떤 명분으로도 이를 거부해서는 안된다. 우리 지역은 안되고 다른 사람, 다른 지역은 괜찮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최선의 선택이라고 받아들일 자세도 갖추는 게 민주 시민으로서 할 도리이다. 지역 이기주의나 집단 이기주의가 만연한 사회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