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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공고(工高)가 혐오 시설이라니?
     
   


서울 강남구 D동에서는 고등학교 부지에 장애자 학생을 위한 시설이 들어선다고 인접한 아파트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진정을 하더니 이번엔 구로구 K동에 있는 동양공고를 가양택지개발지구로 옮기려 하자 3천8백여 아파트 주민들이 ‘이전 반대 대책 위원회’까지 구성하여 결사반대를 하고 나섰다.

그들은 ‘인문고가 부족한 형편인데 웬 공고냐?’를 표면상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지역 내에 학교 폭력이 잦은 실업고가 들어설 경우 교육환경이 열악해져 집 값이 떨어진다’는 말도 서슴지 않고 있다. 그 곳의 자녀 중 실업 고교에 다니는 사람은 한명도 없는지 모르지만 공고까지도 혐오 시설로 인식하고 있는 주민들의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 강동구 C동에 있는 동서울 상고도 같은 구 S동으로 이전 계획을 세웠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부지 매입조차 못하고 있다고 했다.(1996.12.16.조선일보 사설) 그 외에도 퇴학을 당한 고등 학생을 위한 특수학교나 고아원, 양로원 등 사회복지 시설 등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로 엄두도 못 내고 있다. 그 외에도 치매 병원이나 재활 병원 등의 시설들도 부동산 가격의 하락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그런 논리라면 남녀 공학의 학교도 풍기문란의 우려로 혐오 시설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을 법 하다.

분위기가 흐려진다는 이유로,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는 이유로 학교까지도 반대한다면 도대체 어떤 건축물이 들어서야 한다는 말인가?

더불어 산다는 게 무엇인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식들에게 무엇을 남겨 줄 것인가?
이기주의 개인주의와 욕심으로 가득찬 자녀들을 세상에 내어놓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예의도 염치도 없는 부모의 모습을 본 자녀들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들고 목청을 높이며 결사반대를 외치는 모습을 보고 자란 자녀들 이 대학생이 되어 데모를 하고 길거리에서 화염병을 던진다고 나무랄 수가 있겠는가?

건축법 제8조4항과 동시행령 제8조5항 규정에 의하면 인근의 토지 및 건축물의 이용 현황에 비추어 현저히 부적합한 용도의 건축물을 건축하는 경우 건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건축허가를 거부할 수는 있다.(이 규정은 1999. 5. 8자로 폐지됨)

그러나 이러한 경우도 극히 제한적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안된다. 개인이 입을 피해 정도와 공익이 입을 피해 정도를 비교하여 허가를 거부하지 않으면 안될 경우에만 국한해야 한다. 일반주거지역에 도축장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2층으로 형성된 전원 주택가의 한가운데 설치한다고 할 때 허가를 거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학생 87명,교사 11명이 전부인 전남 곡성군 삼기면 괴소 마을 삼기중학교, 시골 중학교 앞에 들어설 러브호텔이 들어서나고 학생들과 학부모가 힘을 합쳐 40여일 간 싸운 끝에 막아낸 사건이 있었다.
학교 정문에서 불과 165m 거리에다 러브호텔을 건축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더구나 중간은 논과 도로라 학교 교실에서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다 이를 건축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한심한 일이다.

학교 앞의 러브 호텔과 주택가의 공고가 과연 같은 성격으로 다룰 수 있는 문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