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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건축사 업무정지처분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의 확보
     
   


최근 건설교통부에서는 건축사법시행령과 동 시행규칙의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 동안 업무정지 등 행정처분 결과에 대한 건축사의 불만이 적지 않았다.

처벌기준이 너무 포괄적이며, 위반정도와 시정 등에 대한 정상참작이 곤란하고, 행정처분을 함에 있어 공개적이지 않고, 경직되게 운영하는 등의 문제점에 대하여 이번 개정작업에서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을 고쳐야 할 것인지 생각해보자.

첫째, 행정처분에 대한 기준은 구체적이며 분명해야 한다.

건축사 업무정지처분기준에 ‘설계 또는 공사감리를 잘못함으로써 건축물의 높이기준을 초과하여 공중에 위해를 끼친 경우 8월의 업무정지, 그렇지 아니한 경우는 3월의 업무정지’를 명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 때 ‘공중에 위해를 끼친 것’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공중’에 대한 해석과 ‘위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담당자의 재량범위가 넓다. 재량범위가 넓으면 부조리가 개입될 개연성이 높다. 처분기관이나 담당자에 따라 8개월이 될 수도 있고 3개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행정기관에서는 사후 감사 등을 의식해서 경직되게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다.

처분권자에게 재량을 주던지 그렇지 않겠다면 처분기준을 수백 수천 가지로 세분하여 위반의 정도에 따른 처분이 이루어지게 하여야 한다.

둘째, 처분을 함에 있어 위반의 정황이나 시정여부 등에 대한 정상참작이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 위반의 결과만 두고 처분한다는 것은 고의 살인과 과실치사를 같은 형량으로 처분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설령 공중에 위해를 끼친 점은 같다하더라도 건축물의 규모나 위해 정도에 따라 동일한 처분을 하는 것은 잘못이다. 어찌 대형백화점 건축물과 소규모 점포의 경우가 같을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정상참작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은 현재의 결재라인 상에 이루어지는 현실에서는 또 다른 부작용이 우려된다.

셋째. 처분절차와 과정을 투명하게 하고, 충분한 변명기회를 부여해야 한다.

대부분의 행정처분은 행정기관의 결재라인에 의해 경직되게 처리되고 있다. 이 경우 담당자의 판단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적어도 특정인의 신분상 불이익처분을 함은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충분한 반론권을 부여하고, 처분결과에 대한 승복이 이루어지게끔 하여야 한다.

물론 청문기회를 부여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증거자료를 제출케 하고 있지만 충분한 변명을 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더구나 감사 등을 의식한 공무원들의 경직된 행정 행태로 보아 서면청문을 단순한 요식행위 정도로만 보아 넘길지도 모른다.

공무원의 징계처분은 ‘공무원징계위원회’에 징계혐의자를 출석케 하여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으면 무효한 징계가 된다.

변호사나 세무사의 징계는 법무부에 설치된 ‘변협징계위원회’나 국세청에 설치된 ‘세무사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구술 또는 서면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의 진술을 하게 하거나 필요한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년 이하의 정직이나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변호사의 징계내용에 비추어 등록취소나 업무정지 1년에 이르는 건축사의 징계내용이 결코 약하지 않다.

차제에 건축사법령을 개정하고 있다하니 업무정지등 불이익처분을 함에 있어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충분한 반론권을 부여하도록 가칭 ‘건축사징계위원회’를 설치 운영함이 어떨까?

물론 처분결과에 불만이 있는 경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 등 사후적 구제장치가 있긴 하지만 구제 받기까지의 시간이나 비용·노력 등을 감안한다면 사전에 구제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보완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할 것이다. (서울건축사 신문99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