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 建築家와 建築人의 養成 – 建築學制 改編에 부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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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 학교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어떻게 이해하는가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 다. 대학은 사회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과정이야말로 건전한 사회, 경제적인 사회로 성장할 수 있는 첩경이 된다. ’98년 말 서울대학교가 장기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 2+4학년제를 제안하면서부터 학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다. 고려대학교도 ’99년부터 2+2학년제를 실시하겠다고 한다. 정부가 수년 전부터 자율과 창의성 개발이라는 교육목표를 수립, 학과제에서 학부제로, 전공학부제에서 복수전공제로 하는 등 교육내용을 완전 개편 운영하고 있다. 그것이 성공적이었느냐 하는 점에서는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 문제는 학문분야별로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 차원에서 오늘날 건축학과가 설치된 대학에서의 학제와 커리큘럼이 제몫을 다하고 있는가하는 점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97년도 서울시 건축직 9급 공무원 공채과정에 있었던 실화다. 어느 건축공학과 출신 수험생이 간단한 설계도서조차 이해하지 못하여 면접시험에서 탈락한 사건이 있었다. 내부투시도를 단면도로 옮기고 주어진 단면도를 읽는 문제였는데 단면도를 그리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읽기도 못했다. 이러한 건축공학도를 배출한 학교와 교수의 책임이 막중하다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공무원 시험과 자격시험은 전공여부와 관계없이 문제만 암기하여 응시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영문학과 출신이, 전자공학과 출신이 건축기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건축직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선 행정기관에 건축관련학과를 졸업하지 아니한 건축직 공무원이 적지 않게 근무하고 있다. 설계도도 볼 줄 모르며, 구조는 더더구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건축행정 일선에서 허가업무를 다루면서 건축사를 지도(?)한다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설계도 하나 이해하지 못하는 건축공학도가 배출되는 실정이라면 굳이 건축을 전공하지 아니한 학생을 공무원 사회에서 가려내야 할 명분이 없잖은가? □ 건축은 기술이 아니라 문화를 다루는 예술이다 건축은 기술이 아니다. 건축은 한 나라 문화의 바로미터이다. 기술은 건축문화의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대부분의 대학에서 건축은 기술공학의 한 분야로 다루고 있다. 이에 대해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적어도 대학교에서 만이라도 건축이 예술이나 문화의 수준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것이 아니가? 정부의 건축행정을 총괄하는 부서도 건설교통부의 어느 한과에서 다루고 있을 뿐이다. 이런 척박한 풍토 속에서나마 건축이 역사·전통의 맥을 잇는 문화로 남기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건축설계를 하는 사람은 특정시대와 특정지역에서, 특정학교와 특정인에게 영향을 받아 성장한 배경을 깔고 한 사람의 전문가로 태어난다. 그게 건축가이던 법률상 제도적인 건축사이던 관계가 없다. 건축설계는 기술이나 기능이 아니다. 설계는 건축의 기초이고 기본이면서 전체이기도 하다. 건축은 하나의 건축물로서만이 아니라 건축되어진 시대와 위치, 주변 환경에 따라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된다. 물론 건축설계의 발전은 건축기술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기술은 기술 그 자체로서 성장 발전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때문에 대학교의 임무가 더욱 막중한 것이다. □ 앞으로의 대학은 어디로 가는가? 대학교는 지금 전환기의 시대에 서 있다. 혼돈의 시대를 거쳐 안정의 시대에 정착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을 것이다. 과연 오늘의 대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또 무엇을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보기로 하자. 대학에서 다양한 지적경험을 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자기만의 특수한 분야를 개척하여 전문가로서 양성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총 140학점 중 전공필수 로 36학점만 이수하면 학사자격을 부여하고 있는 현행제도는 전자의 취지에 부합한다. 과연 건축도 일반학과처럼 다루어야 하는 것인가? 건축은 종합예술이다. 음악과 미술, 문학과 역사, 사회와 철학이 응결된 것이 건축인 것이다. 대학에서는 이러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게하고 전문가가 되길 원하는 사람은 건축전문대학원에서 따로 공부하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아니면 대학과정에 건축전문과정을 따로 두어 위 모든 것을 이수하게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겠다. 서울대학교에서 추진 중인 2+4학제 또는 5년제 건축전문대학의 설립도 한 방법일 수 있을 것이다. □ 세계는 빗장을 열라고 아우성인데 WTO(World Trade Organization)는 세계를 하나의 경제생활권으로 묶고 거대한 하나의 흐름에 따르도록 요구하고 있다. 달리 표현하면 힘있는 국가가 약소국가의 모든 경제시장을 잠식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 없는 일이다. 수세적인 방법으론 결국에 선진국에 잠식당하고 만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공격이 최선이라는 자세를 갖고 연구하고 대비책을 갖추어야 한다. 국내건설시장은 이미 1996년 민간부문이 개방된 이래 1997년 공공분야까지 개방되어 이제 완전 경쟁의 시대에 돌입했다. 건축설계분야도 UR(우루과이 Round)의 협상에 의해 1996년 1월 부터는 국내건축사와 공동도급하는 조건부로 외국건축사의 활동을 허용하고 있지만 이 제도는 가까운 시일내에 폐지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세계 건축시장은 조만간 우리나라에 밀려온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대학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는 보다 분명해지고 선택해야할 일은 명약관화(名若觀火)하다. WTO는 건축설계 분야에서 「건축사 상호인증제」를 도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각국의 교육체계나 건축사면허제가 달라 어떻게 정리될지는 모른다. 1999년 북경에서 개최되는 UIA총회에서 이 문제가 다루어질 전망이다. 예측컨데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에 가입한 힘있는 국가들의 교육체계나 건축사면허 체계쪽으로 흘러가지 않겠느냐고 생각된다. 미국의 경우 5년의 건축학사와 3년의 건축석사과정이 있다. 주마다 다소 다르지만 건축학위를 취득하고 건축설계사무소 등 최소 3년 이상의 경험을 거친자에게 면허시험을 치르도록 하며, 프랑스는 면허시험과 관계 없이 최소 5년제 건축대학을 나오면 건축설계활동을 할 수 있다. 독일은 교육과정 중에 견습근무를 요구하며 건축사가 된 후에도 2년간 실무경력이 있어야 등록 건축사로 인정을 받는다. 호주나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2년 내지 3년의 실무경험 후 경력인증을 위한 구술시험만으로 건축사 업무를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가 2002년 학부대학(University College)으로 가기 위해 마련한 교육개혁안을 보면 현재 대학 1.2학년 과정에서 교양위주의 교육을 받으며 3학년부터 전공을 선택하는 2+4학제를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세부전공을 없애고 인문·사회·자연·응용의 4개 모집 단위를 두고 전문대학원과정은 2+4년제를, 일반대학원은 2+2+2년제를, 학부대학으로 흡수되지 않는 간호대 등은 4+2년제 형태로 운영한다는 안이다. 다른 대학들도 여러형태의 개편안을 마련중에 있다. 이러한 급변하는 상황속에서 건축가들을 어떻게 배출해야 할 것인지 학제개편과 관련하여 건축관계인들의 중지를 모을 필요가 있다. 각 대학의 건축관련 교수들과 건축 3단체에서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어 주었으면 한다. □ 밀레니엄 시대에서 살아남기 건축과 관련한 학과는 다양한 이름으로 되어있다. 건축설계학과·건축학과·실내 디자인학과·실내 건축학과·건축공학과·건축설비학과 등의 과명을 갖고 있다. 커리큘럼은 각 학교별 구성된 교수에 따라 다른데 이것을 반드시 통일해야 하느냐 하는데는 찬성하지 않지만 필수적인 프로그램만이라도 통일하는 것이 어떨까? 그렇게 되면 교수에 따라 커리큘럼을 짜는 것이 아니라 커리큘럼에 의해 교수를 확보하게 될 것이다. OECD는 다가오는 새로운 사회체제를 `지식기반경제(Knowledge_Based Economy)’라고 정의하고 있다. 미국 버클리 경영대학원의 피터 드러커 교수도 “토지, 노동, 자본과 같은 전통적 생산요소의 효용은 이제 한계에 달했고 앞으로는 지식이 생산의 유일한 근원이 됐다”고 설명한다. 종래의 농업사회에서 산업혁명을 통한 산업사회로, 국제화·세계화의 글로벌사회가 정보사회로 바뀐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제5의 물결인 두뇌의 사회로 변환하고 있는 징조가 여기저기서 나타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거대한 현대자동차의 매출과 삼성반도체의 매출을 종사인력의 숫자와 비교해보면 금방 알 수 있는 일 아닌가? 최근 냉각캔을 개발하여 전세계 음료시장의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음이 바로 지식산업의 결과가 아니겠는가. 정부도 금년 8월15일 광복절을 맞이하여 제2건국선언을 하면서 5대목표를 제시하였는데 그중 하나가 지식·정보사회를 이룩하겠다는 것이다. 건축도 마찬가지로 지식산업의 하나로 등장할 것이다. 종래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는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작품이 아니고는 결코 밀레니엄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전세계를 상대로 경쟁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기존의 제도권과 다른 형태의 건축과정이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음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이는 현재의 학교교육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기폭제가 되기 시작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건축과나 민간의 서울건축학교는 기존의 대학에서 가르치지 못한 것을 배우게 하겠다는 것이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의 건축과나 건국대학교 건축대학원, 서울건축학교는 공히 스튜디오 중심체계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건축학교는 연간 3쿼트로 6쿼트의 설계스트디오 과정을 수료하도록 정하고 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 우선 이러한 변화된 모습들이 등장하는 것 자체가 현 교육제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의 형태가 아니겠는가. 지식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우리나라의 건축교육, 과연 어디로 가야하는가? (1999.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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