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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용도변경 신고제의 도입-정말로 편리한 제도인가?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뀌는 용도변경

건설교통부는 1998. 7. 10자로 건축법 개정안을 입법예고를 하였다. 건축법체계가 바뀐다고 볼 정도의 수준으로 대폭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것이 허가·신고제로 운영되던 용도변경의 절차를 대폭 축소하여 신고제로 전환한다는 내용이다. 용도변경 대상도 현재 10개군에서 6개등급군으로 대폭축소하고 상위등급으로 변경되는 경우만 신고토록 하고 나머지 하향등급으로의 변경은 신고절차 없이 사용하게 한다는 가히 획기적인 안을 제시하고 있다.

보도 내용대로라면 국민들은 용도변경 없이 건축물을 무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등급의 기준이 무엇인가?

입법예고한 내용에 의하면 6개의 등급군으로 구분하였는데 어떤 기준을 갖고 구분했는지만 분명하지가 않다. 구조적인 면을 기준한 것인지, 다중이용 정도를 기준한 것인지, 피난과 내화구조를 기준한 것인지를 알 수가 없다.

구조적인 면에서 검토한다면 1등급인 영업판매시설군인 사무실을 3등급인 산업시설군 창고로 사용하고자 할 경우 신고 없이 사용할 수 있다하나 구조상 문제로 사실상 사용할 수 없다. 「건축물의 종류별 적재하중」에서 사무실은 250㎏/㎡인 반면 창고는 500-1,000㎏/㎡이기 때문이다.

피난과 내화의 기준을 보더라도 1등급인 판매시설의 일부를 2등급인 공연장으로 사용할 경우 옥외피난계단이 별도 있어야만 사용가능하므로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만 가능하다.

극단적으로 3등급인 창고를 5등급인 공동주택으로 변경사용 할 경우 대지 안의 공지기준이나 다른 기준에 저촉되어 사용할 수 없다. 설령 그냥 변경 사용할 수 있다하더라도 과연 구조나 기능 등의 검토 없이 사용하게 한다는 것이 타당한 것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이다.

□ 타법과의 관계는?

용도변경에 있어서 가장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소방법, 주차장법, 오수분뇨 및 축산폐수의 처리에 관한 법률 등 타법의 기준이 용도체계와 서로 다르다는데 있다.

1등급인 백화점을 6등급인 근린생활 음식점으로 용도변경할 경우 정화조 용량을 50%를 증설해야 한다.

주차장법에선 1등급인 업무시설을 2등급인 예식장으로 변경할 경우 부설주차장을 2배 확보할 경우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 건축물대장의 기재변경은 자유로울까?

현행 기준하에서는 한마디로 어렵다고 할 수밖에 없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재 32개의 용도분류체계를 20개의 분류체계로 개편한다는 안을 제시하고 있는데 용도변경 등급군과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따라, 개체기준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따라 , 타법의 개정여부에 따라, 그보다도 현행의 열기식 용도체계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포괄적인 대분류 용도 체계로 갈 것인가에 따라 이번 용도변경 신고제도의 성패여부가 달려있다. 그러나 어느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용도변경제도 자체도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데 일반인들에게 용도변경 신고 대상이 아닌 것은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홍보하고, 또 법규정에서조차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는다면 실제 일선 담당공무원들은 엄청난 민원에 부닥칠 것이다.

용도변경 대상이 아니더라도 타법에 의한 영업허가나 신고대상인 경우 건축물대장상의 용도를 변경토록 요구하는 경우 위에서 말한 모든 것들에 하나라도 저촉되면 용도기재 변경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타법에 의한 인·허가 대상은 「건축물대장 기재변경」이라는 행정절차가 있어서 통제·관리가 가능하지만 그 외의 경우는 위반사항이 노출·적발될 때까지는 조치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다.

□ 위법 건축주를 양산할 수는 없잖은가?

건축허가시에만 관련규정을 준수하고 사용과정에서는 지키지 않아도 되는 규정이라면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

3등급인 산업시설군 중 창고시설을 5등급인 주거업무시설군인 다세주택이나 근린생활시설로 무단으로 변경사용 했을 때 용도변경신고 대상이 아니니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건축법의 다른 기준을 어겼으므로 처벌대상이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이를 처벌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이겠는가? 명확하지 아니한 법 기준으로 처벌받는 자가 생긴다면 이는 어떤 논리로도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이미 이러한 혼란을 한번 경험한바가 있었다.

1995년 건축법을 개정하면서 용도변경대상이 아닌 경우 건축물대장의 기재변경으로 임의 사용할 수 있는 것처럼 하였다가 결국에는 질의·회신 등을 통하여 관계법령에 적합한 경우에만 건축물대장을 변경하도록 한 건설교통부가 아니던가?

□ 어떻게 할 것인가?

위에서 지적한 모든 것들이 해결된다면 건축법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는 쾌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한번에 모든 걸 해결하기 바라는 것은 과욕이다.

이번 개정시안을 보면 용도와 관련된 몇 개의 개체기준은 별도 고시하는 기준으로 정하겠다고 하니까 용도등급군을 감안하여 새로이 정비되리라 기대한다. 그러나 대지와 도로의 관계(제33조), 건축물의 내화구조 및 방화벽(제40조), 지역·지구 안에서의 건축제한(제45조), 대지 안의 공지(제50조), 승강기 설치기준(제57조), 비상급수 설비(제58조) 기준 등 용도와 직접 관련된 규정도 함께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불필요한 기준도 차제에 과감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 급하게 서둘다 보면 나중에 더 큰 혼란을 야기하게 될 것이다. 충분한 시간과 연구를 통하여 제도를 변경하는 것이 최선의 길이라고 본다.

그 뒤에는 굳이 용도변경의 신고제마저도 필요 없다고 본다. 건축물의 안전과 기타 규정을 건축사로 하여금 검토하게 하고 통보만 하면 용도변경한 것으로 대신하게 할 수도 있다고 본다. (서울건축사신문 98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