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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선생님이 되고픈 아이 -교수님 할래요!
     
   


국민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나의 꿈이었다.

덩치에 압도된 나는 이 세 상에서 그 보다 더 위대한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나는 선생님이 되기로 작정하였다. 다른 아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하고, 위대한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했고, 이순신 장군이 되겠다고 야무진 꿈을 꾸는 아이들도 있 었지만 나는 담임 선생님을 닮은 착한 선생님이 되기를 다짐했다.

장래의 희 망란에는 ‘선생님’으로 적어 두었다. 그 후 중학생이 되면서 나는 목표를 쬐끔 바뀌게 된다. 국민학교 선생님에서 대학교수로 목표를 수정하였던 것이다. 중학생의 안목이 보다 넓어졌음이라. 상상의 나래는 인기있는 교수로, 학문에서 금자탑을 세우는 교수로, 노벨상 의 반열에 오를 교수가 되고 싶었다.

당당히 교수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 을 숨김없이 말할 정도였었다. 나는 유별나게 내성적인 아이였다. 기억하기엔 손을 들고 질문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전날 밤 이것만은 물어야 하겠다고 몇 번이나 예행연습을 하였지만 막상 교실에서는 그럴 용기가 없어 손을 들지 못했다.

어쩌다 지적 이라도 받으면 마지못해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하는 학생이었다. 그런 아이가 선생님이 되고, 교수가 되기를 작정한 것이다. 그 동안 꾸준히 발표한 글들로 하여금 어느 정도의 이름이 알려지게 되자 여기 저기서 토론회·워크샵에 초청되기도 하고, 자문위원과 연구자로 초빙 되기도 하였다.

강의도 많아졌다. 서울시 공무원 교육원·건설교통부와 행정자치부 공무원 교육원에서, 대형 설계사무소나 건설회사 등에서, 대학교나 대학원 의 특강 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한 시민 건축대학에서, 건축사시험을 대비한 전문학 원에서 강의를 하게 되었다. 지금은 CRIC의 인터넷 강의도 하고, 서울대학교 건축대학원에서 강의를 하 고 있다.

그런데도 익숙하지가 않다. 시작은 항상 서툴고 부자연스럽다. 지금 나의 꿈은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교수님이란 소리를 듣는 일이 다. 나이 탓으로 교수되기는 틀렸지만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강의를 계속하 고 싶다. 공무원 경험을 학생들에게 전한다는 나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항상 기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