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99개정 건축법에 대한 비판 ( 규제개혁과 도시관리 측면에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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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행정에서 규제가 행정을 집행하는 자의 권한으로 인식될 때 부정·부 패의 원인이 된다. 규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 금지규정이 대표적이지만 권장규정도 규제의 다른 모습이다. ’60-’70년대의 개발독재시대는 어느 정도의 규제는 필요악이었을 것이다. 경 제제일주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일사불란한 명령이 통하지 않으면 안되 었었다. 규제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그러나 민주화·자유경쟁시대에까지 규제 만능주의 잔재가 남아 있다는 것 은 시대착오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 동안의 규제행정이 이룬 긍정적인 업적에도 불구하고 규제행정은 정경유착과 사회 전체의 하향평준화, 고비 용·저효율 경제 구조를 만드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원인이 되었고 결국엔 오늘날의 IMF사태를 유발한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모든 규제가 다 문제 있는 것은 아니다. 굳이 규제하지 않아도 될 것을 관 행이나 행정편의를 위해 규제하는 것이 문제가 될 뿐이다. 행정의 여기저기 에 알게 모르게 이러한 규제 조항들이 잠복해 있지만 쉽게 드러나지 않는 특성이 있다. 여기저기에 숨어있는 불필요한 규제를 개혁의 대상으로 삼고 김대중 대통령은 칼을 빼들었다. 국민의 정부는 이러한 규제업무의 50%를 철폐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중앙정 부와 지방정부에 규제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강력하게 추진하였다. 그 결과 ’98. 12월 현재 11,000건의 중앙정부의 규제업무 중 48%에 해당하는 5,300여 건을 철폐하고, 나머지 2,400여건은 규제를 완화하거나 개선하기로 하였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의 강도는 종전의 어느 정부보다 강하 게 추진되고 있다. 그 동안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규제개혁을 한다 고 하였지만 실제 국민들의 피부에 와 닫을 정도의 성과가 없었다. 그러기 때문에 다소 무리하다시피 추진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 규제개혁의 걸림돌 – 집단 이기주의 제개혁의 첫째 걸림돌은 부처이기주의나 기득권 유지를 위한 집단 이기 주의다. 한의사와 약제사간의 업역권 다툼, 전교조와 기존 교사 단체간의 이견 등 이익단체의 분쟁이나 저항에 엉거주춤한 것들이 적지 않다. 공무원사회 또한 이익단체 못지 않게 규제개혁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 는 하나의 계층이다. 그들은 다른 집단과 달리 논리 정연한 이론으로 개혁추 진 세력과 맞선다. 왜냐하면 개혁추진 세력이 충분한 검토와 결과에 대한 확 신 없이 일을 추진하기 때문에 전문가인 공무원과 논리싸움에 이길 수가 없 다. 규제의 폐지는 조직의 폐지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필사적일 수 밖에 없다. 저항세력에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는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필요하다. 그 리고 모든 규제개혁은 사회적인 공공의 이익을 전제해야 한다. 어느 한 편의 논리만으로 추진된 규제개혁은 나중에 엄청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중심 을 잡고 의연히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된다. □ 규제는 살아있는 생물체 – 완전한 꼬리 자르기 규제는 생명력을 갖는다. 그대로 두면 스스로 몸체를 불리며 규제의 범위를 확장해 나가는 속성이 있다. 왜냐하면 그 규제로 말미암아 이익을 얻는 세 력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근거법령을 폐지하고 조직을 없애기 전에는 규제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다. 폐지된 규제라도 조금만 틈만 보이면 언제든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특 성이 있다 규제를 폐지하는 것도 어렵지만 폐지된 규제가 다시 부활하는 것을 막는 것은 더욱 어렵다. 건축물의 준공제도를 사용승인제도로 변경하였다. 준공검사는 공사시공자와 건축주간에 이루어져야 할 문제이지 공무원이 한 두번 현장을 방문해서 확 인될 일이 아님에도 준공검사라는 권한(?)을 준 것은 부조리를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건축주를 만나지 않도록 하는 일 뿐이다. 그래서 공무원의 현장검사제도를 폐지하고 공사감리자의 공사완료보 고서에 의하여 사용승인 하도록 제도를 바뀌었던 것이다. ’99년 6월 화성 씨랜드 참사는 건축인들로서는 고개를 들 수가 없는 사고였 다. 어린 천사들의 주검 앞에선 어떤 변명도 해서는 안 된다. 만약 공무원이 한번만이라도 현장을 확인했었더라면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 라거나 건축허가에서부터 사용승인까지 건축사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에 참사가 생겼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전적으로 잘못된 말이다. 법과 제도의 잘못이 아니라 특정 사람들의 이기심 때문에 생긴 고의적인 살인행 위라 해도 할 말이 없다. 또 다른 예를 보자. ’98년 12월, 부산의 모 아파트단지에서 부실 사용승인 한 공무원과 행정기관을 상대로 9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 결을 받았다. 위 두 가지 사례에서 문제해결을 한답시고 공무원들의 감독권을 강화하고 안전과 품질에 대한 행정규제를 부활시킨다면 지금까지 규제개혁 한 모든 것도 유사한 이유를 들고 다시 부활할 수밖에 없다. 이미 폐지되었던 중간검사제도를 부활하고, 공사진행과정마다 공무원의 확 인을 거친 후 계속공사를 하게 하여야 하며, 사용승인을 위해서는 전문분야 별 공무원들의 정밀 현장검사제도를 도입하고 공사감리자와 공사시공자에 대한 책임과 처벌기준을 강화해야 하는 등 수십 가지의 규제사항이 새롭게 등장하는 것은 문제도 아니다. 그러면 구조 조정된 조직이 다시 살아날 수밖 에 없고, 부조리 또한 문제점으로 떠오를 것이다. 제아무리 제도나 법률이 완벽하다해도 그 일에 관계된 모든 사람들의 의식 이 바꾸지 않는 한 이러한 사고는 언제든지 다시 생길 수밖에 없다. 사람들 의 의식이 변하지 않으면 공무원들이 허가에서 준공까지 다시 감독한다 해 서 없어질 일도 아니다. 법과 제도가 문제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인 것이다. □ 건축법 – 정말 규제법인가? 건축법은 근본적으로 규제법이다. 사유재산권을 직접적으로 제한을 하는 법 률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공공복리와 쾌적·안전·편리한 공간을 만들 기 위해서는 어쩔 수가 없기 때문이다. 건축은 다자간의 인과관계를 유발시키는 원인이다. 건축을 하는 자나 건축 으로 피해를 입는 모든 사람들을 만족시킬 수가 없다. 허가·심의·착공·시공·완공·사용승인·유지관리·철거에 이르기까지 규제 아닌 것이 없다. 건축주나 사업주, 인근 소유자의 입장에선 모두가 규 제이다. 건축주(사업자)와 사용자의 합의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법을 제 정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고민을 한다. 국가정책에 따라 기술적으로 법을 만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급자(건축주)의 입장에서 바라 볼 것인가 아니면 사용자 입장에서 검토할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어디까지 규정을 만들어야 하는가에 따라 규제의 정도가 달라진다. 개 략적인 사항만 규정할 것인지 아니면 세부적인 사항까지 규정할 것인지에 따라 국민들이 느끼는 규제의 정도가 다를 수밖에 없다. 문제는 규정이 구체적이지 아니할 때에는 공무원의 재량범위가 넓어지고 재량이 많으면 국민들은 오히려 불편해지고 부조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너무 구체적일 경우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너무 엄격 함으로 국민들은 불편할 수도 있다. 우리 나라 건축법은 다른 나라의 것보다 느슨한 편이다. 그런데도 불만이 많은 것은 운영하는 자나 건축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의 자세에 문제가 있 다고 본다. 미국의 건축기준인 UBC(Uniform Building Code)는 전화번호부 보다 더 두 껍다. 그런데도 건축법을 규제법이라고 불평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규제하는 것이 안전하고 편리한 건축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규제법이라 하여 반드시 잘못된 법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다만 필요 없는 부분까지 과잉 규제를 함으로 불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 개선 또는 폐지될 규제대상의 선정 원칙 규제를 어떤 위치에서 볼 것인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도시경관이나 도시용량의 차원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인지 아니면 건설경기 활성화라는 시 장경제논리 차원에서 검토할 것인지에 따라 규제개혁의 대상이 달라진다. 또한 규제완화를 함에 있어 공익을 우선하느냐 개인의 이익을 우선하느냐 에 따라서도 그 대상이 다르다. 몇 해 전 준농림지역에 대한 제한규정을 풀어줌으로 북한강변을 러브호텔 과 카페로 도배하고 말았던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놀란 정부는 규정을 다시 강화하긴 하였지만 이미 버려진 준농림지가 다시 살아 올리는 만무한 것.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어리석음이 아닐 수 없다. 무엇을 개선하고, 폐지 할 것인가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개선의 정도와 선후, 완급의 조정도 그렇다. 정책 결정자의 판단이 가져올 그 결과를 예측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근 그린벨트 제도개선(?)에 대한 정부의 결정은 얼마 지나지 않아서 후회 할지도 모른다. 준농림지의 실패를 그대로 답습할 것 같은 불안함은 왠 일일 까? □ 건축법 규정의 개선과 폐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규제개혁의 일환으로 ’99. 2. 8자 개정된 건축법 에서도 기존의 각종 규제규정의 50%를 거의 강제적으로 개선하거나 폐지시 켰다. 그 중에는 당연히 폐지되거나 개선되어야 할 것들이 있지만 그렇지 못 한 부분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 과연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제대로 된 것인지 짚어 볼 필요가 있다. 건 축행정의 일선 기관에서 건축법을 집행하는 한 사람으로, 건축법 제도에 애 착을 갖고 있는 한 사람으로, 건축을 사랑하는 어줍잖은 건축인의 한 사람으 로서 감회가 없을 수 없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했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개정하였지만 나중에 나타날 영향을 생각해보고 잘잘못을 가려 둠으로써 후대에 다시는 같은 전철을 밟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 긍정적인 측면에서의 개정 내용 1. 사전승인 대상을 특별시·광역시장의 허가제로 변경 21층 이상 10만㎡이상 건축물은 시장·군수·구청장(이하 ‘구청장’이라 표 현)이 건축허가를 하기 전에 시·도지사(이하 ‘시장’이라고 함)에게 사전 승 인을 받아 허가하던 것을 아예 특별시나 광역시의 경우 시장이 (도의 경우는 사전승인제 존치) 바로 건축허가를 하도록 함으로 상·하급 부서를 오가는 불편을 해소할 수 있게 하였다. 고객은 왕인 것이다. 행정편의를 과감하게 개선한 것이다. 2. 건축사의 업무대행 종전에는 현장조사만을 대행하도록 하였으나 허가권자가 위임할 경우 현장 조사는 물론 법령 등에 대한 조사·검사·확인업무까지도 건축사에게 대행 시킬 수 있도록 업무범위를 확대하였다. 설계나 공사감리업무는 건축사 고유 업무인 바 굳이 공무원이 개입할 필요 가 없다. 그들을 불신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다음에야 언제까지 국민 을 감시하고 감독할 수만은 없지 않은가? 3. 건축물의 높이제한 전면도로너비에 따라 건축물 높이를 달리하던 것을 가로 블록별로 기준높 이를 설정하도록 방향을 바꿨다. 도시공간구조와 관계없이 넓은 도로나 공지 가 접하였다하여 무조건 초고층 건축물이 들어서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했다. 이를 개선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일부에서는 도로 너비에 의한 높이 제한이 합리적이라 주장하기도 한 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별로 블록별 기준 높이를 설정함에 있어 토지이용계 획·가로구역이 접한 도로의 너비·사회기간시설의 수용 능력·도시미관 및 경관계획·장래 도시의 발전계획 등을 감안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지금까지는 개별 건축물 단위로 도시를 이해하였지만 앞으로는 도시전체에 서 개별 건축물을 들여다보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리라 본다. 앞으로의 도 시는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세부 계획 하에서 유지관리 되어야 한다. 4. 일조기준 일조기준의 존폐를 다루어져야 할 시점이지만 20년을 넘게 지켜온 것이라 감히 용기를 내지 못한 것 같다. 다만 몇 가지 기준을 보완하는 선에서 개정 되었다. 눈에 띄는 것은 정남방향으로 일조거리를 확보할 수 있는 지역을 대폭 확 대하였다는 점이다. 택지개발구역·주촉법상 대지조성지역·일단의 주택지 조성사업구역·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재개발구역·주거환경개선지구와 정 북방향에 공지 등 건축이 금지된 공지가 있는 경우, 정북방향 소유자와 합의 한 경우에는 남향으로 일조거리를 확보하도록 하였다. 또한 일반 및 전용주거지역 안의 건축물에 대한 일조기준도 종전과 달리 2층 이하의 건물(1m, 2m 이격)과 3층 이상의 건물(각 부분의 1/2이상)을 구 분하여 운영하던 것을 하나의 건축물에서 당해 부분의 높이가 4m이하(1m이 상 이격), 8m이하(2m이상 이격), 8m초과(초과부분의 높이의 1/2이상 이격)에 따라 떨어지는 기준으로 변경함으로 종전 2층으로 건축된 건축물은 일부를 철거하지 않더라도 증축이 가능하게 되었다. 가장 큰 중요한 변경은 일반 및 중심상업지역안에 건립되는 공동주택에 대 한 일조기준을 폐지하였다는 점이다. 주거환경은 다소 열악해지리라 생각되 지만 직주근접형 아파트의 건축으로 도심공동화 현상과 도시교통 문제가 다 소 개선되리라 본다. 동지일을 기준 연속하여 2시간 이상 일조가 될 경우 떨어지는 거리의 예외 규정이 있었지만 거의 사문화 되다시피 하였는데 이번에는 건설교통부에서 구체적인 운영기준을 수립토록 건축학회에 용역발주 하였고 금년 중 고시할 예정이다. 5. 재해위험구역의 지정 6. 도시설계의 확대 도시계획법에 의하여 도시설계지구를 지정, 도시설계를 하고 있으나 지정 과정과 절차가 번거로워 일선 행정기관에서는 기피하고 있다. 도시설계가 필 요할 때 쉽게 지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절차를 단순화시켜 활성화되도록 하였다. 기초 지방자치단체가 구역을 입안하고 소속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만으로 도 시설계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 하였다. 신 개발지, 문화적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 학교·공연장 등 특정 건축물의 유치를 위하여 특성화할 필요가 있는 지역, 도시미관 개선이 필요한 기존 시 가지, 미관지구·고도지구·보존지구·공항지구와 사업이 완료된 지 10년이 지난 택지개발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지구·재개발지구 등이다. 도시설계구역안에서는 현행 건축법 규정에 불구하고 대지안의 조경, 지역· 지구안의 용도제한, 건폐율, 용적률, 대지의 분할 제한, 건축물의 높이 제한, 일조에 의한 높이제한, 공개공지의 확보 기준을 따로 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주거지역일지라도 특정한 블록에는 위락시설의 건축이 가능 하며, 일반 상업지역일지라도 허용 용적률을 일반주거지역 용적률로 제한 할 수 있다. 지금처럼 광역적인 도시계획으로만 도시를 관리한다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도시를 제3차원적인 공간계획을 건축에서 다루기 로 한 점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과연 건축가들이 얼마나 이해하고 따라 줄 것인가는 솔직히 자신 없다. □ 부정적인 측면에서의 개정내용 1. 미관지구의 건축기준과 건축심의 폐지 미관지구의 역사는 1934년 제정된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부터 출발한다. 서 울시의 경우 ’66년 4개 노선과 2개의 관광 도로에 1종미관지구로 지정한 것 이 시초이다. 현재는 242개소의 가로와 10개의 집단지구에 총 연장 638㎞, 총면적 22㎢에 이른다. 우리 나라 전체는 1,030개소에 87.02㎢에 지정되어 있 다. 미관지구는 대지면적의 최소한도, 대지 안의 공지, 건축물의 높이, 건축물의 용도 등을 제한하고, 외관이나 건축계획에 대하여 건축전문가들로 하여금 심 의를 통하여 도시의 미관을 유지시켜왔었다. 논란은 없지 않지만 미관심의가 기여한 바는 적지 않다. 물론 운영과정에 건축주나 건축사로부터 불만의 대상이 되었음은 사실이다. 주관적인 의견을 개진하거나 과도한 조건의 부여, 심의기간의 과다한 소요 등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제도에 문제가 있다면 개선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순리이 지 이를 폐지하고 자유롭게 건축하게 한다는 것은 미관지구 지정 목적에 부 합되는 일은 아니다.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닌가 한다. 향후 도시설계를 통하여 지구를 관리한다고 하지만 도시설계가 이루어지기 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짧게는 2년에서 길게는 5여년 이상 걸리고, 또한 건축규제안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동안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가 의문스럽다. 2. 용도변경 절차의 완화 그러나 동일한 시설군에 해당하는 용도의 변경이나, 건축사의 구조안전에 대한 확인을 받아 하위 등급군으로 변경하는 경우, 종전 용도로 다시 변경하 는 경우, 용도변경 면적이 100㎡미만인 경우, 동일 건축물 안에서 면적 증감 없이 위치를 변경하는 경우는 신고 없이 사용 가능하지만 건축물대장의 기 재변경 절차는 거쳐야 한다. 다만, 22개 용도군에서 각호 간의 변경이나 단독주택과 제1·2종 근린생활 시설 상호간의 용도변경, 문화 및 집회시설· 교육연구 및 복지시설·판매 및 영업시설에서 제 1·2종 근린생활시설로의 변경시에는 건축물대장의 기 재변경조차 할 필요가 없다. 제도적인 면에서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 것 같지만 사실 내면을 들여다보 면 그렇지가 않다. 문제는 용도변경 신고 없이 사용할 수 있다하나 주차장· 정화조·소방기준 등 기타 관련법에서 정한 기준에 적합하지 않으면 변경 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건축물대장의 기재 변경신청시 위의 기준에 적 합하지 아니할 경우 기재변경 처리가 불가능하며, 기재변경이 필요 없는 경 우도 각 기준에 부적합하게 사용한 경우 처벌대상이 된다는 점이다. 또한 임의 사용 가능한 경우라 할지라도 건축할 당시에 적용된 구조기준이 상당히 다름에도 안전성에 대한 검토를 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는 점이다. 건축주(사용자) 스스로 안전을 체크하고 임의 사용하라는 말인데 이는 전적 으로 타당치 않다고 본다. 예를 들어 상점을 창고로 사용할 경우 임의사용이 가능한데 상점의 적재하 중은 350㎏/㎡이고 창고의 적재하중은 500㎏/㎡인데 처음부터 350㎏/㎡을 기 준으로 설계된 건축물에 창고를 사용하게 한다는 것이 규제개혁인 것인지 아연할 수밖에 없다. 언제 사고가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는 것이다. 3. 대규모 건축물의 통로와 대지 안의 공지기준 폐지 16층 이상 또는 1만㎡이상의 건축물 주위와 동일 대지 안에 건축되는 2동 이상의 동간은 3m이상의 통로를 확보케 하고, 건축물의 용도와 규모에 따라 인접대지경계선과 건축선으로부터 일정한 공지를 확보케 하던 기준을 폐지 하였다. 대규모 건축물 주변에 확보하는 통로는 화재 등 유사시 원활한 피난과 소 방활동을 위함이고, 대지 안의 공지기준은 통풍과 채광·환기·프라이버시 의 확보와 해당 건축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동선을 적절히 분산시키는 목 적을 갖고 있다. 과연 당초의 그 목적을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것인지 대안이 없을 것 같다. 설계자나 건축주에게 선택하게 한다는 점은 바람직할지 모르겠지만 과연 바라는 대로 움직여 줄 것인지는 자신이 없다. 사후 대형사고나 민원발생에 따른 후유증을 간과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4. 현장관리인제의 폐지 시공실명제의 도입은 익명성에 의한 부실시공과 위법시공을 예방하는데 많 은 공헌을 하였다고 본다. 그러나 운영과정에 다소 매끄롭지 못하여 문제가 있다하여 이를 폐지한다는 것은 이해가 안 된다. 당초 도입하게 된 취지를 어떻게 확보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건축주가 입을 피해에 대해서 어떤 대책을 세웠는지 알 수 없다. 최근(’99. 1월) 서울시에서 건축부조리 쇄신대책의 일환으로 건축사·시공 자·허가 담당자 간담회를 각각 실시한바 이구동성으로 소위 집장사라는 무 면허업자의 위법을 문제점으로 들고 나왔다. 이들 집장사들은 실제 위법을 하면서도 신분이 노출되지 않아 모든 책임을 건축주에게만 돌려 고발당하게 함으로 위법을 공공연하게 자행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향후 하자보수에 대한 보장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그 동안 소규모건설업제도의 도입을 꾸준히 요구해 왔었다. ’93년 건축법에서 이를 도입코자 입법예고까지 하였으나 건설업법에 이를 반영하 겠다는 약속에 따라 다루지 않았다. 그러나 건설업법에서 소규모 건설업제도 의 도입을 반대함에 따라 임시방편으로 현장관리인 제도를 도입하게 된 것 이었다. 그런데 그 성패여부를 확인도 하기 전에 폐지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 다. 건축주를 위해서 폐지한 것인지 아니면 소규모 집장사들을 위해서 폐지 한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 합리적인 규제의 필요성 금번 개정된 건축법에서 절차의 폐지나 개선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 제가 생긴다면 이를 다시 고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정된 규정이 건축 물의 구조나 피난·안전, 자연경관의 훼손 등 도시공간상 야기된 문제는 그 건축물이 존재하는 한 치유방법이 없다는 점을 관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규제개혁의 대상을 분명히 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개혁의 방 향이 뚜렷해야 한다. 목표량 할당제에 밀려 자포자기식의 개혁은 국가 장래 를 망치는 일이다. 어떤 간부는 유흥음식점을 규제하니까 부조리가 발생한다고 용도지역의 구 분 없이 허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규제개혁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규제개혁 목표 달성을 위해 짜내는 아이디어치고는 꾀나 유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행여 튀는 아이디어로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폐지된 것이나 엉뚱한 방향으로 변경된 것은 없는지,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 규제개혁을 함에 있어 공익과 사익의 비교교량을 거쳐 그 대상과 범위를 결정해야 한다. 특히 국토이용관련법이나 건축관련법을 개혁하기에 앞서 우 리 국토를 어떻게 이용하고 관리할 것인지 원대한 비전과 명확한 목표가 있 어야 한다. 경제만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대표적인 도시 ‘울산’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오늘의 울산을 쾌적한 환경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울산에서 얻은 경제적인 이익의 몇 갑절을 투자해도 불가능할 것이라는 사실을 어떻 게 설명해야 할까?(PLUS 99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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