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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서울·도시설계의 재점검
     
   


서울의 도시설계 역사

1980년 건축법 제8조의2「도심부내의 건축물에 대한 특례」규정이 신설됨으로 도시설계가 출발하게 된다. 같은 해 동법시행령에 도시설계 작성 기준이 신설되고 서울시는 세종로·종로·을지로의 도심구역 1,777,300㎡에 대한 도시설계를 한국종합기술개발공사에 용역을 맡겨 1983. 7. 16 건설부장관의 승인을 받아 1983. 8. 2 시행공고를 하게 된 것이 최초의 도시설계인 것이다.

1. 의욕적인 도시설계 업무의 시작

그 후 잠실구역, 고덕중심 상업구역, 테헤란로 구역·김포가도 구역·신촌 및 마포구역, 율곡로 및 대학로구역 등 11개 구역 10,397,616㎡에 대한 도시설계 내용이 확정 시행 공고됨에 따라 본궤도에 진입하게 되었다.

개포 및 가락지구, 왕산로, 영등포역, 한강로, 서울역, 인사동, 가회동 한옥보존지구와 이태원 등의 구역에 대한 도시설계 업무를 추진한바 있으나 지역민들의 반발로 실현되지 못했다. 몇몇 구역에서는 용역 성과품이 작성되기도 하였다. 그 당시의 도시설계에 대한 의욕적인 추진은 오늘날의 도시설계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고 본다.

2. 도시계획법에 의한 도시설계지구의 지정

1992. 6. 1 건축법의 전면 개정으로 그 동안 지침 성격으로 운영되어 온 도시설계기준이 한 장(제8장)을 차지하게 되어 명실상부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도시계획법이 개정되면서 도시계획에 의한 도시설계지구로 지정 운영하게 되어 성격적으로 불분명하던 것들이 정리된 셈이었다. 이를 계기로 종래의 도시설계 내용을 재정비하는 등 도시설계 업무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된다. 이 때 도시계획법에 상세계획구역에 대한 기준이 신설된 것도 그 동안 도시설계가 이룬 성과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3. 기존 도시설계의 재정비

개정된 도시계획법에 따라 종래의 11개구역은 16개의 도시설계지구로 변경 지정되었다. 서울시는 시정개발 연구원에 도시설계 재정비지침을 작성토록 의뢰하여 1994년 4월에 재정비지침을 일선 구청에 시달하게 되었고 1994년 9월 목동지구를 필두로 1996년 7월까지 종로 세종로의 도심부를 제외한 15개지구에 대한 재정비를 완료하였다.

4. 신규 도시설계지구의 지정

자치구에서는 1991년부터 추진한 구단위 도시기본계획이 1995년도에 확정됨에 따라 동 계획을 근거로 용도지역의 상승을 추진하였다. 완화된 건축기준으로 밀도의 증가와 고층 고밀의 난개발이 예상되고 각종 도시문제가 예측되는바 도시설계지구나 상세계획구역의 병행지정하여 체계적인 관리를 하도록 하였다.

1998년 6월 현재 71개 지구가 추가로 지정되어 기존 16개지구를 포함하여 87개지구 14.68㎢에 이른다. 이는 서울시 전체면적의 2.42%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상업지역의 32%,준주거지역의 62%에 해당되고 도시의 위계상 지구중심 또는 생활권중심에 위치하여 그 중요도가 다른 무엇과 비교할 바가 못된다. 여기서 편의상 기존지구를 제1기 도시설계라 부르고 신규지구를 제2기 도시설계라 부르고자 한다.

하나의 건축물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one-stop시스템이 최근 경향이다. 주유소에서 기름만 넣는 것이 아니라 세차도 하고, 커피도 마시며, 책도 사고, 자동차 부속품도 구입하기를 원한다. 주상복합 건축물도 토지이용도의 제고 측면만 아니라 그러한 욕구충족을 위한 대안으로 등장하게 된 것은 필연적이다.

Ⅱ. 제1기 도시설계에 대한 반성
1983년부터 운영해 온 도시설계 업무는 미비한 법과 제도하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처음 도입된 제도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 쉽지 않았다. 도시설계 용역자나 공무원 시민 모두가 낮선 제도에 대해 거부반응을 혹은 무관심으로 일관했었다.

1. 소홀히 다루어져 온 공공시설분야의 도시설계

도시설계의 추진은 공공분야가 선도해야 함에도 이를 유기했다. 설계내용 자체가 형식적이고 미흡했을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의 의지가 부족했다. 도시설계 과정에서 도로나 녹지 등 공공시설의 관리부서가 적극적인 참여를 기피하였으며, 사업성의 검토, 예산의 확보 등 사업시행계획의 검토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부족한 공공시설을 민간부담으로 확보하려 했다는 점이다.

2. 공동개발 수단의 남용

기존의 도시설계지구는 대부분 도심의 중요 결절부에 지정됨으로 개발밀도를 과대하게 설정하였다. 이의 달성수단으로 공동개발의 수법을 무차별적으로 사용했다. 마치 공동개발이 도시설계의 목적처럼 변질되고 말았다.

결국 시민들로 하여금 도시설계를 외면하는 빌미를 주고 말았다. 타협이나 협상이 서툰점을 감안하고 이에 대한 마땅한 대책도 함께 강구되었어야 하는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될 수 있다. 일의 추진을 어렵게 한 것 중 하나가 행정부서에서 이의 조정자 역할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당사자간에 민사적으로 처리할 일이라는 이유로 수수방관한 것이다.

3. 도시설계 기법 개발의 소홀

어떤 제도이든지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제도를 따름으로 얻는 이익이 있어야 설득하기가 쉽다. 그런데 도시설계에 있어서는 이를 소홀히 다루었다. 규제가 전부였던 것이다.

어느 정도의 인센티브가 있었지만 부담과 비교할 때 너무나 빈약하여 실익이 없었다. 도시설계 내용의 대부분이 공동개발·공공공지나 공개공지의 확보·건축지정선이나 한계선의 지정·건축물의 절대고 지정 등 규제 일변도의 내용뿐이었다.

이의 조정 역할로 심의를 통하여 불만의 일부를 해소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논란을 빗는 이유중의 하나가 도시설계에 대한 매력 있는 기법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4. 주민 참여기회 부여의 소홀과 민원의 제기

도시설계지구에 거주하는 사람조차 도시설계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처음 도시설계 제도의 도입 당시에는 오죽했겠는가. 전문가들만이 의욕을 갖고 추진한 것이다. 그 당시 이에 대한 해당 시민들을 상대로 의견을 수렴할 충분한 설명회나 토론회를 열지 못했다. 설령 설명회를 개최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해할만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는 않았으리라 본다.

도시설계를 작성한 후 30일간의 공람기간을 통하여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도록 법적인 규정이 있지만 이는 극히 요식적인 일에 불과했다. 도시설계가 도입된 1980년대 초기에는 건축이 그리 많지 아니하여 몰랐지만 건축 경기가 활성화된 1980년대 말부터는 많은 건축주들로부터 민원이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도시설계 운영과정상 제기된 민원을 분석해 보면 1990년부터 1992년까지는 매년 300건 이상의 민원이 제기 되었다. 1990년부터 1997년까지 처리된 조정심의 건수는 1406건중 67.5%인 949건을 승인하고 32.5%인 457건을 거부하였다. 그중 공동개발의 해제를 원하는 경우가 28.2%, 공동개발을 원하는 경우가 24.8%로서 공동개발에 대한 민원이 전체의 53%를 차지하였다.

Ⅲ. 재정비에 대한 반성

1. 재정비 방향의 설정

1992년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도시설계 내용에 대한 재정비를 10년만에 하도록 된 것이 5년으로 주기를 단축되었다. 그동안 운영되어온 기존의 도시설계 내용을 재정비한 것은 한곳도 없었다. 재정비 지침을 서울시에서 마련 자치구에 통보하였다.

2. 재정비 작업의 한계성

재정비 작업은 지역적 상황적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었다. 이미 많은 건축물들이 건축되어졌고 잔여필지만으로는 재정비지침에서 제시한 방안대로 추구하는 것은 큰 실효성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제1기 도시설계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 몇몇 사항은 재정비과정에서 정리되었다. 대표적인 것으로 과다한 공동개발의 조정과 이면도로변의 건축물 높이 제한기준 일부를 해제하거나 완화한 것이다.

3. 대형 공동 개발에 대한 문제점의 대두

제1기 도시설계의 재정비에서조차 대형 건축물에 대한 통제는 가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동개발을 해제하여 소규모 개발로 가는 것을 막는 실정이었다. 그 이유는 도시설계 조정심의를 통해 공개공지나 보행 통로 등 추가적 공공성 공간을 확보하게 하는 것이 도시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개발의 허용은 당초의 도시설계 지침과는 상반되게 도시가 형성될 우려를 간과한 것이었다.

Ⅳ. 제2기 도시설계의 작성과 승인

1. 신규 도시설계지구의 특성

제2기 도시설계지구의 성격은 한 마디로 용도지역 변경에 따른 도시관리 대책의 일환으로 지정되었다는 것이다. 용도지역의 변경 현황을 살펴보면 일반주거지역이 준주거지역으로 1단계 상승한 경우가 47개지구로서 전체의 66.2%를 차지하지만 일반주거지역이 근린상업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이 일반상업지역으로 2단계 상승한 경우가 7개지구 9.9%,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3단계 상승한 경우가 14개지구 19.7%에 이르고 있고, 용도지역의 변경과 관계없는 경우는 3개지구에 불과함으로 이러한 상승 변경은 전체적으로 도시문제를 잉태하고 있는 셈이다.

신규지구의 대부분이 소규모 블록 단위다. 5만㎡ 이하가 대부분으로 지역적 여건이 인접 기존지역과의 상대적인 차이가 없거나 있다하더라도 미미함에도 완화된 기준으로 건축되어질 때 그 폐해는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신규지구는 제1기 도시설계지구와는 상황적인 성격과 지역적인 성격이 판이하다.

기존 지구가 시가지 정비를 목적으로 지정했다면 신규 지구는 시가지 개발을 염두에 두고 지정되었다는 점이다. 신규 지구의 대부분이 향후 지역적인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곳이다. 지역적인 성격으로 분류해보면 지하철 역사를 중심으로 역세권을 정비하기 위하여 32개 지구, 기존지구 중심을 정비 육성할 목적으로 23개 지구, 새로운 지구 중심으로 육성시키기 위하여 16개 지구가 지정되었다.

이러한 상황과 여건을 고려한 새로운 도시설계 기법의 개발이 필요하고 또한 제1기 도시설계 운영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는 차원에서 도시설계 작성과 운영을 위한 지침을 작성 1997년 4월 자치구에 통보하였다.

2. 도시설계의 승인과 문제점의 대두
그 동안 도시설계 승인을 위한 건축위원회(도시설계위원회)의 심의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이 도출되었는데 이를 정리하여 논의함으로서 후일에 이루어질 도시설계 업무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① 목표와 방향이 잘못 설정된 지구의 지정

도시설계가 추구해야할 목표와 그 추진 방향이 천편일률적이거나 미흡한 경우에 대한 반성이다. 단독·다가구 주택의 밀집지역을 지하철역이 있다하여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한다던가 이미 지역적인 특성이 형성되고 개발이 최근에 이루어진 지역을 용도변경함으로 다른 방향으로 개발을 유도하는 것 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당동 사거리는 도로를 중심으로 각각 서초구·관악구·동작구가 위치한 지역인데 어떤 블록은 도시설계지구, 어떤 블록은 상세계획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심지어는 도시설계지구와 상세계획구역을 연접하여 지정된 곳도 있다. 자치구의 행정편의상 지구와 구역을 임의로 지정한 인상이다. 도시설계와 상세계획에 대한 업무의 범위와 성격을 명확히 구분 지을 필요가 있다.

② 지역 특성의 구분이 없는 도시설계

도시설계 내용에 철학이 담겨있지 않다고 한다. 무엇 때문에 도시설계를 해야 하는가 어떤 목표를 두고 있는가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도시설계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나 실무자 모든 사람들이 지금까지 답습되어온 도시설계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모든 지구가 똑 같다.

도심과 변두리가 같고 일반상업지역과 준주거지역이 같으며, 지구중심지와 생활권중심지의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들 한다. 똑 같은 기법, 똑 같은 수단으로 설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구 지정 목적이 다르고 향후 개발 목표가 다르다면 설계의 내용도 달라야 한다. 개발 밀도가 달라야 하며, 개발 수단이나 기법도 달라야 하는 것이다. 용역자의 수준에 따라 그 내용에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많은 용역자들이 경험이 일천하여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③ 부족한 도시설계 작성기간

건축법 제62조 규정에 의하면 도시설계지구가 지정된 날로부터 1년 이내에 도시설계를 작성하도록 되어있는데 현황조사와 분석, 시민들에 대한 설문조사, 이해관계 부서와의 협의, 도시설계안의 작성, 지역 설명회나 공청회를 통한 의견 수렴, 관련부서의 의견 조율, 전문가들의 검토, 교통영향평가 심의 등을 거치기 위해서는 1년이 무리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이 지구지정일로부터 1년 6월이후 2년이내에 승인되었으며, 1년 이내 작성된 곳은 한곳도 없었다.

④ 미흡한 주민 참여 여건

제1기 도시설계의 작성과 도시설계의 재정비 과정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이지만 주민 의견수렴과정이 형식적이었다는 것이다.
승인된 26개지구 중 주민 설명회를 개최한 지구는 17개지구에 불과하고 형식적인 공람 공고만 한 경우도 9개지구나 된다.
더구나 도시설계 작성시에 지역민들의 의견을 물어보는 설문조사도 없이 설계를 작성한 경우도 12개지구나 되는데 이들은 지구는 주민 설명회조차 개최하지 않았다.
그 중에서 돋보이는 것은 관악구의 경우 8개 지구에 대해 블록별 설명회를 2회, 지구 전체별 설명회를 2회를 개최하였다.

⑤ 도시계획을 수반한 도시설계의 기피

도시기반시설을 확보하는데 도시계획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민간부담으로 하려한다. 도로 너비를 확폭할 필요가 있는 경우 건축지정선이나 건축한계선으로만 하려 한다. 형평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은 경우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특정 개인의 과도한 부담이 될 경우는 도시계획시설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함에도 이를 기피하고 있다.

동대문구 전농지구의 경우 짜투리 대지를 공원시설부지로 지정 조성하는 계획을 세웠고 강북구 4.19사거리지구 안의 국유지를 구청에서 매입하여 쌈지공원으로 조성하려는 계획, 성북구 정릉지구에서 교통광장을 도시계획으로 결정하려한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⑥ 도시설계지구의 지정과 용도지역 변경과의 관계 정립

용도지역이 먼저 변경되면 해당 주민들은 상승된 건축기준에 의한 기대감으로 도시설계 내용에 대한 거부반응을 보인다.
대지의 형편상 사실상 최대치까지 개발될 수 없는 경우일지라도 상승된 기준치 보다 하향된 도시설계안이 제시되면 여지없이 반발에 부닥치게 된다. 그들에게 있어서의 도시설계는 제약으로 이해될 뿐이다.

⑦ 지역여건을 고려하지 아니한 밀도의 설정

잘못 설정된 목표와 방향은 과도한 개발밀도를 과다하게 책정하므로 과밀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지역민을 의식한 자치구청장은 개발밀도를 최대한 높이려 하였다.

개발밀도의 결정은 지역적인 입지여건과 향후 개발 목표, 도시기반시설에의 확충계획등을 기초하여 되어야 한다. 신청된 도시설계 내용의 대부분이 지구중심이나 생활권중심의 위계에 따른 차등도 없이 개발밀도를 설정하고 있다.

지역적인 분석을 소홀히 하여 과밀용적을 산정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너비 4m도로변에 위치한 소규모 필지는 실제 개발될 수 있는 용적이 150% 내지 300%를 초과할 수 없음에도 준주거지역이기 때문에 기준 용적률을 400% 또는 500%까지 책정한 경우가 그것이다. 주민 불만을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는 변명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

⑧ 과다한 필지의 공동개발 지정

공동개발이 도시설계의 기본 수단인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은 1기 도시설계와 재정비 과정에서도 누누이 문제점으로 지적한바 있지만 여전하였다. 대지최소면적 기준이 달라졌으므로 기준미달대지의 공동개발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필요이상의 건물규모를 설정한 경우가 많았다.

어떤 경우는 대지 소유권이 동일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기형의 공동개발을 설정하는가 하면 지역민들의 반발을 이유로 아예 기준미달의 건축을 허용하는 등 원칙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지역에서는 재개발에 버금할 정도의 대규모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데 지역적 도시기반시설 등을 감안하지 않음으로 교통문제를 야기하며 도시공간 구조를 왜곡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이는 사업의 시행을 불투명하게 할 뿐 아니라 이로 인하여 지역적인 정체만 초래할 것이다.

⑨도시·건축관련 행정의 종합적 대응 미흡

도시설계의 작성은 도시환경, 지구교통, 기능배분, 도시계획 등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것으로 이와 연계된 계획이 되어야 한다. 현재 자치구별로 이루어지고 있는 구 도시정비계획, 교통개선계획(TSM,TIP사업 등), 특화거리 조성사업, 가로 및 보도 포장 시설물 정비계획, 보행환경개선사업 등과 연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업의 추진부서와 추진시기, 추진방법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중복 투자 되는 등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은 제1기 도시설계의 상황보다는 나아졌다고는 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도시설계에 대한 자치구의 인식변화가 없는 한 쉽게 개선될 문제가 아니다.

⑩ 도시설계 내용중 건축규제 등 물리적 기준에의 취약

도시설계는 도시의 기능 및 미관의 증진을 목적으로 한 도시내의 「특정장소」를「3차원적」으로 구상하는 「지구계획」이다. 「특정장소」란 주변지역과 연계되는 특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수한 역사, 기억 등이 존재하며, 특정주민들의 특수한 이용 특성이 있는 곳을 말한다.

「3차원적」이라 함은 당해 장소의 층수 등의 물리적 경관과 일조·조망·통풍 등의 환경적 요소까지를 포함하면서 건축물의 형태, 규모, 외관 등을 계획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구계획」이라 함은 일반도시계획이 가져야하는 동선, 용도(기능) 등을 의미한다. 많은 도시설계가 특정장소와 관련된 3차원적 구상이 소홀한 상태이다. 이는 행정기관의 공무원 자체가 도시설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도시설계를 직접 작성하는 용역자들도 2차원적 차원을 다루는 도시계획전문가들이 주도하는 경향이다.

특정 장소성을 무시하는 설계는 용역 담당자들의 실력미달과 관성에 젖은 업무태도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도시설계나 상세계획의 최종 형상물은 건축물이다. 건축에 관한 가이드 라인을 설정함에 있어 비전문가들이 객관성을 결여한 기준을 설정할 경우 건축가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직 이 부분에 대한 전문가들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적어도 건축에 관한 가이드 라인은 도시 건축의 전문기술부문에서 담당해야 할 것이며, 이 부문에 대한 전문가의 육성과 관련 기술의 개발도 시급하다.

Ⅴ. 문제점 해결을 위한 향후 대안
앞에서 논한 문제점들이 바로 대책을 세워야 할 것들이다. 그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도 있을 수 있겠지만 행정 내부적으로 조정할 것은 조정하고,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거나 제도의 변경이 필요한 것은 그대로 추진하는 기회가 되기를 원한다. 도시설계가 겪었던 과오를 상세계획 분야에서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러한 논의가 계속되기를 원한다.

1. 지역설계 선행 후 용도지역의 변경

용도지역의 조정이 필요한 경우 조정의 필요성이나 지정 후 관리방안을 강구한 후 조정되는 게 바람직하다. 특별히 먼저 용도지역을 변경하지 않으면 안될 필연성이 없다면 도시설계나 상세계획을 통하여 용도지역의 조정 필요성을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지역주민들과 개발 가능한 밀도와 개발 수단 등의 조율을 거친 다음에 용도지역을 조정하는 게 합리적이다.

1997년 6월에 재정비공고된 서초구 테헤란로제1지구의 경우 일반주거지역이 일반상업지역으로의 상승을 염두에 둔 내용의 도시설계를 한 최초로, 현재까지는 유일한 것이다. 도시설계지구의 지정은 반드시 용도지역의 상승을 전제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최근에 지정된 제2기 71개 도시설계지구중 68개지구가 용도지역의 상승에 의해 도시관리차원에서 지정됨으로 그렇게 인식되고 있지만, 도시설계의 본래 목적, 즉 도시의 기능 및 미관의 증진이 필요한 곳은 언제든지 도시설계지구로 지정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2. 적정 기준밀도의 제안

용도지역이 변경된 경우 자치구청장의 의지와 맞물려 도시설계 용역자들이 개발밀도의 산정을 소신껏 할 수 없다고들 불평이다. 용도지역 상승 단계별과 지구 지정목적별로 일정한 기준 밀도를 제시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제시된 밀도의 범위내에서 교통·환경 등의 입지여건이라던가 향후 기반시설의 확장여부 등을 감안한 적정 용적률을 도시설계자(용역자)가 설정하도록 함으로 과밀개발과 난개발에 대한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허용 용적률에 대한 기준과 인센티브 용적률에 대한 범위를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지구별 개발목표나 여건을 감안한 항목별 인센티브제는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자치구별 종합 도시관리기본 계획의 반영

도시설계지구내와 인근한 범위 안의 구 도시정비계획, 교통개선계획, 보행환경 개선계획, 특화거리 조성사업, 공공시설 정비사업 등 종합도시관리 기본계획과의 긴밀히 연계된 도시설계를 작성토록 해야 한다. 개별계획의 연계성을 확보하여 실효성을 증진시키고 중복투자 부분을 조정하여 예산절감 등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용역의 수준도 제고될 것이다.

4. 도시설계와 상세계획의 성격규명과 운영방안 강구

차제에 두 제도의 성격을 분명히 하고, 필요하다면 하나의 제도로 통일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어느 한 제도에 대한 환상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완벽한 제도는 없기 때문이다. 도시설계는 16여년 동안의 체험적인 노하우가 있는 반면 상세계획은 도시계획이라는 강력한 규제수단을 갖고 있는 장점이 있다. 도시설계의 노하우를 상세계획에 반영할 수도 있고 상세계획이 갖고 있는 도시계획적인 수단을 도시설계에 반영할 수도 있을 것이다.

5. 다양한 기법의 도시설계 허용


천편일률적으로 설계되어지는 현행 도시설계 기법을 지구의 입지 특성이나 향후 개발 방향 등을 감안하여 다양한 도시설계 기법이 동원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높이만 규제하는 블록이 있을 수 있으며, 건축물의 외관이나 형태·색채만을 규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명동이나 인사동 골목처럼 건축물의 외장변경만을 염두에 둔 설계도 가능한 것이다. 용도지역이 변했다해서 무조건 용적을 상승시켜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건축물의 용도만 완화 허용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는 일이다. 설계의 정도도 건축설계 하듯이 구체적인 수준의 설계가 필요한 곳이 있을 수 있으며 개략적인 설계만으로도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 굳이 종래의 방법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다양한 도시설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6. 전문직 공무원·연구직의 배치

도시의 공간구조를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것은 행정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란 생각은 대단히 무서운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적어도 그 도시에 살면서 체험하면서 연구하는 전문가가 아니라면 섣불리 도시 구조를 건드릴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공무원은 한 부서에 오래 근무하지 않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가 불가능하다.

또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공무원도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도시설계지구를 비롯하여 상세계획구역, 재개발 사업 또는 재건축사업 등 도시공간 구조의 변화를 초래할 지역의 범위는 점차 증가할 것이다. 이에 대해 자치구청장은 도시관련 공무원들에 대한 전문교육을 강화하고 장기 근무케 하거나 아니면 전문가들을 채용하는 것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교통구조 개선을 위해 교통전문가를 채용하듯이 도시관리를 전담할 두뇌집단을 채용하여 상설기구화하고 모든 도시구조 정책에 대한 자문과 실제 행정에 관여하게 할 필요가 있으리라 본다. 특히 도시설계나 상세계획같은 것도 그들의 감독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니면 별도 용역발주 할 필요 없이 그들로 하여금 설계하고 운영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건축사 9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