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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 건축허가제를 건축사 확인제도로 바꾼다 – 문제는 없는가?
     
   


□ 건축허가에서 건축사 확인제로

행정기관의 고유업무인 건축허가권을 건축사의 확인으로 허가에 갈음하겠다는 내용의 건축법 개정안이 1998. 7. 10자로 입법예고되었다. 건축법 제8조 제10항을 신설하면서 「도시설계가 수립된 지역으로서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지역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용도와 규모의 건축물에 대하여 건축사가 확인 함으로 건축법에 의한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는 내용이다.

현재 행정기관이 처리하고 있는 건축허가의 행태는 3가지가 있다. 건축신고 건축물과 건축사조사·검사·확인대행 건축물(서울의 경우 4층 이하로 2,000㎡이하의 건축물과 주거용 건축물), 공무원이 직접 확인해서 허가 건축물로 구분하는 것이다. 그런데 다시 건축사가 확인함으로 건축허가 받은 것으로 가름하겠다는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어 혼란이 예상됨으로 차제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함께 검토되기를 바란다.

허가는 금지된 행위에 대한 해제행위로 허가를 받음으로 법률적이 이익이 발생하는 행정행위이다. 어떻게 보면 대단히 중요한 행위이다. 이 허가행위를 건축사에게 위임하겠다는 발상 자체는 대단히 진취적이고 검토할 대상이다. 이제 허가·인가·승인 등의 행정기관 고유업무가 민간 제3섹타에서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과연 문제는 없는가? 있다면 어떻게 해결될 수 있겠는가를 한번 되짚어 보자.


□ 도시설계 수준의 문제

서울의 경우 ’98년 8월 현재 91개 도시설계지구가 지정되어 있으며, 계속적으로 지구수는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개발제한구역 등 건축이 불가능한 지역을 제외한 시가지면적(382.51㎢)의 3.98%인 15.21㎢로서 면적상으로는 그리 넓지 않지만 도시위계상 5개의 지역중심, 41개의 지구중심, 45개의 생활권중심지에 위치하고 있어 그 비중은 대단히 크다. 서울시 준주거지역의 46.25%와 상업지역의 34.8%를 차지하고 있는 점만 보아도 그 중요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도시설계 내용은 건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건축물의 위치·규모·용도·형태 및 색채 등에 관한 규제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있지만 별도의 건축심의제도가 있음으로 도시설계에서 과다 규제하는 이중적인 부담이 되므로 건축물의 형태나 색채등의 미관에 관한 부분은 설계에 반영시키지 않았다. 그러던 중 1997년 9월 9일 건축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도시설계지구내 건축물에 대한 건축심의제를 폐지하게 되었다.

그런데도 계획적인 설계가 이루어졌다고 건축허가를 폐지하고 건축사의 확인제로 간다는 것이 과연 바람직할 것인지 모르겠다.

물론 도시설계지구중에서도 건축조례가 정하는 일정한 지역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규모의 건축물에 한한다는 단계별 확인제로 추진한다니 건축법시행령에서 어떻게 정할지 모르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도시설계지구내의 모든 건축물에 대하여 건축사확인제로 가겠다면 현재의 도시설계 내용을 그 흐름에 맞게끔 보완해야 할 것이다.


□ 건축사 확인 절차상의 문제

행정기관의 건축허가 과정을 살펴보자. 건축허가서가 접수되면 타법과 관련된 부서와 협의를 하게된다. 도시설계지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협의 부서가 거의 한정적이다. 일반적인 협의기관은 소방법에 의한 소방서, 도로법에 의한 도로점용 관리부서, 주차장법에 의한 주차관련 부서,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한 군부대, 학교보건법에 의한 관할 교육청 등이 이에 해당된다.

건축허가에 따른 면허세·공사용 가설건축물 신고에 따른 면허세·주택채권·도로점용료 등을 부과하고 납부하는 절차를 거쳐 건축허가서를 수령, 착공을 하게 된다.

개정될 내용에 의하면 타법에 의한 관련부서 협의제를 폐지하고 관련부서로부터 「건축허가기준」을 등록받아 그 기준에 적합한 경우에 건축사가 확인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협의에 따른 불편은 해소될 것이다. 다만 소방법에 의한 협의를 사전에 해야 하는냐 사후협의제로 전환하느냐 하는 문제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건축허가에 따른 면허세·주택채권·도로점용료 등의 부과·징수 절차는 어떻게 할 것인지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 잘못 확인 처리한 건축사의 책임문제

실수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아마 처음에는 다수의 착오가 생길것이다. 확인해야할 부분을 누락했다던가 잘못 판단한 경우 등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건축사는 어떤 책임을 지는가?

공무원의 실수는 대부분 징계로 그 책임을 묻는다. 개정안에 의하면 위반한 건축사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또 건축사가 확인업무를 행하는 과정에 사전 또는 사후에 뇌물을 받는 조건으로 업무를 처리하면 형법의 적용에 있어서 공무원과 같은 과중처벌을 받게된다.

뿐만 아니라 건축사법에 의한 업무정지 등의 처분도 함께 받게 된다. 건축허가로 인하여 상대방의 재산상 손실을 가한 경우는 건축법상의 처벌 이외에 민사적인 책임도 면치 못한다. 확인업무의 성격으로 보아 그 책임은 막중하지만 건축사에게는 너무 과중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 일본의 건축 확인제와 다른 확인제도

일본은 건축사급의 수준을 갖춘 건축주사로 하여금 건축확인제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약 1,800명이 년간 110만건을 처리하고 있어 1인당 약 600건이 넘어 원활한 처리가 어렵다고 보아 건축주사자격을 갖춘 자를 고용한 민간사무소를 지정확인기관으로 지정, 일부 건축물을 확인케 하겠다는 내용으로 1997년 12월에 준비하여 금년 정기국회에 제출한 상태이다. 지정확인기관이 확인한 경우 건축주사는 그 내용을 다시 확인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7일 이내에 시정토록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이 제도와 유사하긴 하지만 행정기관의 재확인 절차가 없으며, 확인한 건축사의 확인을 모두 인정하는 점이 다르다. 특정공정의 경우는 건축주사나 지정확인기관으로 하여금 중간검사를 실시하도록 하고 합격증을 교부한 후에 계속공사를 하도록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이는 건축물의 구조·설비 규정을 성능 규정화하면서 중간검사를 통해서 확인함으로 건축물의 품질을 제고시키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

우리나라는 부조리 해소, 규제완화라는 차원에서 1995년 중간검사와 사용검사제도마저 폐지하였으며 앞으로 건축허가도 건축사확인제도로 간소화하겠다니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다.

건축물의 성능이나 품질이야 시공자와 건축주, 건축주와 공사감리자간에 어련히 알아서 할 일이라 본다면 규제완화는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그대신 건축설계자와 공사감리자는 본연의 업무에 대한 책임은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 (서울건축사 신문 98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