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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전세 집의 축대 관리 – 전세입자에게도 책임이 있다
     
   


애완용 개를 방치하여 행인이 물렸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당연히 개 주인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애완용 개를 다른 사람이 데리고 다니다가 타인에게 피해를 준 경우에도 주인에게 책임이 있을까? 이 경우는 개를 데리고 다니던 사람이 배상을 해야 한다.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은 관리자가 져야 하기 때문이다.

해빙기나 장마철이 되면 축대나 옹벽의 붕괴사고가 심심찮게 발생한다. 1997년 5월 성북구 돈암동 한진 아파트 옹벽 붕괴 사고가 대표적인 부실 시공의 사례다. 현장소장이 당초의 설계 내용과 달리 시공을 하였다는 것이다. 붕괴 당일 현장을 둘러 보았는데 무너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높이 20m에 길이가 50m인 옹벽은 기존의 내부 옹벽에 덧댄 것인데 L자형 뿌리를 넓게 시공해야 하는데 공간이 없어서 하지 못하였다. 단순히 옹벽의 자중(自重)만을 이용하여 덧댄 상태에서 흙을 채웠다. 폭우가 내리면서 옹벽으로 뺀 하수도가 파손된 부분으로 물이 스며들어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여 옹벽이 무너지게 된 것이다. 그 모습은 신문에 보도된 것보다 더 처참하였다.

부실 시공된 옹벽에 변화의 조짐이 미리 있었다고 한다. 그 사실을 시공자에게 통보하였으나 보수의 시기를 놓치고만 것이다.

이 경우의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는가? 한진 아파트는 다른 사유로 사용 검사를 받지 못한 상태임에도 입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사업자인 H건설이 그 책임을 져야 한다.

일선 구청에 근무할 때 가장 두려운 것이 축대나 옹벽의 붕괴사고로 인명피해가 나는 것이다. 언론에 보도되고 그 책임 소재를 따지는데 현실적으로 담당 공무원이 일일이 확인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주민들의 신고에 의해 발견되는데 생각처럼 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신고를 하지 않는다. 결국 형식적인 점검만 할 뿐으로 위험 부분을 사전에 발견하지 못한다. 반상회를 통하고 통 반장을 통하여 자진 신고토록 하고 있으나 관심이 없는 편이다.

축대나 옹벽 위에 거주하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소유가 아니라 전세 월세로 살고 있기 때문에 주인이 알아서 해 주리라 생각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본인 소유가 아니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여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책임은 전세 또는 월세를 살고 있는 자가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져야 한다.(민법 제758조) 그러나 관리자가 그동안 관리를 철저히 하였다던가 소유자에게 위험 상황을 알려 주고 시정을 요구하였다면 관리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가 없다.

만약 붕괴 등의 사고가 소유자나 관리자와 관계 없이 제3자의 잘못으로 일어난 경우는 소유자로서의 배상 의무가 없다. 불의의 사고로 소유자가 우선 배상을 한 경우에는 사고의 책임자에게 따로 이 구상권(求償權)을 행사할 수 있다.

구상권이라 함은 채무자를 대신하여 채무를 변제한 연대 채무자나 보증인 등이 그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반환 청구의 권리를 말한다.

구멍가게에 물건을 사고 있는데 차량이 가게를 덮쳐 천정이 무너져 다쳤을 경우 물건을 사고 있는 사람은 차량 운전자에게 배상을 청구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책임을 따지기 전에 주위에 있는 시설물을 한번 돌아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고는 미리 예고를 한다. 어느 순간 갑자기 발생하는 사고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건축물이나 옹벽 축대 등은 무너지기 얼마 전에 반드시 징조를 보이기 때문에 조금의 관심만 있다면 삼풍 백화점이나 한진 아파트 단지의 붕괴 참사는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