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 건축계가 처한 현실에 대한 고민 …….. 최 찬 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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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보고 느끼고 이해하는 관점에 따라 그 성격이 너무도 달라진다. 하나의 건물이 모여 마을을 만들고 마을이 여럿 모여 지역과 도시 그리고 국토를 이루게 된다. 하나의 건축물이 잘못 지어지면 건축주와 사용자가 불이익을 겪게되고 이웃사람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그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건설정책과 제도가 잘못되면 그에 관련된 모든 사람이 함께 불이익과 고통을 겪게 될 뿐만 아니라 국토공간도 해치게 된다. 우리는 정책과 제도가 어떤 역할을 하며 또 그것이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주위에서 눈여겨 볼 수 있다. 지금까지 비전문성, 양적 팽창에 치중한 성장과 발전, 개발지향적 가치관, 경제 우선의 정책을 시행해왔다. 따라서 합리성과 효율성이 결여되고 질적 수준에는 큰 관심이 없고 보존이나 보호는 고루한 것이며, 그리고 문화예술에 대한 가치에는 등한시해 왔으며 더욱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공공의 이익이 희생되는 잘못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국가가 정책과 제도로 공공이익을 극대화하고 개인은 공익의 테두리 안에서 양심적으로 개인 이익을 조심스럽게 챙겨야 한다. 햇볕 하나 들지 않은 도시의 삭막하고 음침한 골목길은 고층 고밀화의 결과이며 주차문제로 정답던 이웃이 서로 반목하게 되고 아름답던 도시경관은 병풍처럼 막아선 고층고밀 아파트가 훼손하고 있다. 한적한 시골 전원의 논밭에 난데없이 고층아파트가 우뚝 들어서고 산허리가 무자비하게 잘려나간 난개발을 우리는 무심코, 때로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는 결코 개별 건축행위의 옳고 그름을 탓하기 전에 정책과 제도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개인인 “나”는 있어도 공동체인 “우리”는 없는 잘못된 사고의 결과이며 정책부재에 기인하고 있다. 건축계는 지난 30여년간 근대화, 개발, 도시화, 해외건설의 호황 등 긍정적, 전향적 건설경기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해 왔으며 그 과정에서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 시작된 세계회와 개방화의 물결은 생존 전략상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불가피하였고 이와 함께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등의 대형 건설참사는 대충대충 허겁지겁 살아온 우리들 자신을 되돌아볼 계기가 되었으며 건설분야에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는 인식에서 기존의 여러 정책과 제도 정비가 필요하게 되었다. 건축사 수급, 부실공사와 안전, 설계와 공사감리 및 시공의 업역 구분과 책임한계, 종합건설업면허제도의 도입 여부 등이 몇 년 동안 치열한 주요 논쟁의 대상이 되어왔다. 특히 진입규제완화, 자유경쟁원리를 내세우는 건설회사와 이에 대응하여 전문화, 중소기업의 보호라는 논리를 주장하는 설계업계는 서로 양보할 수 없는 명운을 건 뜨거운 논쟁과 극한 대결을 해왔고 건설교통부,국회,행정쇄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에서 안건으로 논의되었다. 이 과정을 지켜보는 건축인의 한 사람으로서 건축계가 가야 할 진정한 길은 무엇인가 고민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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